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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남자의 자격-평균 나이 사십, 지리산 등반이 특별했던 이유

by 자이미 2010.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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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나이 40의 남자들이 모여 겨울 지리산을 등반한다는 목표 자체가 무리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저질 체력의 지존으로 불리우는 김태원과 이윤석의 모습은 지난 하프 마라톤을 통해 여실히 드러내 보이기도 했습니다. 에너자이저 김성민 역시 하프 마라톤에서 보였듯 좋지 않은 체력이 지리산 등반에도 힘겨움으로 드러나며 그들의 지리산 등반은 염려스럽기만 했습니다. 그런 그들이 최악의 기상악화에도 불구하고 지리산을 등반한 이유는 분명했습니다.

평균 나이 사십, 다시 시작하다

100여년만의 폭설이 내린 시기에 지리산 등반을 한다는 것은 무리였습니다. 더욱 체력적인 문제가 시급한 멤버들이 포진하고 있는 '남격'은 심각해 보였습니다. 그런 그들이 등산장비로 중무장을 하고 전문 산악인이 인솔을 한다고는 하지만 눈쌓인 지리산을 오르는 것은 고행과도 같았습니다.
에너자이저로 모든 도전에 활기차던 봉창이는 지난 하프 마라톤에서부터 현격하게 떨어진 체력을 드러내더니 이번 등반에도 힘겨워하는 모습을 자주 노출했습니다. 염려스러웠던 국민할매는 의외로 선전을 하며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켰습니다.

그가 그렇게 힘을 낼 수 있었던 이유는 '지난 하프 마라톤의 모습을 보고 실망했다는 딸 때문'에 이를 악물고 도전을 했다는 김태원의 말처럼 그들에게는 산을 올라야하는 각자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자신의 체력때문에 걱정이 많은 가족을 위해 이번 등반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이윤석은 노고단을 1Km를 남긴 지점부터 거의 일어서지 못할 정도의 체력 저하를 나타내며 우려를 샀습니다.

그렇게 드러누워 움직일 기력도 없는 그를 위해 함께 기다리고 독려하며 등반을 한 이정진의 모습은 정말 특별해보였습니다. 남격 멤버들중 등반 경험이나 체력에서 우세하기는 했지만 타인을 위해 자신을 철저하게 희생시키는 그의 모습은 이번 '지리산' 등반에서도 돋보였습니다. 화면에 자주 잡히지는 않았지만 결정적인 역할을 자임함으로서 그를 다시 보게 해주었습니다.

나이들고 체력적으로 문제가 있는 멤버들을 위해 따뜻한 차를 준비하고 삼각 김밥들로 중간 중간 요기할 수있도록 하는 그의 섬세한 배려는 부실 체력의 남격이 큰탈없이 노고단에 올라설 수있도록 만든 원동력이었습니다. 웃기지 못해 항상 편집을 당해야만 했던 그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전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모두들 노고단으로 입성한 후에도 기력을 회복하지 못하는 이윤석을 위해 묵묵히 자리를 지켜내고 부축하고 마지막까지 목적지에 함께 하는 모습에서는 '남격-지리산을 가다'가 무엇을 이야기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었습니다.  혼자가 아닌 함께이기에 가능한 도전들. 그런 도전과정속에서 서로가 서로를 위해 도움을 주고 받는 그들의 모습은 '남격'의 진정한 매력이었습니다.

그런 동생들의 배려로 겨우 노고단까지 오를 수있었던 형님들 삼인방인 '이경규, 김태원, 이윤석'은 지쳐 잠시 잠이든 동생들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는 따뜻함을 보여주었습니다. 까칠하고 매사에 불만 투성이었던 이경규의 변화는 이번 '지리산'이 보여준 특별함이었습니다.

거침없는 산행과 남들보다 솔선수범을 보이는 그의 모습에서 진정한 리더의 자격을 느낄 수있었습니다. 그렇게 지치고 힘든 지리산 등반을 마친 그들은 다음날 산행을 위해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체력적으로 한계에 다다른 멤버들로 인해 다음날 반야봉 등정은 이경규와 이정진만이 참여를 했습니다. 하지만 기상 악화와 누적된 피로를 호소하는 경규로 인해 포기하고 노고단으로 돌아와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포기마저도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해봤을때 그들의 결단은 현명했습니다. 그저 목적을 위해 무리한 산행을 하다 최악의 상황을 겪을 수도 있었기에 겨울산행에서의 포기는 전진보다 때론 현명하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선발대보다는 하루 늦었지만 지옥의 코스를 넘어서야 하는 후발대 '김국진과 윤형빈'의 고단함은 선발대 못지 않았습니다. 지옥 코스로 불리우는 등산로를 엄홍길 대장의 안내로 무사히 올라선 그들은 다음날 '삼대가 공덕을 쌓아야지만 볼 수있다'는 천왕봉 해맞이를 위해 산행을 시작합니다. 이른 새벽부터 움직여 통천문을 지나 정상에 올라선 그들은 하늘을 밟고 서있는 듯한 기묘함을 경험합니다. 

구름사이에 살짝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해는 정상에 모여있는 이들뿐 아니라, 이런 특별함을 전달하기 위해 화상통화로 전달된 이경규에게도, '남격'을 본 많은 시청자들 모두 느낄 수있는 장엄함이었습니다. 김국진이 지옥 코스를 오르며 '지옥의 끝은 천국'이라고 이야기하듯 그들의 겨울 지리산 등반이 특별하게 다가왔던 의미는 그곳에 있었습니다. 

평균 나이 40대는 우리 시대 가장 우울한 가장들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경제난으로 인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직장에서 해고를 당해야 하고,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서는 무슨일이든 다시 시작해야만 하는 그들에게 인생은 눈덥인 지리산과 별반 다른게 없었습니다. 

힘겹게 올라서며 때론 삐끗해서 넘어지기도 하고, 도저히 일어설 기운도 없어 눈밭에 쓰러져있어도 결국에는 목적지까지 올라서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많은 것들을 생각했을 듯 합니다. 이경규도 이야기 하듯 '인생도 산을 오르고 내리는 것처럼 굴곡'져있을 뿐입니다. 각자에게 주어진 길들이 힘들다고 포기해버린다면 결코 '지옥뒤에 버티고 서있는 천국'의 아름다움을 볼 수는 없겠지요. 

평균 나이 40이 넘은 '남자의 자격' 멤버들은 우리시대 우울한 가장들을 대신해 용기와 희망의 지리산 등정을 이뤄냈습니다. 비록 힘겹게 목적지에 올라서고 계획들을 수정하기도 하고, 또다른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하기도 했지만 그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만으로도 충분한 의미를 얻을 수있었습니다.  

산이 있고 그 산을 오르며 만용이 아닌 자연에 거스르지 않으며 자신을 조절해내는 과정만으로도 그들은 많은 것들을 느꼈을 듯 합니다. 자신들의 색깔을 확연하게 드러내며 의미들을 발견하는 그들의 모습이 그 어느때보다도 정겹고 의미있게 다가왔던 '겨울 지리산 등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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