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나의 아저씨 15회-이지은과 이선균이 이야기하는 어른이 된다는 것

by 자이미 2018. 5. 17.
반응형

잘못했습니다. 도망치던 지안이 길거리에서 고개를 숙인 채 반복한 사과다. 과거를 회상하며 동훈이 언급했던 발언을 기억하고 있었다. 진심에서 우러나왔던 사죄 의미는 너무 당연했다. 기범의 컴퓨터를 가져간 광일은 지안의 녹음 파일을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 


행복하자;

지안을 위해 더는 불행하지 않고 행복하겠다는 동훈, 어른이 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지안이 도청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동훈이 알게 되었다. 전화 달라는 동훈의 목소리에 놀란 지안은 당황했다. 그리고 모든 사실을 알고 있다는 말에 서둘러 다시 도주하기 시작했다. 경찰이 추적하고 있다는 사실과 기범이 붙잡혔다는 것을 지안은 알고 있다. 


잡히면 안 된다. 잡힌다는 것은 동훈이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동훈은 지안이 전화했던 것을 기억했다. 그리고 공중전화 부스에서 전화를 했다는 것을 확인하고 그곳으로 향하는 동훈. 황급히 도주하던 지안은 마치 속죄를 하듯 "잘못했습니다"를 반복하며 울었다. 


동훈은 윤희를 통해서도 더 확신하게 되었다. 지안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그녀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동훈은 한 점의 의심도 없었다. 이사들이 지안을 이용해 준영을 확실하게 끝내자는 제안에도 동훈은 자신이 함께 경찰서로 가겠다고 했다. 


지안을 그저 소모품처럼 여길 수 없었다. 누구보다 지안을 알게 된 지금 동훈에게는 그저 복수를 위한 도구가 아닌 지켜줘야 할 가장 가까운 친구였다. 지안이 전화를 했던 공중전화 부스 근처를 뒤져도 찾을 수는 없다. 동훈이 유치장에 있는 기범을 찾은 이유는 간절하게 지안을 만나야 했기 때문이다. 


동훈은 기범에게 "지안에게 연락 달라고, 아무것도 아니라고"전해 달라고 한다. 동훈과 지안은 알고 있는 "아무것도 아니다"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최소한 둘은 잘 알고 있다. 도망치다 사고까지 난 지안이 찾은 곳은 청소일을 하던 아저씨 춘대의 고물상이었다. 


어린 지안을 이해하고 어른으로 지켜줬던 인물. 지안이 마지막으로 찾을 수 있었던 공간이었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식음을 전폐하고 자책만 하고 있는 지안. 그런 지안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던 춘대는 동훈에게 연락을 했다. 지안을 안정시킬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 동훈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동훈이 지안 앞에 등장하자 놀란 그녀는 선제적으로 공격을 했다. 그동안 살아왔던 지안의 흔적들이 그 방어기제에 모두 들어가 있었다. 평생 누군가와 대치하며 살아야 했던 지안은 그게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지안에게 동훈은 "고맙다"고 했다. 


도청을 한 자신을 질책하지 않고 고맙다고 하는 동훈. 자신의 거지 같은 인생을 듣고도 좋아해줘서 고맙다는 동훈은 진짜 어른이었다. "다 아무것도 아니야. 나 안 망가져. 행복할 거야" 동훈은 지안이 짊어지고 있는 마음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행복하게 살겠다고 다짐했다. 그게 곧 모두가 행복해지는 것이란 사실을 이제 동훈도 안다. 


"아저씨가 정말 행복했으면 했어요" 동훈의 본심을 듣고 서럽게 울며 꺼내 놓은 지안의 속마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처음 시작은 나쁜 마음이었지만, 동훈의 실체를 알고 그의 본심을 알아가며 변하기 시작한 지안. 그렇게 지안은 '나의 아저씨'를 지키고 싶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후 지안은 궁금했다. 정말 자신이 밉지 않냐고 말이다. 동훈은 "사람을 알아버리면 그 사람이 무슨 짓을 해도 상관없어. 내가 알아"라는 말로 대신했다. 지안이 어떤 사람인지 아는데 도청을 한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수는 없다고 동훈은 알고 있다. 그 행위가 나쁘지만 그 과정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비난의 대상이 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동훈과 함께 온 지안을 반갑게 맞아주는 정희. 그리고 동훈에게 도청 프로그램 지우겠다는 지안. 잠자리에 누워 동훈의 숨소리, 발걸음 소리, 주변의 소음까지 정겨웠던 그 모든 소리들이 일순 사라졌다. 지안은 동훈과 긴밀하게 연결해주었던 도청 프로그램을 지우고 눈물을 흘렸다. 마지막 연결 고리처럼 여겨왔던 것과 이별이 주는 아쉬움과 작은 불안 때문일 것이다.


정희네 집이 다시 왁자지껄해졌다. 정희 주방에 지안이 있음을 확인하고 행복해 하는 후계 사람들. 동훈이 지안을 찾아다니고 있음을 알고 있던 형제들은 전화하기에 바쁘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나가던 지안을 자신이 붙잡았다는 정희. 그리고 오랜만이라며 동조해주는 동훈. 지안이 가지고 싶은 이웃들이었다. 


유라의 장난도 싫지 않았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남겨진 반발은 나이를 묻는 유라에게 "삼만살"이라는 말로 대신하게 한다. 다른 자리라면 싸우자는 의미로 받아들였겠지만 후계 사람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는 누구가는 사만살이 되고, 모두에게는 오만살이 찌푸려지는 이유가 되어 웃게 만든다. 


모두가 떠난 후 정희와 단 둘이 있던 지안이 "다시 태어나면 이 동네에서 태어나고 싶어요"라는 말은 간절함이었다. 평생 지독함으로 점철되었던 인생. 처음으로 인간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해준 곳. 그곳에서 다시 태어난다면 지안도 다른 누구처럼 평범한 삶을 살 수 있었을 것이다. 집으로 향하던 동훈이 혼잣말처럼 "행복하자"는 말과 지안과 동훈의 대화를 듣고 광일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특별함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회장과 점심 식사 자리에서 동훈은 모든 것을 털어놨다. 그리고 회사를 자신도 떠나겠다는 의사 표시까지 했다. 준영과 자신 부부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책임지고 싶다는 동훈과 말리는 회장. 회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 알 수는 없지만, 동훈과 같은 사람을 잃고 싶지는 않다. 


어른이 된다는 것. 쉬운 게 아니다. 그저 시간이 지나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되는 물리적 행태는 누구에게나 하나의 흐름처럼 주어지는 것일 뿐이다. 그렇게 나이를 먹는 것이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행위다. 


지안은 동훈을 통해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는 법을 배웠다. 동훈은 지안을 통해 어른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들은 서로를 통해 함께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다.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기회를 지안은 잡았다. 결자해지 후 지안은 후계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그리고 아저씨 동훈은 나의 아저씨가 되어 든든한 어른으로 지안 곁에 남을 수 있을까? 마지막 이야기가 남았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