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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Broadcast 방송

추석 연휴 특집들 가족보다는 개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by 자이미 2015.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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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돌아왔다. 3일 연휴와 대체공휴일이 함께 하고 여기에 휴가까지 낸다면 일주일 이상을 쉴 수 있는 황금연휴이기도 하다. 그 긴 연휴 기간 해외로 국내로 여행을 떠나는 이들도 있고 멀리 떠나온 고향을 찾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1인 가구가 20%가 넘는 현실 속에서 홀로 보내는 추석 연휴에 TV는 적적함을 달래줄 최고의 선물이다. 

 

한가위마저 우린 혼자다;

가족을 위한 명절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보다는 나가 대세인 시대

 

 

 

 

가족들이 모두 모이고 친척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명절은 더는 현실에서 보기 어려운 일이 되었다. 추석과 설이 되면 국민 대이동을 하는 전통적인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런 명절 특유의 모습은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역귀성이 신기하게 다가오기도 했었지만 이젠 그런 흐름 역시 이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정도다. 일상이 되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여기에 수많은 차량의 행렬만큼이나 공항이 북새통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명절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는 이들이 늘어가면서 전통적인 의미의 명절 의미는 점점 사라져 간다.

 

시대는 변했고 과거를 추억하는 일들은 이제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나 볼 수 있는 유물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명절 특집 방송 편성을 보면 그 변화가 얼마나 급격하게 바뀌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한다. 거실에서 가족이 모여 TV를 보던 시대는 지났고 모바일 등 다양한 매체로 방송을 소화하는 상황은 방송의 변화마저 이끌게 했다.

 

<마리텔>은 이런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큰 성공을 거둔 경우가 될 것이다. 인터넷에서 크게 성공했던 방식을 지상파에서 수용했고, 이런 상황에서 어떤 방식으로 풀어 효과적으로 만들어 가느냐가 관건이었지만 결국 성공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도 새로운 변화가 엿보인다.

 

MBC는 다시 한 번 모바일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듀엣가요제 8+>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은 일반인 8명과 아이돌 8명이 듀엣을 이뤄 경쟁을 치르는 방식의 예능이다. '참여형 음악 버라이어티'라고 불리는 이 형식은 <마리텔>과 유사하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들인다는 점에서 정규 편성을 위한 파일럿이 될 듯하다.

 

 

명절 방송은 대부분 파일럿으로 구성되고 호평을 받은 방송은 정규 편성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듀엣가요제 8+>는 MBC가 <마리텔>에 이은 성공 가능성을 키우는 특집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 토요일에는 SBS에서 <심폐소생송>이라는 이름의 음악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유재석의 JTBC 첫 방송이었던 <슈가맨을 찾아서>는 과거 성공했던 곡에 대한 추억을 되살리는 방송이었다면 <심폐소생송>은 보다 쉽게 다가가고 확장성이 보장된 형식의 음악 방송이 될 듯하다. 크게 성공한 곡이 아닌 묻혀서 잊혀 진 곡들을 여성 보컬리스트들이 불러 새롭게 화제를 불러오겠다는 취지다.

 

옥주현, 정인, 이영현, 린 등이 출연해 그저 그렇게 잊혀 지기에는 아쉬운 곡들을 새롭게 불러 대중들에게 다시 알려주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슈가맨을 찾아서>가 놓쳐버린 것들은 취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정규 편성 가능성도 커 보이는 프로그램이다.

 

한가위 당일 특별하게 관심을 끄는 방송은 호불호를 떠나 노홍철의 복귀작인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이 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새로운 추석 특집들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예능으로서는 유일하기 때문이다. 20일 동안 유럽 전역을 최소 경비를 가지고 여행하는 그들의 이야기가 과연 호평을 받을 수 있을지 알 수는 없다. 현재 분위기 속에서 노홍철의 복귀는 쉽지 않아 보이는 상황에서 시청자들이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도 궁금해진다.

 

 

요리 버라이어티가 대세인 현재 <세계미식대전>은 그래서 흥미롭게 다가온다. 쌀을 가지고 다양한 국가의 요리사들이 나와 색다른 요리를 만드는 과정은 관심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경쟁의 형식을 취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탈리아, 멕시코, 네팔과 일본에서 온 요리사들이 쌀이라는 공통적인 요리 소재를 가지고 어떻게 색다른 요리들을 만들어갈지 기대되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월요일에는 색다른 시도를 하는 방송들이 눈에 띈다. 강호동이 다시 부활할 수 있을지 점쳐볼 수 있는 <뉴스타킹>이 새롭게 다가온다. 시즌2라고 명명된 만큼 <뉴스타킹>은 추석 연휴 특집이 파일럿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방송이라는 점에서 시즌1과 2가 어떻게 변하는지 확인하는 자리가 될 듯하다.

 

<아이돌 전국노래자랑>은 말 그대로 최장수 프로그램인 <전국노래자랑>을 아이돌들이 대신 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예선과 본선을 치른다는 점에서 경쟁은 필수적일 수밖에 없고 이런 상황에서 아이돌들의 대결 구도는 당연하게도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돌을 앞세운 원조 방송인 <아육대>는 이번에도 찾아온다. 수백 명의 아이돌들이 전원 참석해 스포츠로 대결하는 <아육대>는 이제 명절을 위한 하나의 전통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6년이라는 시간이 그렇게 과거 아버지 어머니 세대에 즐겼던 명절 특집이 변화해 아이돌을 앞세운 방식으로 재탄생한 듯한 <아육대>는 이번에도 명절 시청자들을 찾는다.

 

 

대체 휴일인 화요일에는 이미 한 차례 파일럿으로 방송이 되었던 <네 멋대로 해라>가 다시 방송을 하게 된다. 스타들이 스타일리스트 없이 스스로 패션을 완성해가는 과정을 담고 있는 이 프로그램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스타들의 옷 입기가 크게 화제를 모으지 못한 상황에서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은 <네 멋대로 해라>가 성공해 정규 편성이 될 수 있을지는 어쩌면 이날 방송이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SBS는 김구라를 앞세워 <능력자들>을 화요일 방송 한다. '덕후 문화'를 적극적으로 끄집어들이는 방송이라는 점에서 흥미롭기는 하다. 케이블에서 방송 중인 '겟 잇 기어'의 지상파 방송이라고 볼 수 있는 '덕후 방송'이 성공할 수 있을지 역시 의문이다. 엑소 멤버인 백현이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팬 심을 흔들 수는 있겠지만 과연 지상파에서 '덕후 문화'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소통이 될지는 의문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예능들은 새로운 모습으로 추석 안방을 찾지만 특집 드라마 등은 존재하지 않는다. 과거 가족의 정과 사랑을 주제로 한 다양한 형태의 특집극들이 명절이면 찾아왔지만 이제는 그런 드라마를 찾아보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가족을 앞세우는 방송은 어느새 사라지고 혼자 사는 이야기에 집중하게 되어버린 현실 속에서 과거의 유물이 되어버린 가족. 그게 현재 우리의 모습이기도 할 것이다.

 

추석 연휴이기는 하지만 기존 방송을 대체하는 많은 프로그램들이 편성되지는 않았다. 추석을 느끼게 하는 명절 특집보다는 파일럿을 통해 정규 가능성을 타진하는 방송사들의 선택만 존재할 뿐 추석 연휴가 아니면 볼 수 없는 방송은 드물다는 점에서 아쉽다.

 

거스르기 어려운 변화 속에서 이를 그대로 반영하는 추석 연휴 편성표를 보면 아쉽기만 하다. 전체 가구 중 26.5%가 1인 가구다. 여러 이유로 고향을 찾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 과거 우리가 알고 있는 명절이라는 관념은 점점 사라져 가고 있기도 하다. 추석 특집은 이런 변화를 잘 반영하고 있는 듯하다. '가족'은 사라지고 '나'만 존재하는 사회로 변화해가는 현실은 어쩌면 우리가 익숙하게 보는 TV만에서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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