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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아버지와 나 2회-추성훈 에릭남 김정훈 삼인삼색 여행기가 던진 감동

by 자이미 2016.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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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이 하는 여행이 흥겨울 수는 없다. 성인이 되며 멀어지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생각해보면 단 둘이 긴 여행을 하는 것은 고역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애써 닫아두었던 마음을 열면 다시 부자의 관계는 어린 시절로 돌아갈 수밖에 없음을 <아버지와 나>는 잘 보여주고 있다.

 

부자 여행이 주는 행복;

삼인삼색 부자의 여정, 나영석 사단이 만들어가는 tvN의 새로운 전설

 

 

 

지난 주 첫 방송을 시작한 <아버지와 나>는 기존 나영석 사단이 만들어왔던 여행 버라이어티에 새로운 조합으로 완성한 예능이었다. 그동안 만들어왔던 여행 버라이어티의 장점들을 모아 놓은 <아버지와 나>는 익숙한 풍경들이다. 다만 색다른 부분이라면 그 여행을 하는 대상이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점이 다를 뿐이다.

 

추성훈, 김정훈, 에릭남과 아버지들의 여행이 우선적으로 다뤄지고 있다. 7명의 출연자 중 세 팀이 먼저 방송되고, 끝난 후 남은 네 팀의 여정이 담기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틀은 같지만 여행지도 그들이 여행하는 방식도 여행지도 다르다는 점에서 색다른 재미를 찾게 한다.

 

로마로 여행을 떠난 추성훈 부자, 뉴질랜드로 향한 김정훈 부자, 프라하까지 날아간 에릭남 부자의 이야기는 흥미롭게 이어졌다. 서로 다른 그들의 여행은 한 편의 예능이지만 지루할 틈이 없는 세 가지 버전의 여행기라는 점은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아버지가 그토록 원했던 로마 여행을 위해 아들 성훈은 공식적으로 정해진 일정까지 연장을 요구했다. <꽃보다 할배>가 그랬듯 추성훈의 아버지 역시 이번 여행이 자신이 할 수 있는 마지막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언제 다시 로마를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나이와 상황이 더욱 간절함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리라.

아침 8시부터 시작해 저녁 8시까지 정신없이 걷는 추성훈 부자의 여정은 힘들 수밖에 없었다. 거의 걸어서 이동하는 상황이 추성훈에게도 힘겨웠는데 아버지로서는 더 큰 고역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행복한 미소를 버리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간절하게 바랐던 여행이었기 때문이다.

 

공사 중인 스페인 광장이 마냥 아쉽기만 한 추성훈 아버지는 그렇게 걸어 산탄젤로 성을 향했다. 하지만 그 거리가 얼마나 먼지 모르고 떠난 여정은 힘겨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중간에 잠시 쉬는 사이에도 아버지는 아들 걱정뿐이다. 어깨가 아프다는 아들을 위해 거리에서 바로 마사지를 하는 아버지(추성훈 아버지는 일본에서 접골원에서 일을 하는 중)의 마음은 그랬다. 장소가 어디가 되 든 아들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아버지의 마음 말이다.

 

프라하를 여행하는 에릭남의 아버지라고 다르지는 않았다. 상대적으로 좀 더 젊은 나이로 친구와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드는 에릭남과 아버지의 여정은 다른 가족에 비해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마리오네트 구경을 하기 위해 탄 택시에서 좀처럼 장소를 찾지 못하는 택시 기사 앞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아들을 챙기는 아버지는 그랬다.

 

'1인 1가구 에릭남'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매력적인 그의 탄생은 아버지의 유물인 듯하다. 여행지에서 그 어떤 상황에서든 아내 생각만 하는 '아내 바보' 에릭남 아버지의 모습은 무척이나 보기 좋았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볶음밥을 매일 시켜먹던 초등학교 담임이 부러워 교사가 꿈이었다는 아버지. 하지만 시간이 흘러 예쁜 아내를 얻고 싶다던 에릭남의 아버지는 그렇게 평생 동지이자 친구이고 모든 것인 아내와 함께 해 행복해 했다.

 

어느 순간에도 아내를 먼저 생각하고, 함께 여행하는 기분을 느끼게 하려 여행 안내지와 사진 등을 모으고 찍는 것 모두 단 하나의 이유 때문이었다. 모든 것이 궁금하기만 한 에릭남 부자의 여정의 끝에는 언제나 아내이자 어머니가 존재하고 있었다.

 

김정훈 부자의 뉴질랜드 여정은 첫 날보다는 좀 더 편안한 모습이었다. 늦은 나이에 얻은 아들을 너무 사랑했던 아버지. 천재인 정훈이 잘 되기만 바랐던 아버지의 그 마음은 여행 중에도 그대로 드러났다. '아들 바보'란 무엇인지를 보여주기로 작정한 것인 듯 철저하게 아들의 편에 서 있는 아버지는 그래서 든든하다.

 

로터루아의 스카이라인에서 루지를 타기도 하고, 그 거대한 호수에 반하기도 한 여정. 프라하에 있는 존 레논의 벽에선 부자의 아내이자 어머니에 대한 사랑. '추스프레소'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진한 에스프레소로 원기 충전을 하는 추성훈은 그렇게라도 아버지의 바람과 함께 하고 싶었다.

 

모녀의 여행은 보다 행복하고 재미있는 여행일 경우가 많다. 하지만 부자의 여행은 서먹할 수밖에 없다. 어린 시절에는 아버지라는 거대한 산이 대단해 보이지만, 성장하면서 가치관의 충돌은 둘을 서먹한 관계로 몰아간다. 성장해 스스로 경제적인 책임을 질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아버지와 아들은 더욱 경직된 관계로 굳어질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그런 그들이 함께 하는 해외여행이라니 당황스럽게 다가올 정도다.

 

나영석 사단이 그동안 만들어왔던 여행 버라이어티와 <아버지와 나>는 크게 다르지 않다. 여행이라는 그 외형적인 모습은 그대로다. 하지만 여행지를 누구와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다가올 수 있음을 이 예능은 잘 보여주고 있다. 비슷한 듯 새로운 <아버지와 나>는 우리 시대 부자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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