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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Broadcast 방송

실화탐사대-MBC 시사 전성시대 다시 점화할까?

by 자이미 2018.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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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0일 목요일 파일럿으로 방송된 <실화탐사대>는 정규 편성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시사 프로그램 전성시대를 열었던 MBC로서는 좋은 시도다. 강제로 폐지된 후 다른 방송사에서 유사한 포맷의 프로그램으로 사랑을 받는 사이 MBC는 모든 것을 잃어버린 시대를 살아야 했다. 


시사가 부활한다;

김재철에 의해 폐지되었던 뉴스 후와 W의 가치를 실화탐사대가 이어간다



MBC는 시사 프로그램이 강점이었다. 권력과 맞서 사회의 부조리를 냉철하게 바라보던 MBC의 시사 프로그램은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며 사라졌다. 언론 통제가 취임 일선이었던 이명박 정권에게 시사 프로그램은 절대 존재해서는 안 되었다. 더욱 광우병 소식을 전한 MBC는 철저하게 파괴되어야 할 대상이었다. 


모두가 거부했던 김재철이 '쪼인트'를 맞아가면서 낙하산을 타고 MBC로 날아들어 왔다. 사장이 되면 세 가지를 없애겠다며 포부를 밝혔던 김재철 당시 사장은 시사 프로그램 폐지에 모든 것을 걸었다. 그렇게 '뉴스 후'와 '김혜수의 W'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폐지되었다. 


<PD수첩> 폐지설까지 일었지만 피디들을 교체하는 방식으로 그들의 입맛에 맞는 방송 만들기로 전락하게 되었다. 시사 프로그램 폐지와 함께 많은 피디와 기자들이 부당 해고를 당하기까지 했다. 그렇게 MBC는 시사 프로그램들을 잃었다. 가장 강력한 장점이었던 시사 프로그램이 사라지고 예능으로 점철된 MBC에는 절대 권력 견제를 포기했다. 


내부의 반발에도 낙하산 사장들은 철저하게 언론의 역할을 막기에 급급했다. 부당한 권력에 대한 견제 도구가 사라진 세상은 엉망이 될 수밖에 없다. 촛불 혁명 이후 드러난 이명박과 박근혜 시절 비리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사회 전체를 통제하고 감시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국가 권력을 앞세워 민간인 사찰을 하고, 댓글 부대를 조직해 여론 조작을 일삼았다. 재벌들의 돈으로 극우 세력들을 키우고 이들을 스피커로 삼아 사회 분열을 유도해왔던 권력. 일반적인 국가에서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부조리가 이명박근혜 시절 일상적으로 존재했다. 


최시중을 앞세운 이명박의 언론 장악이 없었다면 그들은 현재 적나라하게 드러난 범죄를 저지를 수도 없었을 것이다. 언론을 통제하고 범죄를 저지른 자들의 말로는 초라할 수밖에 없다. 집권 초 '광우병 수입소 논란'과 '세월호 참사'는 이명박근혜에게 언론과 사회 통제에 대한 갈증을 만들어냈다. 


합리적 방식으로 풀어낼 수 있는 문제를 억압하고 통제하는 그들은 그렇게 스스로 몰락의 길을 걸었다. 과거로 회귀하며 스스로 박정희와 같은 독재를 꿈꾸었던 자들. 그들을 비판할 수 있는 언론이 사라지는 순간 그들은 무소불위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문 정부가 들어선 후 시사 프로그램들은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과거처럼 날카로운 시각을 갖추게 되었고, 사회적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바로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반갑다. MBC는 일요일 심야 시간에 <스트레이트>를 편성해 탐사 보도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명박근혜 시절 금기였던 문제들을 깊숙하게 파고드는 이 시사 프로그램은 흥미롭다. 목요일 <실화탐사대>가 파일럿이지만 방송되며 과거 우리가 사랑했던 MBC 시사 프로그램들이 자리를 잡아가는 느낌이다. 전통적인 <PD수첩>과 <스트레이트>가 하나의 주제에 집중한다면 <실화탐사대>는 3MC가 각자 고른 이슈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다. 


약간의 추리 형식을 취해 궁금증을 유도하고, 경찰 출신 전문가와 함께 사건들을 보다 깊숙하게 바라본다는 점에서 <뉴스 후>와 비슷한 모습이다. 수없이 쏟아지는 뉴스들 중 보다 깊이 있게 확인해 볼만한 내용들을 다룬다는 것은 중요하다. 유사한 방식이 다른 방송사에 존재하지만, 접근 방식을 달리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는 없어 보인다. 


신동엽, 오상진, 이재은이 각자 아이템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실화탐사대>는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뉴스를 전한다는 점에서 반갑다. 무거울 수 있는 뉴스를 재미있게 풀어준다는 것은 일반 시청자들에게는 중요하기 때문이다. 첫 방송에 다룬 내용을 봐도 그렇다. 


'고등어 추어탕''대마 오일''금 투자' 등 일상에서 누구라도 그 대상이 될 수 있는 사연들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한 동네에서 벌어진 농약 사건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 금 투자를 빌미로 수많은 피해자를 낳은 사기 사건은 공동체 집단에서 벌어진 참혹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대마 오일'은 뇌전증 환자에게 특효약으로 알려져 있다. 대마에서 추출한 성분이 뇌전증 치료에 큰 효과를 보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모두 불법이다. 가까운 일본도 '대마 오일'은 치료약으로 사용되고 있는 중임에도 국내에서는 모두 불법이라, 큰 효과를 보고 있음에도 부모들은 이민을 가지 않는 한 아이를 구할 수가 없다. 


방탄 국회에 계류 된 채 표류하고 있는 치료 목적의 '대마 오일' 사용에 대한 인식 변화를 요구하게 했다는 점에서도 흥미로웠다.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이슈들을 보다 깊이 있게 들여다 보는 방식이 좋다. 뉴스로 슬쩍 지나갈 수 있는 사건들 속에도 많은 사회적 가치와 이슈들을 확인할 수 있으니 말이다. 


세계적 이슈들을 담았었던 <김혜수의 W>만 부활한다면 MBC의 시사 프로그램은 정상을 되찾을 듯하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정상을 되찾기 시작하며 다양한 시사 프로그램들이 시선을 모으고 있다. 날카롭게 문제를 파고드는 언론의 역할은 그렇게 사회를 정화 시키고 바르게 나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언론만 제 역할을 해도 사회는 건강해질 수밖에 없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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