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로 인해 모든 의문들은 풀렸습니다. 그 과정이 어이없는 이유이지만 사람이란 그렇게 무모하고 황당한 짓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는 존재들이기도 합니다. 꼬일 대로 꼬여버린 이들의 욕망들은 그렇게 충돌하면서 종말을 향해 브레이크 없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마지막을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볼 수 있을 듯합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살인을 저지른 윤호도 결국 죽게 됩니다. 선을 아무렇게나 넘어서면서도 그 모든 것이 재벌 상속자인 종수를 위함이라 생각하는 그는 고교시절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었습니다.
도주 중 닥터에 의해 자신이 친구들에 의해 살해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분노했습니다. 그렇게 종수에게 태진이 모든 것을 조정하는 존재라며 자신을 도우라고 요구했습니다. 그 정도까지면 됐지만, 윤호는 종수의 아킬레스건인 마약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어버린 윤호는 이제 살 수가 어려운 일이 되었습니다. 태진이 요구했던 상황에도 차마 살인은 꺼려했던 종수지만, 자신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치현에게 제거를 명령합니다. 하지만 치현은 모자라지만 친구인 윤호를 죽일 수는 없었습니다.
가족도 찾지말고 그대로 영원히 사라지라며 죽음만은 피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학습신조'를 외치며 치현을 자극한 윤호는 그렇게 땅에 묻히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윤호에게는 그저 종수만 존재할 뿐 다른 이들은 자신과 크게 다르지 않은 존재정도로 생각해 왔습니다.
자신은 살인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도, 누군가의 공격은 부당하게 생각하는 윤호의 죽음은 당연하게도 치현의 몰락으로 이어집니다. 문제는 종수까지 몰락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이는 작가의 선택일 듯 합니다. 원 회장에 의해 종수는 이 범죄에서 제외되며 태진을 비롯한 자들이 법정에 선다면 현실적일 겁니다.
하지만 종수까지 몰락하게 된다면 너무 소설같은 이야기가 될 수 있겠죠. 우리가 사는 현재는 그 어떤 권력보다 돈의 힘이 강하니 말입니다. 더욱 종수는 원 회장이 염원하던 재개발사업을 만들어냈습니다. 모든 큰 그림과 세부적인 사안들을 태진이 계획했다고 하지만, 실제 움직인 이는 종수였습니다.
원 회장은 처음으로 종수를 안아주며 이제 회장 자리에 앉아도 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약물 치료를 받으라고 요구합니다. 종수 역시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모든 것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금형그룹 회장이 된다는 사실이 종수에게는 최상의 시나리오이니 말입니다.
상의와 만난 태진은 그가 녹음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종수와 대화를 녹취한 것이 그라는 사실도 확인합니다. 그러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폭력을 행사하며 조롱하는 태진의 행동은 상의가 어떤 결론을 만들어내려 노력할지 너무 명확해집니다.
고교시절부터 상의를 인간취급도 하지 않았던 태진에게 그의 행동은 황당했습니다. 자신이 판 게임에서 그저 시키는대로 하기만 하면 되는데 하지 말아야 할 짓까지 벌이고 있다며 불쾌해했습니다. 하지만 태진의 이런 행동은 자기 무덤을 스스로 파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평생 그런 대접을 받으며 살아왔던 상의는 태진을 이번 사건의 주범으로 몰아넣을 완벽한 시나리오를 진행시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밀항하려는 공진욱과 마지막 통화를 하며 해당 밀항선의 위치를 알려주고, 자신이 박태진 검사라고 언급합니다.
마약을 파는 닥터가 현직 검사라는 사실에 황당해하는 공진욱에게 그가 자신에게 취조받은 사실들을 언급합니다. 세세한 사안들까지 언급하는 상황에서 공진욱은 믿을 수밖에 없었죠. 마약상인 윤 사장이 아닌 초보인 공진욱을 선택한 이유도 알려줬습니다. 다루기 쉬운 존재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모든 상황들은 이제 태진을 가르키기 시작했습니다. 종수 일당과 모인 자리에서 그들이 윤호를 죽이려는 음모를 녹취한 자료가 있습니다. 이 상황은 태진이 주도했고, 그는 윤호를 살려둬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결국 이는 윤호 죽음으로 인해 결정적 증거로 작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태진은 마약을 팔면서 그동안 제조는 상의가 판매는 준서가 하는 방식으로 자신은 정체를 숨겨왔습니다. 지금 당장 이 모든 것이 공개되면 처벌받을 존재는 상의와 죽은 준서가 전부라는 의미입니다. 그런 점에서 공진욱에게 자신이 박태진이라고 언급한 부분은 중요하게 작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닥터가 현직 검사 박태진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 그는 빠져나갈 틈도 없어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상의를 만나려다 태진과 나누는 대화를 통해 보다 실체적 진실에 다가간 재경과 윤진은 문제의 냉동창고로 갑니다. 상의가 증거를 보여주겠다며 데려간 그곳은 실제 마약이 만들어지던 곳이었습니다. 재경이 추측했던 내용이 실제로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명국이 만든 마약을 바탕으로 상의가 만든 것이 바로 '레몬뽕'이었습니다. 그리고 재경을 마약 중독자로 만든 것도 상의였습니다. 재경과 준서만 알고 있다는 비번은 항상 맞기만 하는 상의를 위해 고교시절 알려줬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100억의 비자금 비번이 그 번호일 가능성도 커 보입니다.
재경을 마약에 중독시켜 레몬뽕의 실체를 추적하도록 하려 한 상의는 공진욱을 놓치며 모든 것이 엉망이 되었다고 오히려 재경 탓을 했습니다. 상의는 고교시절부터 지금까지 항상 그렇게 남탓하며 살아왔던 존재입니다. 그런 자신을 인간처럼 대해준 준서에 대한 집착이 생겼고, 자신보다 더 친한 재경과 윤진이 싫었다고 했습니다.
재경이 강제 전학을 가게 되고, 윤진이 짧은 연애 관계를 마무리할 수밖에 없는 것도 상의의 짓이었죠. 그런 그는 지금도 남 탓만 합니다. 준서가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방관하던 상의는 그가 죽은 후 그 이유를 다시 친구들 탓으로 돌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상황이라면 상의는 준서를 죽인 존재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그렇기에 더욱 유력한 살해 용의자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태진도 용의자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운 상태입니다. 해독제도 없다고 하지만, 상의는 이미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그게 중요한 것은 상의가 공진욱에게서 받은 경찰 권총을 재경에게 돌려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일주일 안에 권총을 반납해야만 하는 재경을 위한 선택지가 되니 말이죠. 여기에 재경을 눈엣가시로 여기는 강력팀 유 경감이 마약범죄자를 통해 재경이 마약에 중독되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그로 인해 사건을 해결해도 위기에 처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해독제가 있어야만 합니다. 그렇게 되면 최소한 재경은 이 모든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천연재료에서 찾은 마약이라는 점에서 기존 합성 마약과 달리, 해독이 가능한 방법도 존재할 겁니다. 과연 상의가 이를 재경에게 줄 수 있을지가 문제입니다.
종수는 어렵게 재개발권을 따내고 신종 마약 파티를 요구합니다. 약물중독 치료를 하겠다는 종수의 말에 치현은 상의에게 약을 요청합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태진을 감시하라고 붙인 이들이 상의가 재경과 만나는 장면을 찍은 사진을 치현에게 보냈습니다.
상의가 모든 사실을 재경에게 밝혔음을 안 치현이 그를 그대로 둘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그나마 친했던 윤호까지 제거한 상태에서 상의 정도는 얼마든지 처리할 수 있는 치현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 자신의 승진에 분노하는 태진은 원 회장을 찾아갑니다.
자꾸 선을 넘는 태진을 불쾌해하던 원 회장은 그가 마약을 팔아 비자금을 챙기고 있었음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 돈으로 재개발사업에 참여하려 한다고 비난하자, 태진은 원 회장이 성공한 이력을 언급합니다. 정상적인 회사를 강탈해 현재의 금형그룹을 만들었다는 태진의 공격은 선을 한참 넘어선 행동이었습니다.
윤호가 종수의 마약 사실을 언급한 것과 다를 것이 없는 태진의 행동은 그의 몰락이 점점 가까워졌다는 의미입니다. 돈에 대한 집착이 강했던 태진은 원 회장에 의해 완전히 버러 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상의는 이명국 시체를 옮긴 것도 자신이라고 재경에게 말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도운 것이 노규민이라 했죠. 준서가 사망하던 날 현장에 택시를 타고 갔는데 운전했던 이도 노규민이었습니다. 규민은 2005년 경태가 죽던 날 그 모든 것을 목격한 유일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준서는 규민을 챙겨 왔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연금보험을 보령에 사는 할머니가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 할머니는 경태나 규민의 가족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모든 상황들은 결국 재경이 더는 준서를 외면하지 못하게 만드는 이유로 작동할 듯합니다.
딸을 살리기 위해 준서는 태진의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마약을 팔아 비자금을 만들려는 태진과 딸을 살리기 위해서는 5억이 필요했던 준서는 절박했습니다. 하지만 태진은 준서의 절박함만 이용하고 비번을 알려주지 않아 딸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만들었습니다.
모든 악의 시작인 태진은 이제 더는 벗어날 수 없는 상태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흩어져 있던 모든 것들은 조금씩 맞춰지기 시작했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재경은 어떤 결말을 만들어낼까요? 그 비자금은 윤진에게 얼마나 돌아갈 수는 있을까요? 그리고 재경은 권총과 마약의 덫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남은 두 번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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