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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고수보다 강한 장혁이 더 끌리는 이유

by 자이미 2010.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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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극에 등장하는 두 배우 고수와 장혁은 둘 다 멋진 배우입니다. 우선 외모를 따져봐도 남성들이 봐도 매력적입니다. 그렇다고 안되는 발음에 그저 얼굴로 모든 것을 말하는 배우도 아닙니다. 그들이 보여주고 있는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이하 클스)>나 <추노>에서 보여주는 연기는 정상급입니다. 비교하기 힘든 그들중 장혁이 더 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2010년 대한민국이 만든 영웅들

두 멋진 배우의 명암이 바뀔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강한 남자와 부드러운 남자의 차이때문입니다. 작년 한해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었던 단어들중 하나가 '짐승돌'이었습니다. 짐승같은 야성미와 아이돌의 합성어인 이 명칭은 많은 이들이 선호하는 트랜드를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아이돌은 그동안 멋진 외모, 나아가 여자보다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어린 가수들을 통칭하던 단어였습니다. 그런 부드럽고 여성스럽기까지 했던 단어가 유약함을 버리고 강함으로 포장한 '짐승돌'이 되었던 것은 택연의 변신이 큰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백지영과 함께 했던 택연의 퍼포먼스등이 화제가 되면서 덩달아 세간의 이목을 집중하게 했던 '짐승돌'은 이후 연예계의 가장 큰 화두가 되었습니다. 이런 추세를 이어간 2PM의 '하트비트'는 하반기 최고의 히트곡이 되었습니다. 무대위에서 펼치는 강한 남자들의 퍼포먼스는 잘 만들어진 근육을 내보이면서 절정을 이룹니다.

이런 강한 남자 퍼포먼스는 부드럽고 착한 동생 이미지인 이승기를 봐도 알 수있습니다. 언제나 여리고 부드러운 남자일 것만 같았던 이승기가 자신의 콘서트에서 멋진 복근을 선보인 퍼포먼스는 '짐승돌'의 위력이 어느정도인지 알 수있게 해주었습니다.
이런 강한 남자는 드라마에서 꽃을 피웠습니다. 하반기 최고의 화제작이었던 이병헌 주연의 <아이리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강한 남자들의 강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무적에 가까운 주인공이 생사를 넘나드는 고생을 하는이야기에 많은 이들은 열광했고, 이는 얼마나 많은 이들이 강한 남자를 기다려왔는지를 확인하게 만들어준 사례라고 할  수있습니다.

여기 강한 남자와 경쟁을 시작한 부드러운 남자 고수가 있습니다. 분명 고수에게는 드라마가 주는 정통 멜로라는 한계로 인해 강하지만 부드러운 외유내강의 이미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유외강(혹은 내강외강)으로 중무장한 남자들로 인해 그저 부드러운 여자같은 인물로 한정되어져 버렸습니다.

현대 사회의 강함을 표현했던 <아이리스>가 과거로 회귀해 <추노>로 다시 한번 남자들의 강함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등장부터 잘 정리된 복근을 전면에 내세우고 화려한 액션을 표방한 이 드라마는 단숨에 수목드라마 강자로 우뚝섰습니다.

드라마가 가지는 매력도 있지만 그 안에 담겨진 강한 남자에 대한 동경은 여전히 2010년에도 유효할 것임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사는 것 자체가 고통인 상황에서 눈물이나 흘리고 있어야 하는 현실이 싫습니다. 많은 이들은 현실만으로도 충분히 슬픈데 굳이 TV속에서 슬픔을 바라보고 울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눈물'을 전면에 내세웠던 <일밤>이 제자리걸음만 하는 이유도 그 지점에서 문제점을 찾을 수있습니다. <클스>가 생각보다 고전하는 이유도 정통멜로가 가지는 한계 때문이라고 볼 수있습니다. 사랑에 울고 웃고 하는 이 이야기가 재미없다기 보다 웃고 떠들고 나를 구원해줄 것 같은 멋진 남자들의 강함을 이길 수없기 때문입니다.

강요된 백수, 실업대란, 청년백수, 실업자 100만 시대, 명퇴, 취업대란등 우리 사회는 비굴해지기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선 모든 가치마저도 바닥에 내던져야만 하는 사회를 만들었습니다. 소수의 가진자들에게 목숨까지 바칠 듯 충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강한 자신'을 버린지는 오래입니다.

그런 사회가 만들어낸 울분을 해소하기 어려운 대중들에게 '짐승'이라는 아이템은 극적으로 다가왔던 듯 합니다. 자신이 되고 싶은 이상향의 아바타가 연예인을 통해 전달되며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고, 그런 열광은 해가 바뀌어도 여전히 위력을 떨치고 있습니다.

사회적인 문제가 만들어낸 '강한 남자의 신드롬'은 한동안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올 한해 625 전쟁 6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전쟁 드라마가 기획되고 촬영중임을 감안하면, 올 한해는 포성이 끊이지 않는 강한 남자들의 독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감각적인 영상과 사랑이라는 본질에 대한 다양한 요구와 소통을 이야기하는 '클스'는 시대를 잘 못만난듯 합니다. 배우들의 열연도 휘몰아치는 강한 이야기들에 묻힐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 대세를 거스르는게 얼마나 힘든지 <추노>와 <클스>를 보면 쉽게 알 수있습니다.

강함과 성, 해학을 무기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추노>는 <아이리스>를 넘어서 KBS의 효자 드라마가 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강한 남자들이 대접받고 선호되는 세상. 눈물보다는 폭력으로 울분과 스트레스를 해소하게 만드는 사회가 문제일까요? 이런 강한 남자에 대한 동경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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