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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산부인과 1회, 두 가지 선택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

by 자이미 2010.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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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깊이와 넓이에 대해 이야기 했던 <클스>가 끝나고 선보인 SBS의 <산부인과>는 그동안 선보였던 의학 드라마와는 달리 '산부인과'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생명이 탄생하는 장소에서 벌어지는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매혹적으로 다가옵니다.

캐릭터를 구축하는 두 가지 선택

드라마는 병원에 들어서는 주인공 서혜영의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본원에서 지방으로 내려온 산부인과 과장인 혜영은 응급실에서 맞이한 두 환자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녀의 캐릭터는 구축되어집니다. 냉철한 판단이 요구되는 병원 응급실에서 어떤 환자가 위중 한지를 판별해내는 것만큼 중요한 건 없기에 그녀의 등장과 함께 보여 진 과정들은 그녀를 효과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교통사고를 당한 임산부와 5살 아이의 장난으로 배를 차인 임산부 중 누가 위급한지는 깊이 있게 바라보지 않으면 알기 힘듭니다. 그렇기에 표면적으로 두드러진 교통사고 임산부의 수술이 시급하게 진행되지만, 태아와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한 혜영에 의해 급하게 배를 차인 임산부의 수술이 진행됩니다.

예정에 없던 수술이 진행되어 국소 마취만 하고 수술이 이뤄진 긴박한 수술 장면을 통해 혜영이라는 인물에 대해 잘 설명해 주었습니다. 탁월한 판단력과 놀라운 수술 실력을 겸비한 그녀의 등장은 병원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올 수밖에 없음을 예고하며 기존 의사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함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대쪽같은 그녀에게도 문제가 있었으니 바로 사랑에 서툴다는 점입니다. 아니 어쩌면 사랑하는 사람이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유부남을 사랑한 죄로 몸속의 아이를 지워야 하는 상황. 그렇게 아무도 모를 거제도까지 간 그녀는 중요한 변화의 가능성을 예고합니다.

피임을 잘못해 벌어진 상황은 그녀의 사랑을 처음부터 다시 고민하게 유도합니다. 부인과 헤어질 수 없다는 연인 서진은 혜영의 임신 소식을 알고도 특별한 감정적인 변화 없이 자연스럽게 유산을 이야기합니다. 그런 그에게 사랑을 지속해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하는 혜영의 마음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자신의 몸속에 새로운 생명이 잉태되고 있음에도 지워야만 하는 상황은 그녀를 혼란스럽게 만들 수밖에는 없습니다. 잘못된 사랑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산부인과 의사로서 소중한 생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은 극을 끌어가는 가장 중요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산부인과>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주인공이 짊어지고 가야 하는 숙명과도 같은 선택은 이 드라마의 가장 중요한 의미이기 때문이지요. 그녀의 딜레마는 곧 이 드라마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그런 그녀에게 두 가지 선택이 던져집니다. 1회의 소제목인 <내 아이를 죽여 주세요>는 자극적인 만큼 중요한 선택을 강요함으로서 <산부인과>라는 공간에서 의사의 사명감과 여자로서 느낄 수밖에 없는 동질감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딜레마는 중요한 재미로 떠올랐습니다.

7년 동안 애를 가지지 못한 부부가 애를 가졌지만 부인은 아이의 혈액형을 알기 원합니다. 나이트에서 이뤄진 하룻밤 사랑으로 임신이 걱정스러운 산모는 그녀에게 혈액형을 알려 달라 합니다. 같은 여자이니까 충분히 이해해 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그녀의 말과 이 병원에서 해주지 않으면 다른 병원에서 낙태를 하겠다는 읍소를 던지기도 합니다.

혈액형이 달라서 가져올 수밖에 없는 고통을 제거하기 위한 산모의 바람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남편의 동의가 없으면 할 수 없는 태아 피 검사는 그녀를 힘들게 합니다.

유명 아나운서 출신으로 재벌 집안으로 시집간 산모는 혜영에게 자신의 아이를 죽여 달라 합니다. 아나운서 시험에 붙기까지 자신을 돌봐준 남자 친구도 버리고, 다운증후군 동생이 있는 것도 숨기며 했던 결혼과 임신. 문제는 아이에게서 다운증후군 증세가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속였던 집안의 병력은 시부모들에게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이라고 합니다.

유명인이다 보니 인터넷에서는 남편의 아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아이라는 루머까지 돌고 있는 상황에서 그녀가 선택하고자 하는 것은 수술 중 태아 사망이었습니다. 자신 스스로 낙태도 생각해봤지만 재벌 집안의 수사망은 그녀를 옥죌 것이 분명하고 방법은 수술 중 사망밖에는 없다는 그녀의 제안은 그녀를 힘들게 합니다.

다운중후군으로 태어나 평생을 힘들게 살아야만 하는 아이와 자신의 거짓을 숨기기 위한 그녀의 선택에 힘들 수밖에 없는 것은 그녀에게도 몸속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에 대해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자신 역시 원치않았던 임신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환자에 대한 감정이입이 아닌, 의사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상황에 대처해야만 하는 그녀의 딜레마는 <산부인과>의 재미이자 주제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배우들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 더욱 극의 흐름에 집중할 수 있었던 듯합니다. 작년 막장 신드롬을 불러오며 화려한 부활을 했던 장서희의 신작이라는 소식만으로도 화제가 되었던 이 드라마는 막장일 수도 있는 선택지에서 막장을 버림으로서 얻어지는 상대적인 의미들이 <산부인과>엔 꼭 필요한 생명력으로 다가옵니다.

벌써 자신의 만족을 위해 배속의 태아를 잔인하게 버리려는 인물들이 등장함으로서 상황에 따라서는 막장스럽게 흘러갈 수도 있겠지만, 막장의 진수를 보여준 드라마의 여주인공이 막장을 막아내는 당당하고 강직한 여의사로 분한다는 것이 아이러니한 재미입니다.

주인공인 장서희가 매번 부딪쳐야 하는 선택의 순간은 산부인과라는 한정된 공간과 특별함 때문에 의미를 가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쉽게 임신하고 그보다 더 쉽게 임신 중절을 하는 사회. 생명 존중이라는 단어가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는 현 사회에서 생명의 탄생과 그 위대한 존재에 대한 가치를 <산부인과>가 얼마나 조명 해주느냐가 성패를 좌우할 듯합니다.
자신의 의지를 실천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버리려는 무모한 임산부를 살리기 위해 수술실로 향하는 혜영과 연인이 되어갈 상식의 엘리베이터 장면은 많은 의미를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몰라도 좋을 비밀을 공유하는 설정과 아이를 꺼내지 못해 죽어가는 상황속에서 멈춰버린 엘리베이터와 "꺼내주겠죠"라는 대사는 상징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첫 회에서 모든 것을 판단하기는 힘들지만 기존의 의학 드라마가 가지는 재미적인 요소와 감동을 모두 가지고 생명을 잉태하고 탄생을 알리는 장소를 선택했다는 것은 기획의 승리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생명의 가치를 극명하게 보여주며 다양한 성 담론들을 자연스럽게 노출 시킬 수 있는 공간 선택은 제법 안정적인 성공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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