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2. 2. 07:48

지붕 뚫고 하이킥-브로콜리 너마저와 김병욱 PD의 공통점

김병욱이라는 이름은 시트콤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독보적입니다. 그가 내놓은 시트콤들은 곧 대한민국 시트콤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확실한 자기만의 색깔로 시청자들과 호흡하는 그는 이번에도 소위 대박을 치고 있는 <지붕 뚫고 하이킥(이하 지붕킥)>으로 자신의 명성이 허성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브로콜리 너마저 같은 스텐레스 김

전 세계적으로 드라마의 인기는 대단합니다. 돈을 내고 특정한 공간을 찾아가야만 즐길 수 있는 영화나 연극, 뮤지컬과는 달리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며 무료로 집안에서 가족과 혹은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드라마는 지친 현대인들에게는 달콤한 유혹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일본은 한 편이 1주일에 한 번 방송됩니다. 그런만큼 다양한 드라마가 일주일 내내 편성되어져 있습니다. 골라보는 재미로 치자면 국내보다는 좀 더 다양한 작품들을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도 동일합니다. 일본이 미국의 시스템을 따라 갔다고 하는게 옳을 것입니다.

미국 드라마의 특징은 이젠 기본이 된 시즌제입니다. 왠만한 드라마는 시즌제를 목표로 제작되고 길면 십여 년간 시즌이 지속됩니다. 그만큼 끈끈하게 시청자들과 호흡을 하기 위해 정성을 들입니다. 일본의 경우도 일반적이라 부르기는 힘들지만 시즌제 드라마가 제법 많습니다. 미국드라마가 24부 정도까지 이어지는 것과는 달리 한국의 16부에서 24부작이며 일본은 이에 훨씬 못미치는 8부에서 12부작의 상대적으로 짧은 런닝타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일본이 일주일에 한 편의 드라마가 방송되는 것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두편이 일주일에 방송되는 형식으로 8주 분량의 드라마들이 계속해서 보여집니다. 두달에 한 번꼴로 새로운 드라마들을 접해보는 방식이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국내에는 일주일에 다섯번 방송되는 열악한 시트콤이 있습니다.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국내의 시트콤 방송 환경으로 인해 우린 시즌제 시트콤을 볼 수가 없습니다. 일주일에 한 편이 방송되는 외국의 경우와 달리 일주일에 5번이 방송되는 현 시스템에서는 결코 오랜 시간 동안 함께 호흡 할 수가 없도록 요구합니다. 물론 시즌제로 진행된 시트콤도 있었지만 김병욱표 시트콤으로서 시즌제는 현제의 시스템에서는 볼 수 없을 듯 합니다.

20분이라는 짧은 시간이라고는 하지만 연결점과 그날그날 주제를 담아내야 하는 시트콤은 어쩌면 대하 드라마보다 힘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짧은 시간안에 함축적인 메시지를 전달해야만 하고 웃음은 기본에 이젠 감동까지 전해야 하는 시트콤은 왠만한 정신이 아니면 감히 시도도 하기 힘든 장르가 되어버렸습니다.

김병욱 PD가 3년만에 시트콤으로 돌아온 것도 강행군의 여파이기도 합니다. 그런 그들의 강행군은 어쩔 수 없는 한계로 다가옵니다. 매일 밤샘 촬영을 해야만 하는 상황은 제작진들과 배우들이 지쳐 쓰러지기 일쑤이고 그런 극한의 촬영 조건에서 황정음과 윤시윤이 신종플루 확진 판결을 받음으로서, 어쩔 수 없는 일주일 동안 스페셜이라는 이름으로 결방을 하게 되었습니다.
매일 <지붕킥>을 기다리는 팬들에게는 아쉬운 일주일이 되겠지만 제작진이나 배우들에게는 그나마 한 호흡 길게 심호흡 할 수 있는 일주일이 될듯 합니다. 매일 초치기를 하듯 진행하던 그들에게 일주일은 쉬는 시간은 아니겠지만, 심적인 여유를 가지고 좀 더 완성도 높은 마무리를 해나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테니 말입니다.

김병욱 PD가 어쩔 수 없이 스페셜을 편성하고 미안한 마음에 홈페이지에 올린 장문의 글은 그가 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을 수 밖에는 없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마음을 단순히 기자들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 아닌 팬들에게 직접 드러냄으로서 그가 소통하고자 하는 이가 누구인지를 명확하게 해주었습니다. 마치 무도 김태호PD가 그러하듯 김병욱 PD의 시선과 팬들에 대한 마음도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보게 합니다. 

어쩌면 이 인사가 종영인사를 겸하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열악한 제작환경 속에서 함께해준 작가분들 스태프분들께
함께해서 영광이었단 말씀을 미리 전합니다.
그리고 한분 한분 다 추억과 함께 호명해 보고 싶은 연기자 분들..

하이킥 시리즈를 줄곧 저와 함께 해주신, 저한테는 아버지 같은 이순재 선생님.. 밤을 꼬박 새는 그 힘든 촬영일정을, 당신 씬을 조금만 앞 당겨주면 안되겠냔 말씀 한마디 없이 묵묵히 아침까지 인내해주신 선생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네버엔딩 스토리> 열창 장면에서 선생님은 자신이 왜 국민배우이신 가를 인증하셨습니다. 
                                                                                       -  공홈에 올린 김병욱 PD 글 전문읽기                                

이 장문의 글을 읽으면 출연진 개개인에 대한 애정과 개개인을 극중에서 마음껏 표현해주지 못한 아쉬움들이 절절히 묻어납니다. 시간 내서 글을 읽어보시면 그를 깊이 있게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인디신에 주목받는 뮤지션들은 많습니다.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는 못해도 그누구보다 뛰어난 음악성을 가진 수 많은 인디 밴드들 중 모던락 밴드인 <브로콜리 너마저>는 어쩌면 김병욱 PD의 감성과도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성을 유지하면서도 대중성을 확보한 <브로콜리 너마저>와 김병욱표 시트콤은 닮아 있습니다.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자신만의 독특함을 흔들림없이 견지해 내면서도 대중적인 사랑까지 얻어내는 그들의 신기에 가까운 능력은 사랑스럽기만 합니다. 

기본에 충실한 그들은 그 기본에 충실해서 특별할 수 밖에는 없었습니다. 엇박이 만연하고 기계음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시대에 정박을 추구하고 기본에 가까워지려 노력하는 <브로콜리 너마저>와 <지붕 뚫고 하이킥>은 재미있게도 많은 부분이 닮아 있습니다. 
오늘 '앵콜요청금지'나 '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혹은 '유자차'나 '커뮤니케이션의 이해', '보편적인 노래'등을 들으며 <지붕킥>을 떠올려보는 것도 즐거운 유희가 될 수 있을 듯합니다. 비록 일주일 동안의 결방과 스페셜로 <지붕킥>을 완전히 소유할 수는 없지만 그들이 있기에 행복한 일주일이 될 수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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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1 Comment 6
  1. 도브레 2010.02.02 10:37 address edit & del reply

    대학 4학년 여름방학, 유럽여행 3주코스 TC(인솔자라고 해두죠 ㅠ.ㅠ) 아르바이트를 했었습니다. 끝나고 나면 혼자 남아서 여행을 해도 좋다는 말에 프라하를 가기 위한 아르바이트였더랬습니다. 별로 기대를 하지는 않았었지만... 저때문에 고생도 많이했던 우리팀원들 중 몇몇 친구들은 그 고생이 많은 기억으로 남을거라며 절 많이들 위로해주었습니다. 3주동안 동거동락을 하면 정이 제데로 들었던 팀이었습니다. 암스테르담에서 한국행 비행기를 태우고 홀로 다시 파리로 오는 기차역으로 가는데... 마침 들었던 음악이 "I swear"였습니다. 이 길로 여길 왔었는데... 돌아가는 길은 말할수 없이 쓸쓸했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오기전부터 계획했던 프라하를 뒤로한채 저도 서둘러 귀국을 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김병욱PD님의 '예전의 언젠가... 마지막 촬영이 끝난뒤 세트가 무너지는 그 광경을 하염없이 바라봤던 적이 있었습니다.'라는 부분을 읽으면서 그때의 생각이 났었습니다.

    이렇게 지붕킥은 예전의 행복했던 추억, 쓸쓸했던 기억 모두를 떠올리게 해주는 고마운 시트콤입니다... 저에게는 요...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0.02.02 12:48 신고 address edit & del

      국외여행인솔자를 말씀하시는 거겠군요.좋은 경험이었을 듯 합니다. 그쪽 관련일을 안하시나보네요?^^

      All 4 One의 노래였겠죠. 사랑에 대한 맹세가 도브레님에게는 동거동락했던 친구들과 겹쳤었나 봅니다. 3주였지만 타지에서 함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들을 쌓을 수 있었겠네요.

      도브레님의 말씀을 들으니 무척이나 정이 많을 실 듯 합니다. 프라하를 목전에 두고 포기할 수 있는 용기도 쉽지 않은법인데. 참 멋진 추억을 간직하고 계시는 듯 합니다.

      저도 어제 스페셜로 대체되며 김병욱 PD의 소회를 겸한 사과글을 읽으며 브로콜리 너마저가 자꾸 생각나던데요. 감성이나 가사가 주는 평범하지만 깊이 있는 내용들은 김병욱 PD가 풀어내는 <지붕킥>과 참 많은 부분 맞닿아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서 목숨처럼 지켜냈던 방송이 마무리되고 사라져가는 세트를 바라보며 그가 생각했을 많은 것들이 그의 글속에 그대로 묻어나는 듯 해서 너무 애틋하면서도 감동스럽기까지 하더군요.^^

      도브레님은 먼 타국에서 들었던 <I Swear>가 매개가 되고 전 브로콜리 너마저가 매개가 되었나 봅니다. 항상 많은 것들을 담아내고 생각하고 소통하게 해주는 멋진 시트콤이 아닐 수 없지요. 이제 얼마남지 않았음이 아쉽기만 한 <지붕킥>이네요.

      좋은 추억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2. 찐아양 2010.02.02 22:14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김병욱pd의 글을 읽으면서 참으로 대단한 명성이 전혀 아깝지 않은 연출자시구나 생각했습니다. 모두들 공감했을 듯 하네요.^^
    연기안에서 캐릭터에 대한 애정뿐 아니라 배우로서 출연진 모두에게 이처럼 살갑게 애정을 표현 할 수 있을까 싶어요. 이순재 선생님에서부터 줄리엔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지붕킥의 팬들에게 친히ㅎㅎ 글까지 올려주시구요.
    (멤버탈퇴로 요즘 말이 많은 모 기획사의 대표와 비교되더군요.ㅠㅠ)
    암튼 아직 한 달 여가 남았지만 벌써부터 서운하고 아쉬운 마음이 밀려드는 걸 어떡하죠..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0.02.03 06:54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러게요. 아직 한 달 이상 남기는 했지만 마지막 카운트다운을 하듯 조급해지는 마음은 단순한 아쉬움만은 아닌거 같아요.^^

      남은 기간동안 즐겁게 즐기는 것이 시청자들의 몫이겠지요.^^;;

  3. genteiko 2010.02.03 15:14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브로콜리 너마저>라는 밴드의 음악은 들어보지 못해서
    서로 어떻게 비슷한지 잘 모르지만
    님의 해석을 보고 감은 오네요.
    "기본에 충실하고" "독특함을 견지하면서도"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다는 점,
    공감이 가는 귀납입니다..

    언젠가 말씀드린 적이 있었지요.
    저는 시트콤이나 코미디를 좋아하지 않지만
    <지붕 뚫고 하이킥>은 이외로 다 보아내려 갈 수 있었다고요.

    그것은 코믹한 표현 속에 <진실>과 <진정>이 담겨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음이의 이러저런 코믹한 실수 뒤에 가리워진 그녀의 아픔, 사랑이 진실하게 와 닿았고
    해리의 과격한 언행 속에 숨겨진 그애의 사랑결핍증이 아프게 느껴지었고,
    보석의 민폐형적인 사건, 사고들 속에 내포된 현대인의 고독, 정신적 공황이
    절실하게 느껴지었습니다.

    한국드라마를 좋아해서
    시간이 허용하는대로 많은 작품을 본 저지만
    일일극은 중간중간 뛰어 보는데 그쳣습니다.
    그 유명한 <아내의 유혹>도 전부 보지는 못했습니다.
    하나의 주제 속에서 벌어지는
    몇 사람의 이기적인 감정 싸움이 짜증났던 것입니다.

    하지만 <지붕 뚫고 하이킥>은
    일일극의 제약성을 벗어나서
    짧은 시간내에 몇몇 안되는 인물관계 속에서도
    한국사회의 이러저런 병태들을 극단적인 과장으로 풍자하였으며
    인간사회에서의 기본 감정인 <사랑>에 대해서도
    진실하게 풀어냈습니다.
    부부지간, 부모자식지간, 친구지간, 연인지간의 사랑애 대해서
    코미디다우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려낸 피디님, 작가님의 재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였습니다.

    이렇듯이 일반 드라마 보다 다양한 주제의 에피소드들을
    자유자재로 그려낼 수있다는 점이 시트콤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웃음 속에서 사회를 반성하고 자기를 반성해보고
    가슴을 짠하게 하고 콩닥콩닥 뛰게까지 하는 감동마저 주어서
    <지븡 뚫고 하이킥>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부득이 일주일 쉬는 데도 그처럼 많은 불만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고요.

    이 작품의 또 하나의 매력은
    피디나 작가만 창작하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도 그 창작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그들이 작품창작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짧은 에피소드가 다 풀어못낸 이야기, 디테일을
    가상소설, 가상대본, 리뷰를 통해서
    수많은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고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도 님의 리뷰를 이렇게 열심히 읽고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더 팝송, 발라드, 힙합...
    다양한 쟝르의 음악으로 아름다운 뮤직비디오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들중 진짜 작가, 평론가, 음악가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느낄 정도로...

    일본에서는 코미디 프로는 많지만
    시트콤은 거의 안 합니다.
    얼마 전에 NHK에서 쿠로키 히토미가 주연한
    시트콤을 했지만 늦은 시간대였고
    무대위 연극 같은 느낌이 강하고
    배우들의 과장된 액션 때문에 별로 재미를 못 느꼈습니다.

    님의 말씀대로
    시트콤다운 웃음을 주면서도 드라마틱한 감동까지 주었다는-
    이 점이 <지붕 뚫고 하이킥>이 성공한 중요한 원인이 아닐까요.


    한 작품이 이렇듯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니...
    참 놀라운 일입니다.
    그래서 이런 작품을 만들어 낸 피디님, 작가님, 스태프분들, 제작진은
    자호감을 느끼실만 하고요.

    그리고 언제나 빠른 시간내에
    이렇듯 좋은 글을 써주시는 자이미님도 ...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0.02.03 20:08 신고 address edit & del

      일본에서 시트콤을 잘 안한다고는 하던데. 정말 그렇군요. genteiko님의 말씀처럼 그 짧은 시간안에 참 다양한 내용들을 담아내고 있다는게 놀라울 정도이지요. 제작진들이 얼마나 고민하고 그 고민들을 잘 풀어내는지 충분히 알 수 있어 고맙고 즐거운 시간들이었던거 같아요.^^

      김병욱PD 팀의 시트콤을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기약은 없지만 참 오랜시간 기억에 남을 듯 합니다. <브로콜리 너마저>는 2, 3년 전 부터 홍대에서 인기를 얻은 모던 락 밴드인데요. 언제 기회가 된다면 들어보셨으면 하는 마음이 드네요.^^ 가사가 전해주는 내용도 깊이가 있어 좋은거 같아요.

      언제나 의미있는 댓글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도 해주고 있어 블로그를 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어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