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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결혼 못하는 남자 일본 원작을 넘어서지 못하는 이유

by 자이미 2009.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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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에서 2006년 일본에서 방송되어 공전의 히트를 쳤던 아베 히로시 주연의 <결혼 못하는 남자>를 리메이크한 동명의 드라마를 방송했습니다. 1, 2회 보여준 내용을 보니 일본 원작의 캐릭터와 에피소드까지 거의 배끼듯이 드라마화해 과연 리메이크인지 한국어 더빙용 방송인지 모호한 느낌마저 전해주었습니다.

1. 일본 원작의 탄탄함

아베 히로시 주연의 <결혼 못하는 남자結婚できない男(관련리뷰 읽기)>는 3년전 일본에서 방영되며 현지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였습니다.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있지만 고지식한 주인공은 그 성격으로 인해 결혼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신 역시 썩 결혼에 대한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정말 그는 뻔뻔할 정도로 솔로 생활을 만끽합니다.

그런 그가 매부가 있는 병원에 급히 실려가며 새로운 관계들이 확장되기 시작합니다. 바로 노처녀 여의사를 만나게 된 것이지요. 그렇게 그들 주변의 사람들을 통해 결혼에 대한 다양한 고민들을 자연스럽게 풀어놓은 수작이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장면중 하나는 아베 히로시가 고기집에서 혼자 고기를 주문해 먹는 장면과 이를 보며 설마 혼자는 아니겠지라는 여의사와 옆집여자의 표정은 지금도 즐겁게 다가오는 장면이었던 듯 합니다. 

일드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아마 거의 다 보셨을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었습니다. 여의사로 출연한 나츠카와 유이가 재일교포라서인지요? 더욱 정감이 갔던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옆집 여자역의 쿠니나카 료코나 쿠와노 밑에서 일하는 역의 츠카모토 타카시등 지금 생각해봐도 무척이나 잘 엮여진 배역들의 조합이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드라마를 볼때도 그랬지만 여전히 솔로 생활을 즐기는 상황에서 한국판 <결혼 못하는 남자>를 보니 결혼이라는 것을 바라보는 시각이 얼마나 바뀌었나 하는 생각에 드라마를 접하게 만들더군요. 결혼은 해야만 하는 것인지 아니면 선택인지 여러 생각들을 하게 해주었던 이 드라마는 한국으로 넘어오며 결혼에 대한 고민이 아닌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라는 외형적인 아쉬움이 압도하기만 했습니다.  
 
2. 우리만의 결못남이 필요했다

앞서서도 일본 원작의 뛰어남을 이야기했지만 그래서 그런지 판박이 드라마를 만들어낸 제작진들의 고민을 이해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지진희가 맡은 역할의 롤모델로서 아베 히로시만한 연기는 찾아보기 힘들테니 말입니다.

지진희 역시 기자회견에서 "캐릭터가 일본 드라마에서 잘 살아있고 완벽하게 표현돼 있다"며, "특별히 더 할 것도 덜 할 것도 없는 상황이다"라고 이야기를 할 정도로 새로운 그만의 캐릭터를 창출해내는 것이 아닌 이미 완벽한 모습을 보인 아베의 연기톤을 그대로 답습하기에 급급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재 원작 드라마를 보신분들이라면 말투나 행동등에서 아베 히로시의 모습을 얼마나 비슷하게 재현하는지에 초점을 맞춰도 좋을 정도였습니다.

엄정화가 연기한 여의사나 옆집 여자역의 정유진, 회사 동료인 유아인과 양정아등도 일본 원작의 캐릭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주내에서 연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배우들을 탓하고 싶지않습니다. 그런 연기를 요구한 연출자의 문제일테니 말입니다.

이 드라마를 리메이크하기로 결정하며 여러가지 고민을 했을 제작진은, 초반엔 성공했던 일본 드라마를 그대로 답습하는것이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결정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실망스럽기 그지없었습니다. 일드 원작을 이미 본 이들에게는 원작의 배우들과 겹쳐지며 자연스럽게 비교를 할 수밖에는 없게되고, 원작을 능가하지 못하는한 좋은 평가를 받을 수없는 것은 자명한 일이될 수밖에는 없는 것일테니말입니다.

아무리 원작이 있는 작품이어도 한국에서 리메이크를 했다면 우리만의 고민과 성찰이 있었어야 했다고 봅니다. 이제 겨우 2회 방영에 너무 에둘러 이야기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에피소드와 행동 하나하나 장면마저도 장면을 잡아내는 카메라의 앵글마저도 원작과 같다면 과연 이 드라마를 어떻게 봐야할지 모호해지는 순간이 아닐 수없습니다.
기자회견에서 지진희의 이야기를 다시 언급하자면 4회까지는 원작 드라마와 비슷하지만 이후부터는 한국의 정서에 맞게 바뀔 것이라합니다. 문제는 5회부터 이어질 방송분이 어설픈 재창조로 나아갔을때 원작따라하기에도 실패하고 우리만의 리메이크에도 실패하는 악수를 두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됩니다.

혹자는 원작과 다르게 갔다면 원작과 다르다고 비판했을 것이라고 이야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럴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은 원작보다도 못했기 때문이겠지요. 결혼을 꺼리고 아이 낳기를 거부하는 2009년 대한민국에 <결혼 못하는 남자>는 무척이나 어울릴법한 드라마입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그들만의 고민이 필요할 것입니다.


- 일본원작 <결혼 못하는 남자>영상 클립, KBS 공식 홈페이지 공개사진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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