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21 08:24

무한도전 공개수배 10주년 기념 추격전이 던지는 가치

부산으로 향한 무도 멤버들은 실제 형사들과 추격전을 벌였다. 말도 안 되는 기획이 가능한 것은 10년 차 예능 무한도전이기에 가능했다. 실제 형사들과 범인과 형사가 되어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한다는 발상 자체가 뜬금없어 보이지만, 10년을 마무리하는 무도는 역시 자신만만했습니다. 

 

진짜 형사들과 벌이는 추격전의 묘미;

질과 차원이 다른 무한도전만의 추격전, 10주년 대미를 장식하는 자신만만 팬 서비스

 

 

 

부산항에 던져진 무도 멤버들은 자신들이 현상수배범이 되었다는 사실을 담당 피디에 의해 알게 된다. 흉악범이라고 할 수 없는 귀엽기까지 한 현상수배범들은 하루 동안 실제 형사들의 추적에서 살아남으면 거대한 상금을 받게 된다. 치열하게 도망치고 잡는 이 단순한 게임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추격전은 무도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형식 중 하나다. 그리고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다양한 도전들이 있어왔고 추격전은 성공한 도전으로 다양한 형태로 변화해왔다는 점에서 무한도전을 상징하는 또 다른 기표 중 하나이기도 하다. 기존 멤버들끼리의 추격전이 아니라 실제 형사들과 벌이는 추격전이라는 점에서 모든 것이 새로운 도전이 될 수밖에 없다.

 

2015년은 무한도전의 10주년이 되는 해다. 그래서 다양한 특집들이 준비되었고, 다섯 가지의 거대 프로젝트 중 3가지는 이미 완료되었다. 우주여행과 무한상사가 비록 해를 넘기기는 했지만 시간의 문제일 뿐 이루지 못하는 도전은 아니라는 점에서 2016년 초반이면 10주년을 기념하는 거대한 프로젝트는 모두 완료될 것으로 기대된다.

 

10주년을 마감하는 마지막 도전 과제로 그들이 추격전을 선택한 것은 당연하면서도 의외로 다가온다. 무도 추격전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 왔던 노홍철이 빠진 상황에서 추격전은 부담스러운 도전이었다. 그리고 실제 노홍철 하차 후 추격전은 다뤄지지 않았다. 하차 여파보다는 줄 서 있는 다양한 프로젝트로 인해 할 수조차 없었지만, 그들이 올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 추격전을 선택했다는 것은 다양한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

 

노홍철에 대한 향수를 자극할 여지도 있다. 케이블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방송 복귀를 시작하는 노홍철에 대해 많은 이들은 찬반양론으로 나뉘어 논란을 벌이고 있다. 복귀를 원하는 이들은 이제 충분히 복귀해도 좋을 시기라고 주장한다. 다른 범죄를 저지른 이들도 복귀하는데 노홍철이라고 복귀를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여기에 광희가 식스맨으로 들어왔지만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고, 정형돈 마저 지병으로 임시 하차를 한 상황에서 노홍철의 복귀는 적절하다는 주장이다.

 

 

복귀를 반대하는 이들의 입장은 원칙론이다. 음주운전으로 어쩔 수 없이 하차한 그가 이렇게 빨리 복귀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길이 음주운전으로 논란을 빚으며 하차를 한 후 얼마 되지 않아 노홍철 역시 동일한 이유로 하차를 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더 큰 비난이 일었다. 조사 과정에 대한 비난 여론도 크다. 그리고 그의 의외로 성급한 복귀가 된 MBC의 추석 특집 예능 역시 그에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좀 더 차분하게 복귀를 준비했으면 좋았겠지만 침묵 속에서 긴 시간을 보낸 길과 달리, 노홍철은 음주운전 후 매체를 통해 해외여행을 하는 모습들과 자전거를 타는 모습들이 지속적으로 노출되며 과연 그가 음주운전 후 달라진 것이 있는가 하는 의문을 대중들이 품게 만들었다.

 

그의 복귀 작이 된 프로그램마저도 해외여행이라는 점에서 비난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복귀전에 이미 새로운 기획사를 마련한 것조차도 노홍철에 비판적인 이들에게는 문제로 지적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좀 더 정교하게 대중들에게 자신을 내보여야 하는 입장임에도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한 노홍철은 자승자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홍철 하면 떠오르는 '사기꾼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혁혁한 공헌을 한 것이 바로 '추격전'이다. 다른 이들과 달리 피도 눈물도 없이 오직 승리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는 노홍철의 모습으로 인해 분명 <무한도전 추격전>의 더욱 흥미롭게 펼쳐진 것은 사실이다. 그런 존재가 없었다면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모두가 좋은 사람이거나 대충 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면 기본적으로 추격전 자체가 생명력을 얻을 수 없었다. 노홍철이 무한 이기주의를 부추기고 배신을 당연한 가치로 만들면서 그들의 추격전은 더욱 큰 가치를 만들 수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극단적인 캐릭터가 곧 무도를 상징하는 특별한 존재였다는 점이 흥미롭다. 

 

 

무도 측에서 2015년을 마감하는 마지막 도전 과제로 '추격전'을 선택한 것은 그래서 대단한 도전이다. 추격전의 상징적인 인물인 노홍철이 빠진 상황에서 '추격전'을 추진한 것은 그의 부재를 뼈저리게 느끼게 하거나, 노홍철 없이도 충분히 매력적인 '추격전'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영화의 성지가 되어버린 부산을 찾아 그곳의 실제 형사들과 함께 추격전을 벌인다는 설정 자체가 노홍철 없는 <무도 추격전>의 의미를 만들고 있다.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준비한 만큼 흥미로운 전개가 눈에 띄었다. 경찰 측에서도 시민의 제보가 범인을 잡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무한도전의 제안을 수락했다고 한다. 

 

단순히 형사들만의 노력이 아니라 시민들과 하나나가 되어 현상수배범을 잡는 퍼포먼스는 많은 이들에게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무도의 영향력과 파급력이 대단하다는 사실은 증명이 된 사실이다. 그저 무도에 출연했다는 이유만으로도 반짝 스타가 되기도 하는 현실에서 부산 경찰청의 적극적인 협조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실제 형사 8명이 4개조로 나뉘어 무도 멤버 다섯 명을 추격하는 과정에서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본부와 소통을 하며 범인들을 체포해 가는지 흥미롭게 이어졌다. 실제 형사들이 아니면 만들어낼 수 없는 장면들이 등장하며 생동감은 더욱 강화되었다. 

 

 

뭉쳐놓고 최악의 조건을 제시하면 무한 이기주의가 뛰쳐나오는 현실 속에서 무도의 추격전은 그래서 흥미롭게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도피 자금으로 주어진 체크카드를 얻기 위해 도발을 하고 트레일러에 숨겨진 차량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그들에게는 하늘이 비까지 선사했다.  

 

말도 안 되는 최악의 상황에서 실제 형사들을 피해 도주를 해야만 하는 멤버들의 이기심은 시작과 동시에 움트기 시작했다. 언제라도 자신을 위해 배신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 그들의 추격전은 그래서 흥미로웠다. 전화 통화 하나 만으로도 위치가 추적되고, 작은 움직임도 증거가 되는 현실 속에서 시민들의 촬영과 제보는 그들을 더욱 움츠러들 수밖에 없도록 요구하기도 한다.

 

무도 멤버들끼리 하던 추격전과는 차원이 다른 실제 형사들과 벌이는 두뇌 싸움은 그렇게 흥미롭게 전개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실제 형사들의 일상이 방송을 타며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리기도 했다. 실제 그들의 모습을 차량 내 부착된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보면서 시청자들에게 그들의 평상시 모습은 색다른 재미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고 무도 멤버들과 부산 형사들과의 추격전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10주년을 기념하던 무한도전의 2015년 마지막을 장식할 <무한도전 공개수배>는 그런 점에서 큰 가치가 부여된다. 최악의 상황이라 불리는 조건 속에서 가장 화려한 방식으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는 무도의 이 당당함은 자신감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웬만한 자신감이 없는 한 시청자들이 그렇게 보고 싶다고 해도 '추격전'을 10주년 마지막 도전으로 선택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추격전'하면 떠오르는 노홍철이라는 존재가 없는 상황에서 실제 형사들과 벌이는 '추격전'은 잘못하면 노홍철의 부재를 더욱 강조하는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형사와 함께 하면서 기존 멤버들의 부재를 어떤 방식으로 채워갈지에 대한 실험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다섯 명의 멤버로 한동안 무한도전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정형돈이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상황이고, 이로 인한 위기론이 급등한 현실 속에서 그 해법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바로 <무한도전 공개수배>라는 점에서 흥미롭기만 하다. 언제나 방법을 찾고, 이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로 만들어왔던 무한도전은 역시 강하다. 

 

10년 차 예능이 가지는 힘은 바로 이런 위기를 기회로 삼는 모습에서 드러난다. 모두가 위기라고 이야기하는 순간 시각 자체를 바꿔 기회로 만들어가는 능력. 그것이 바로 공력工力이고 진정한 능력이다. 위기를 피해가지 않고 정공법으로 대처하는 무한도전은 그래서 여전히 특별하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10년 차 무도의 2016년은 그래서 더 큰 기대감으로 다가온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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