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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Broadcast 방송

tvN시상식 환골탈태한 tvN의 10년 세계를 겨냥한 10년

by 자이미 2016.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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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이 개국 10주년을 맞이해 성대한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주말인 8일과 9일 이틀 동안 진행되는 <tvN 페스티벌>은 철저하게 tvN을 위한 행사로 이어진다. 이중 시청자들이 가장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부분은 시상식이다. 그동안 한 차례도 없었던 tvN 시상식에 대중들의 관심은 쏠리고 있다. 

 

저급에서 선도로 변모한 tvN;

tvN 10년 케이블 변천사를 그대로 품고 있는 역사가 되었다

 

 

tvN은 시작은 저급함으로 점철되었다. 자극적인 소재를 앞세운 그들의 방송 행태는 비난으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조작과 선정성을 앞세웠던 tvN의 시작은 '노이즈 마케팅'을 적극 활용한 저급한 방송이었다. 2006년 개국한 후 등록 취소 위기까지 처할 정도로 tvN은 가장 저급한 채널이었다.

 

자극적인 소재를 조작까지 하며 대중을 농락하던 tvN은 새롭게 변하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예능이었다. <티브이 롤러코스터>와 <화성인 바이러스>는 tvN을 대중적으로 널리 알린 예능으로 자리 잡았다. <화성인 바이러스>의 경우 초반의 신선함은 이내 자극적인 소재주의로 변모하며 비난과 관심을 동시에 받는 막장 예능으로 흘러갔지만 말이다.

 

예능으로 대중적인 지지를 확보하던 그들은 <SNL 코리아>와 <꽃보다 시리즈><삼시세끼> 등으로 지상파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출 정도로 성장했다. 예능의 성공에 이어 드라마 왕국으로 자리 잡은 tvN의 변신 역시 특별함으로 다가온다. 지상파의 고유 영역으로 인식되던 드라마 시장의 변모는 시청자들에게는 반가운 일이었다.

 

현재의 tvN의 위상을 만들어 놓은 것은 드라마의 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tvN 드라마의 시작은 여전히 시즌제로 진행되고 있는 <막돼먹은 영애씨>였다. 2007년 4월 20일 시즌 1이 시작된 이 시리즈는 지상파와 다른 tvN만의 드라마 스타일을 잡아간 중요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CJ E&M은 2012년 870억을 투입해 총 26편의 드라마를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tvN의 드라마 왕국은 시작되었다. 모기업의 대대적인 투자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탄생한 드라마는 2016년 정점을 이루며 지상파마저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급성장했다.

 

<시그널>로 지상파를 위협했던 김은희 작가는 첫 작품을 tvN에 방송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 <위기일발 풍년빌라>는 김은희 작가의 첫 작품이며 숨겨진 걸작이기도 하다. 사전 제작을 했지만 지상파가 외면한 이 드라마는 tvN을 통해 2010년 3월 방송을 했다.

 

신하균과 이보영, 백윤식 등이 출연한 독특한 이 드라마는 김은희 작가의 시작이기도 했다. 이후 tvN은 <로맨스가 필요해> 시리즈와 <응답하라> 시리즈가 말 그대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시작점이 되며 드라마 왕국으로서 위상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인현왕후의 남자>와 <나인>으로 이어진 타임워프와 <꽃미남 시리즈>는 다양한 시도로 다가왔다. <갑동이>로 보여준 장르 드라마의 가능성 <식샤를 합시다> 시리즈로 증명한 먹방 드라마의 가치 등 tvN은 다채롭게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마니아들의 방송 정도로 취급되던 tvN 드라마의 대중성은 2014년 방송된 <미생>이었다. 이미 웹툰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미생>이 드라마로 제작되며 tvN은 처음으로 지상파 못지않은 드라마 제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로맨틱 코미디로 채워진 2015년을 넘어 개국 10주년을 맞이한 2016년 시작은 <시그널>부터였다.

 

지상파를 넘어서는 엄청난 시청률 신기록을 작성한 <응답하라 1988>에 이어 편성된 <시그널>은 시작 전 큰 화제를 모으지는 못했다. 물론 김은희 작가의 장르물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필견의 드라마였지만 대중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SBS가 거부했던 드라마는 다시 한 번 tvN에서 꽃을 피웠다.

 

탄탄한 이야기와 안정적인 연출, 그리고 탁월한 연기력이 하나가 된 <시그널>은 많은 이들의 환호를 받았다. 사회적 문제를 매끄럽게 이야기로 끌어와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안긴 <시그널>의 성공은 tvN 10년을 화려하게 꽃피웠다. <기억>과 <디어마이프렌즈><굿 와이프>, <또 오해영>과 <혼술남녀>로 이어지는 tvN의 드라마는 그렇게 지상파를 넘어서는 경쟁력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tvN의 경쟁력은 '망해도 좋다'는 사내의 분위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이명한 피디가 KBS에서 tvN으로 옮기며 그 분위기는 더욱 강해졌고 창의력 역시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이명한의 이적과 함께 이어진 나영석 사단의 집단 합류는 tvN 예능의 흐름 자체를 바꿔놓았다. 

 

실패해도 상관없다는 도전정신은 그렇게 새로운 가능성들을 실제적인 성과로 만들어놓았다. 지상파가 오직 성공할 수 있는 프로젝트에만 집착하는 것과 달리, tvN은 실패해도 상관없다. 기존과 다른 그 무엇을 만들자는 그 기치는 결국 현재의 tvN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 60대 간부들이 평가하는 지상파의 분위기와 달리, tvN은 40대 간부만이 아니라 20대 피디들까지 프로그램 프리젠테이션에 참여한다는 사실은 경쟁력의 차이로 다가온다. 최근의 트랜드를 빠르게 읽고 적용하는 능력에서 지상파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tvN은 OtvN에 이어 tvN 아시아를 런칭했다. 이를 통해 아시아 시장을 넘보겠다는 의지를 명학하게 했다. 그리고 tvN은 아시아를 넘아 세계로 향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런 그들의 야망은 반갑다. 물론 그 야망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무수한 노력을 해야만 한다.

 

권력의 눈치를 보는 재벌이 모기업으로 있는 tvN은 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는 <SNL 코리아>의 정치 풍자를 무기력하게 만들고 정부 정책을 홍보하는 장으로 변모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런 흐름의 문제는 tvN을 가장 힘들게 하는 문제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드라마 경쟁력이라는 측면에서도 성과만큼이나 불안도 존재한다. 올 해 보여준 탁월한 성취는 말 그대로 능력 있는 작가들의 역할이 컸다. 과연 tvN이 이런 흐름을 얼마나 이끌 수 있을지 알 수는 없다. 당장 올 해 위기감을 느낀 지상파들이 적극적으로 드라마에 투자하는 모습만 봐도 알 수 있으니 말이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그리고 전 세계에 한국 드라마의 위상을 tvN을 통해 알리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이어져야만 한다는 사실도 분명하다. 아시아를 넘어 북미와 유럽 시장까지 염두에 둔 <굿와이프>와 <안투라지> 리메이크는 이런 시장 확대를 위한 시작이라는 점에서 기대도 된다.

tvN의 올 해 드라마는 어쩌면 최고가 될 수도 있다. <시그널>과 <기억><디어마이프렌즈>등으로 이어진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우려도 드는 것이 사실이다. tvN의 이런 공격적이며 긍정적인 시도가 지속된다면 올 해가 가장 화려한 한 해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나영석 사단의 예능이 여전히 강력한 파워를 갖추고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형태의 드라마들이 tvN을 장식하고 있다. 나영석 사단에서 예능을 배웠던 신입 피디들이 조금씩 자신의 이름으로 예능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것은 tvN 예능의 새로운 시작으로 다가온다. 다만 드라마는 여전히 불안과 희망이 공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가득하다.

 

<tvN 시상식>은 말 그대로 10년 동안의 방송을 정리하는 개념의 축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누가 상을 받고 못 받고의 문제는 아니라는 점이다. 10년 동안 단 한 번 치러지는 시상식은 그렇게 tvN의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tvN이 HBO나 넷플릭스와 같은 제작사가 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도전만은 계속되기를 바란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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