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상과 진희, 쌍 토끼들의 셔플 댄스에 사랑을 담았다
김병욱 사단의 시트콤에 출연했었던 배우들의 카메오로 등장하는 것은 비단, 그의 시트콤에서만은 아닙니다. 이들의 카메오 출연이 재미있는 것은 그들의 등장에 연속성을 부여해주기 때문 일것입니다. 정일우에 이어 등장한 박해미는 자신이 시트콤에서 보여주었던 연기 톤을 그대로 유지한 채 내상의 새로운 도전에 힘을 부여해주는 천사와도 같은 존재로 자리했습니다.
단역 배우들을 공급해주는 사업을 시작한 내상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합니다. 어쩌면 마지막 일수도 있는 그의 도전은 그래서 더욱 특별할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낯선 분야에 도전한 그에게 지난 특수효과를 하던 시기와 다른 것은 충분한 제어가 힘들다는 점입니다. 아무런 준비도 안 되어 있는 단역들을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준비된 단역으로 만드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장에서 지적을 많이 받은 내상은 단역 배우들을 집으로 데려옵니다. 집에서 남는 방 한 칸을 '안예술'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는 내상은 좀처럼 연기력이 없는 그들에게 최소한의 소양이라도 가르치려 데려왔지만 결코 쉽지가 않습니다. 엉망인 그들 앞에 구세주처럼 등장한 이가 바로 박해미였습니다. 김실장의 소개로 내상을 찾은 그녀는 다른 단역 배우들과는 급이 다른 자연스러운 연기로 내상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습니다. 문제는 이런 해미의 모습이 유선에게는 좋아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지요.
거침없이 "아줌마"를 외치는 해미의 모습에 마음이 상했던 유선은 그녀의 능글거리는 표정마저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그런 유선이 가장 크게 마음 상했던 것은 해미와 내상의 연기였습니다. 현장에서 전혀 제몫을 해주지 못하는 남자 단역을 대신해 해미와 연기를 한 내상의 모습은 유선을 분노하게 만들었습니다. 주인공 뒤에서 히히 덕 거리며 모텔로 들어가는 모습이 거슬렸기 때문입니다. 유선의 표현대로 '착 달라붙어 그렇게 만지며 모텔'에 들어갈 필요가 뭐가 있느냐는 말에 '예술'은 그런 것이라 말하는 내상의 모습은 활기찼던 초반의 모습으로 돌아온 듯해서 즐거웠습니다.
마음에 드는 배우를 만난 감독의 마음처럼 들뜨고 행복하기만 한 내상은 해미와 연기를 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기만 합니다. 손발이 척척 맞는 그들은 "예술을 위하여" 자신의 몸을 내던지는 열연을 보여주며 환상 호흡이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카메오 출연의 좋은 예를 보여준 박해미는 여전히 거침없는 연기로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해주었습니다. 어쩌면 박해미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연기가 시트콤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시트콤에 등장한 그녀의 모습은 참 익숙하기만 했습니다.
등장인물들의 사랑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상황에서 계상과 진희의 관계 역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진희를 놀리는 계상의 모습 속에서 그가 진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진희가 계상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이미 여러 차례 상황극을 통해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계상의 변화는 무척 흥미로울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어느 날과 다름없게 출근 준비를 하던 진희는 비명을 지릅니다. 입고 갈 옷을 세탁기에 넣기만 하고 세탁을 하지 않아 당장 입고 갈 옷이 없기 때문입니다. 마음 착은 하선이 자신의 옷을 입고 가라고 하지만 '유아예방접종'을 해야 하는 오늘은 옷이 많이 더러워질 수밖에는 없어 집에서 입던 '토끼'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출근을 합니다.
하선의 염려와는 달리, 진희의 토끼 티셔츠는 계상에게는 즐거움으로 다가옵니다. 재미없는 농담을 참 즐겁게 하는 계상은 '귀 없다'라는 제스처를 가지고 말장난을 하며 진희를 '어! 이 없게'할 뿐이었습니다. 진희의 토끼 티셔츠가 진가를 발휘한 것은 아이들의 울음을 멈추게 하는 마법이 되면서 부터였습니다. 아이들이 친숙해하는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는 아이들의 울음을 멈추게 하는 비법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몸은 피곤했지만 계상에게 칭찬을 받을 수 있었다는 생각에 행복하기만 한 진희는 다음 날에도 같은 옷을 입고 출근합니다. 그런 진희 앞에 커플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토끼 티셔츠를 입고 온 계상의 모습은 정겹기만 합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다른 간호사들은 '커플티'를 입었다고 놀리기는 하지만 진희는 그런 놀림이 즐겁기만 합니다. 나아가 어린 환자가 같은 토끼 티셔츠를 입은 자신들을 보고 부부가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자 진희의 행복지수는 점점 높아지기만 합니다.
계상의 "토끼 토끼"와 동시에 진희의 "깡총 깡총" 구호는 이심전심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릴 듯했습니다. 어린 환자의 "토끼 귀엽다"는 발언에 "귀 없다, 귀 있다"를 동시에 외치는 그들은 정말 한 쌍의 다정한 연인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커피숍에서도 같은 티셔츠를 입은 그들을 커플이라고 보는 모습이나 휴대폰 고리를 걸지 못하는 자신을 대신해 걸어주는 계상의 모습은 진희에게는 정겹고 행복하기만 했습니다.
이런 그들을 정점으로 이끈 것은 '커피 메이트'를 받기 위해 벌인 댄스 경연대회에 나서 셔플 댄스를 추는 쌍 토끼들의 모습이었습니다. 귀엽다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그들의 셔플 댄스는 기존의 그 어떤 이들보다 보기 좋았다는 점에서 계상과 진희의 셔플 댄스는 흥겨움을 넘어 사랑스럽기만 했습니다.
삼일 째에도 토끼 티셔츠를 입고 가려는 진희에게 큰 난관이 닥칩니다. 토마토 쥬스를 줄리엔과 부딛치며 티셔츠에 쏟아버리고 말았습니다. 다른 옷을 입고 출근해도 좋은 상황에서 그녀가 토끼 티셔츠만 고집하는 이유는 단 하나였지요. 커플티라는 오해를 받는 것 자체가 행복했던 진희는 그런 오해가 현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비록 현실은 아니더라도 그런 오해를 지속했으면 했던 진희로서는 토끼 티셔츠는 고수해야만 하는 티셔츠였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계상은 학회 때문에 토끼 티셔츠를 입지 않고 출근을 해 진희가 원하던 커플 티는 아쉽게도 불가능하게 되어버렸습니다. 슬픈 토끼로 변해버린 진희의 티셔츠가 환하게 웃는 토끼로 변하게 된 계기는 빌린 그릇을 돌려주러간 계상의 집에서 진희가 그토록 원하던 티셔츠를 계상이 입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런 계상을 바라보며 "윤 토끼님 자꾸 그거 입으시면 안 되는데. 누가보고 또 커플이라고 하면 어쩌라고"라는 진희의 모습에는 사랑이 가득했습니다.
아직은 계상과 진희가 연인이 될 것이라는 예측을 하기는 힘듭니다. 이적의 부인이 이들 중 한 명이라는 사실만은 명확한 진실이지만 다른 커플들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았기에, 그동안 김병욱 사단이 보여주었던 방식을 보면 이적을 제외한 커플은 전무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어떤 결과를 낼지 알 수는 없지만 사랑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특별한 능력들을 보여주는 김병욱 사단의 장기가 잘 살아나고 있는 러브 라인들은 흥미롭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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