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23 10:01

알쓸신잡2 강남-욕망과 본능이 꿈틀거리는 이주민의 도시

마지막 이야기는 강남이었다. 시즌 1, 2를 통해 대한민국 곳곳을 여행했던 그들의 마지막 여정지는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장소 중 하나인 강남이라는 점은 의미가 있었다. 욕망과 본능이 넘쳐 나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는 당연히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다. 


강남의 발전사;

대한민국 축소판이 된 강남의 욕망과 본능 사이, 이주민의 역사



<알쓸신잡2>의 마지막 여정지는 강남이다. 강북에 이어 강남으로 온 잡학박사들의 여정은 여전히 흥미로웠다. 시즌3는 이제 해외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보다 다양한 재미로 다가올 다음 시즌이 기대되기도 한다. 급격한 발전을 보인 강남은 고속 발전의 대한민국을 축소한 공간이기도 하다. 


오직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달려온 경제 성장의 모든 것이 강남 발전과 닮아 있다. 논밭만 가득했던 강남의 급속한 발전은 결국 대한민국 발전의 축소판으로 다가오니 말이다. 권력을 잡은 경상도에 산업시설이 건설되고 서울로 연결되는 과정에서 '한남대교'는 중요한 통로가 되었다. 


한남대교와 영동대교 중간이 바로 강남의 시작이 되었고, 거대한 부의 상징으로 성장해갔다. 강남이 급성장을 하게 된 이유로 유 교수는 '고교평준화' 덕이라고 했다. 강남 개발을 시작했지만 거주자가 없자, 정책적으로 중요한 명문고들을 대거 강남으로 이주시키며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교육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명문고는 선망의 대상의 될 수밖에 없었다. 명문고는 곧 명문대에 갈 수 있는 가능성이 많고, 인맥 사회에서 '명문'은 곧 성공의 지름길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강남의 급성장은 명문고 이전으로 풀어낸 것은 합리적이었다. 


돈을 벌기 위해 서울로 몰려드는 상황에서 더는 강북에서 살 수 없게 되자 만들어진 것이 강남 개발이다. 주택이 대부분이었던 강북과 달리, 강남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만들어지며 본격적인 메가시티로 성장하는 기틀이 되었다. 최소의 공간에 최대 수용을 이룰 수 있는 아파트는 그렇게 현재의 서울을 만들게 되었다. 


전통적인 부자가 아닌 신흥부자들의 등장은 결국 강남 개발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남은 그런 점에서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연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공간이기도 하다. 욕망과 본능 사이 과연 강남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욕망과 본능 사이에서 보편적 가치에 대한 장 박사의 발언은 더욱 선명함으로 다가왔다. 극단적인 빈부의 차가 극심한 현실 속에서 보편적인 삶이 보장되는 사회에 대한 갈망은 우리가 현재 고민하는 문제이니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 작가는 '사회적 문제'와 '일체유심조'라는 가치 모두 의미가 없다고 했다. 둘 사이 어딘가에 그 가치가 존재한다는 유 작가의 발언은 당연하지만 그래서 더 어렵다. 


강남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결국 성공담이 만든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곳은 거대한 가치의 산실이 되었다. 그리고 그 강남은 엄청난 부동산 집착에 매몰되기도 한다. 강남을 대처할 수 있는 곳이 생기지 않는 한 욕망이 넘실대는 강남은 사라질 수 없는 공간이 되었다. 


거대 지하도시 코엑스를 완전히 바꿔 놓은 두 가지 핵심을 '별마당 도서관'과 '기둥 광고'로 요약한 유 교수의 진단도 흥미로웠다. 공간의 가치 창조에 대한 이야기는 그래서 언제나 흥미롭다. 사람들이 자주 올 수밖에 없는 조건과 요소를 갖춘다는 것 그것이 곧 건축과 인테리어의 미학이기도 할 테니 말이다. 


오늘 이야기의 압권은 유 교수의 '파라오vs진시황'의 이야기였다. 건축 전문가답게 건축물을 가지고 권력의 힘을 질량화하고 이를 토대로 가치를 부여하는 과정은 흥미로웠다. 운동 에너지와 위치 에너지에 의해 만들어지는 과시하는 권력. 그건 현대에 와서는 거대한 마천루로 상징되었다. 


피라미드를 정량화해서 값을 구해 기준점인 1로 잡고 다른 것들을 동일한 방식으로 분석해 얻은 값의 가치는 흥미로웠다. 만리장성이 더 컸고, 미국의 거대한 마천루들은 이보다 더 큰 값을 가지게 되었다. 롯데월드타워 역시 피라미드의 두 배 이상이었고, 더 흥미로운 것은 현대 신사옥이 8이 넘는 값을 보였다는 점이다. 이를 더욱 흥미롭게 만든 것은 롯데와 현대의 시가 총액을 분석 비교하니, 이 비교 값과 같았다는 것이다. 권력을 상징하는 건축물의 가치가 시가 총액과 같다는 결론이 모두에게 통용될 수는 없지만 흥미로운 비교인 것은 분명했다. 


'오렌지족'의 어원이 '우르과이 라운드'에서 찾고, 이후 이어진 세대별 구분이 암울한 현실적 'N포 세대'로 기우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 역시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다. 언제나 자식 세대는 부모 세대보다 더 잘 살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역전이 되었다. 처음으로 자식 세대가 부모 세대보다 못 사는 상황이 만들어졌다는 것은 암울할 수밖에 없다. 희망이 존재하지 않는 시대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모든 가치 기준을 돈에만 맞춰버린 상황에서 국민들의 가치가 매몰되는 것은 당연하다. 국민이 공유할 철학이 존재하지 않는 사회는 그래서 위험하다. 이 지점에서 유 작가가 이야기 한 '사회적 문제vs일체유심조' 사이의 그 어느 지점에서 존재 가치를 되찾아야 하는 고민은 그래서 더욱 절실해 보이기도 한다. 


대한민국이 일본보다 한 20여 년 뒤쳐져 있다는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있어왔던 것이다. 물론 일정 부분의 경우 일본을 앞선 것들도 존재하지만, 사회적 변화는 여전히 일본을 뒤따르는 형국이다. 그런 점에서 현재 일본의 구직난은 앞으로 10여 년 후 우리의 모습이 되기도 한다. 인구절벽을 먼저 경험하고 새로운 시대를 접어들어 실험을 하고 있는 일본은 좋은 사례가 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알쓸신잡2>의 마지막 여행지인 강남은 단순히 부촌 지역에 대한 탐구는 아니었다. 탄생 비화로 시작해 이주민의 도시인 서울의 성장이 적나라하게 축적된 강남은 곧 우리 현대사의 가장 중요한 나이테 같은 구실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욕망 혹은 본능의 도시 강남. 그곳을 끝으로 <알쓸신잡2>는 마무리되었다. 


시즌 3가 다시 국내 여행이 될지 아니면 해외로 나갈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알쓸신잡>에 대한 기대치는 더욱 커져가고 있다는 점이다. 어느 곳을 여행하든 그들이 보고 느끼는 그 가치들은 시청자들에게 풍성함을 선사하고 있으니 말이다. 마지막 감독판 후 긴 휴식에 들어갈 <알쓸신잡>이 시즌 3로 빨리 돌아오기를 기대한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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