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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꽃보다 청춘 아스카라인마저 집어삼킨 공정여행의 진가, 반갑다 꽃청춘

by 자이미 2014.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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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되는 페루 여행을 떠난 청춘들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게 만들었습니다. 40대 청춘들의 신나는 여행은 그들이 보여준 공정여행에서 더욱 큰 빛을 발했습니다. 여행사를 위한 여행이 아니라, 여행지 사람들 속에 젖어들어 그 사람들과 함께 하는 그들의 여행은 반가웠습니다. 

 

꽃청춘이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

행복한 지출을 통해 즐거운 여행을 만들어가는 공정여행의 재미

 

 

 

 

윤상과 유희열, 이적이 향한 페루. 그곳에서 그들이 경험하고 이어가는 여행은 결코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보이는 여행이 명확하게 공정여행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제작 환경을 생각해보면 그에 가장 합리적인 방식으로 현지인들에 동화되고 즐겁게 여행을 하는 모습은 방송에서 보여줄 수 있는 그 이상의 가치였습니다.

 

 

<꽃청춘>은 근본적으로 공정여행을 지향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다른 앞선 여행들이 배낭 하나 들쳐 메고 가는 형식을 취했지만, 이번 여행은 철저하게 공정여행을 표방하고 있었습니다. 배낭하나도 없이 훌쩍 떠난 그들의 여행은 철저하게 현지화가 필요한 여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흔한 배낭도 없이 맨몸으로 20시간 가까운 시간을 날아 페루에 간 이들의 여행은 고생이었지만, 현지인들과 현지 문화를 고스란히 받아들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 무엇보다 즐거운 여행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고대 잉카문명을 직접 볼 수 있는 페루 여행은 감동과 감탄의 연속이 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물론 현지 치안 문제 등 만만하지 않은 상황들과 직면하는 것이 두려움일 수도 있었겠지만, 이들은 최대한 현지 문화에 동화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한정된 여행 경비는 그들에게 호화롭고 편안한 여행을 불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낯가림 심한 곱게 자란 윤상에게는 이번 여행은 고단하고 힘겨운 여정일 뿐이었습니다. 도모토리에서 잠을 청하고 수건 하나로 세 명이 함께 사용해야 하는 등 모든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여행에 두려움이나 아쉬움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현지 시장을 찾아 그곳에서 유명한 음식을 즐기고, 그 문화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즐기려는 모습은 공정여행을 핵심이었습니다. 공정여행 Fair Traver의 핵심은 여행하는 지역을 철저하게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현지 가이드를 고용하고 지역 먹을거리를 소비하고, 재래시장을 이용해 경제 활성화를 도우며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알아가는 여행이 바로 공정여행이고 <꽃청춘>이 하고 있는 여행이기도 했습니다.

 

 

음식을 가리지 않고 낯선 지역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이 강했던 이 청춘들의 여행은 그래서 더욱 흥겨웠습니다. 페루에 가면 빼놓을 수 없는 아스카 라인을 보기 위해 아스카로 향하는 이들의 모습은 흥분으로 가득했습니다. 말로만 들었던, 그리고 다큐멘터리에서나 봤던 그 환상적인 아스카 라인을 직접 본 이들은 흥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잉카 제국의 화려함을 조금이라도 엿볼 수 있었던 아스카 라인은 비록 TV 화면으로 접할 수밖에 없었던 시청자들마저 감동으로 이끌었습니다. 수십 미터, 크게는 백 미터가 넘는 거대한 그림이 종교적인 이유인지, 아니면 진짜 외계인의 표식인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경이롭다는 사실입니다.

 

경비행기를 타는 것만으로도 두려워했던 윤상은 동생들의 권유로 어쩔 수 없이 비행기에 올랐지만 그 위에서 바라본 아스카 라인은 경이롭다는 표현만으로도 부족해 보였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느낄 수 있는 추억을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습니다. 잔뜩 겁을 먹고 경비행기에 올랐던 그들은 자신들이 바라보는 아래에 펼쳐진 이 거대한 경이로움에 감탄하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이들의 여행이 방송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알게 한 것은 제작진들이 준비한 깜짝 몰카였습니다. 야반도주하듯 잠자고 있는 이들을 놔두고 아스카로 향한다는 제작진들로 인해 멘붕에 빠진 이들은 하지만 잠시 뿐이었습니다. 오롯이 자신들만 남겨진 상황에 당황하지 않고 이내 익숙하게 현재 자신들에게 주어진 상황을 즐기기 시작하는 모습은 대단했습니다.

 

 

편안한 여행객들과 달리, 그들을 멀리서 지켜보며 좌불안석인 제작진들은 바로 그 순간부터 이미 그들에게 당하고 있었습니다. 당황해하고 어쩔 줄 몰라 하는 이들을 지켜보는 것으로 충분히 흥미로울 것이라는 상상과는 달리, 이들에게 남겨진 여행은 즐거움이었습니다. 제작진 없이 셋만 남은 그들은 당황하지도 않고 방송이라는 것도 잊은 채 그저 아스카로 향하는 과정만이 즐거울 뿐이었습니다.

 

이들을 속이기 위해 먼저 가있던 제작진들의 숙소가 경비행기 회사 사무실이 있던 곳이라 로비에서 반나절 만에 마주해야 했던 상황은 모두를 당황스럽게 만들었습니다. 그저 재미있는 방송을 만들 생각뿐이었지만 그 허망한 준비는 오히려 이들의 여행을 흥미롭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때로는 방송 전문가들이 만든 정교함보다는 투박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이는 행위가 더욱 매력적일 수 있음을 이들은 잘 보여주었습니다.

 

첫날 택시비로 멘붕에 빠졌던 이들은 이내 현지의 계산법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큰돈이 아닌 짜투리 금액을 가져가는 그들의 방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그들의 여행은 행복했습니다. 이적을 한순간에 거지로 만든 옷가게에서 라마 인형에 푹 빠진 유희열에 모자를 달라며 실갱이를 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착한 여행은 빛을 발했습니다.

 

방송을 하는 이들에게는 장난이었지만 현지 상인에게는 진심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강압적으로 가격을 깎는 것은 문제라는 인식은 그래서 반가웠습니다. 적당히 가격 흥정하는 재미만 즐길 뿐 과도하게 가격을 깎지 않는 그들의 착하고 행복한 지출방식은 배우고 싶은 자세였습니다. 어린 소녀가 엄마가 직접 만든 거라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고 화들짝 놀라던 이들의 모습 속에서도 공정여행의 즐거움은 이런 소소함 속에서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광장 벤치에서 잠시 쉬는 동안 어린 아이가 기념품을 팔기 위해 접근하자 이적이 급 관심을 보이며 구매하는 과정은 그들이 이야기하는 착한 흥정 그 자체였습니다. 잔돈이 없다며 하나가 아닌 세 개를 사달라는 아이를 위해 망설임 없이 구매하는 이적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자신들의 계산법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알뜰한 것은 좋으나 그 사람들에게 훨씬 큰 의미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재미삼아 너무 깎는 것은 불공평한 것이다"

 

"같은 돈이라도 그들에게는 더 큰 의미일 수 있다. 적당히 하자. 여기에 온 이후 암묵적으로 그렇게 됐다"

 

재미를 위해 너무 깎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이적은 같은 돈이라 해도 그들에게는 더 큰 의미가 될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역지사지를 이야기했습니다. 적당함 속에 서로 암묵적으로 동의한 그들의 행복한 지출 방식은 그래서 반갑게 다가왔습니다.

 

고가의 옷을 입고 시장을 찾은 이들이 커피 한 잔에  오천원을 사용해도 눈 하나 깜박하지 않으면서 시장에서 콩나물 사며 500원 깎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모습은 한심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명품 가방을 살때는 과감하게 돈을 쓰면서 단돈 100원도 소중한 시장 상인들에게 막 대하는 듯한 계산법은 불공평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아스카 라인의 감동에 흠뻑 빠진 채 페루의 수도인 쿠스코로 향하는 그들의 여정은 지독할 정도로 고통이었습니다. 버스에서 16시간이나 이어지는 여정은 결코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4000미터에 달하는 고지대로 향하는 과정에 윤상은 고산병에 시달리며 모두를 염려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여행은 고사하고 식사조차도 하지 못할 정도로 피폐해진 윤상을 위해 낯선 코스코 거리를 거닐며 커피를 사는 유희열의 모습은 보기 좋았습니다. 윤상이 좋아하는 커피를 사다줘 조금이라도 행복해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자신으로 인해 윤상이 아픈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에서 시작했습니다.

 

동생들의 모습에 고맙고 자신으로 인해 모두가 고생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던 윤상은 힘든 몸을 일으켜 밖으로 향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은 여행이 만들어낸 가치입니다. 여행을 함께 하면 싸우기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하며 더욱 돈독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음을 그들은 있는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공정여행의 즐거움과 가치를 그대로 보여주었던 <꽃청춘>은 비록 쉽지 않은 여행이었지만, 진짜 즐거운 여행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반가웠습니다. <꽃보다 청춘>이 왜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지는 그들의 여행이 완벽하게 보여준 셈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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