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2. 8. 13:35

남자의 자격과 무한도전이 자동차를 선택한 이유

재미있게도 주말 버라이어티에서 자동차를 소재로 한 내용이 연이어 방송이 되었습니다. 같은 자동차를 다뤘지만 각자의 방송이 다르듯이 풀어내는 방식도 그들다웠습니다. 그들이 자동차를 선택한 이유는 각자 달랐지만 재미와 의미는 동일했습니다.

말레이시아와 금강 휴게소

F1 드라이버 테스트를 위해 <무한도전>은 말레이시아 F1 서킷을 찾았습니다. 5년여를 달려왔던 그들만큼이나 원대한 포부와 멋진 기획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남자의 자격>은 첫 동반 CF의 여운도 가시지 않은 채 경부 고속도로의 금강 휴게소에 모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남자, 그리고 자동차'라는 한 눈에 주제가 들어오지 않는 모호함 전달되었습니다. 그렇게 평균 나이 40이 훌쩍 넘어버린 그들은 자신들의 자동차 이야기로 꽃을 피웁니다. 봉창의 첫 번째 자동차에 대한 질문에 "첫 차는 6시 15분"이라는 굳어진 유머를 날리는 국진에 이어 "내 첫 차는 포니"라고 말문을 연 이경규를 시작으로 자신 인생 첫 번째 자동차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포니, 스쿠프, 프라이드'등 제각각이었지만 차 안에 이틀 정도 잤다는 그들의 발언에 공감할 수밖에 없는 건 비슷한 경험들을 한 번쯤은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자가 집을 탐낸다면 남자가 자동차를 탐낸다고 이야기하듯' 성인이 되면서 자신을 대변하는 것이 자동차인 것을 감안하면 그들이 '자동차'이야기에 그토록 열변을 토하는 이유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처럼 자동차 이야기에 열을 올리던 그들에게 분명한 미션이 주어집니다. 그들에게 전해진 중고차를 타고 서울 까지 도착하면 끝나는 단순함 속에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의미가 숨겨있었습니다. '설 연휴 국민 대이동'이 시작되면 고속도로를 포함한 모든 도로들이 자동차로 막히는 상황에서 의도하지 않은 고장은 자신뿐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민폐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런 절체절명의 순간 자신이 간단한 수리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자는 그들의 의도는 고개를 끄덕이게 해주었습니다.

자동차가 일상이 되어버린 미국과는 달리 아직까지 부의 상징으로 치부되는 대한민국에서 자차관리는 생경하기만 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자차관리를 하며 자동차를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외국과는 달리 정비소에 맡기면 그만이라는 우리에게 자차 관리도 이젠 일상으로 자리 잡을 시기가 되었습니다.

경규, 태원, 국진의 OB팀과 윤석, 성민, 정진, 형빈이 YB로 나눠 그들만의 승부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들에게 주어진 연식 10년이 넘는 중고차에는 그들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 주어졌습니다. 와이퍼와 미등 달기, 타이어 교체와 스노체인 끼우기, 방전된 배터리 충전하기 등 일상에서 쉽게 겪을 수밖에 없는 문제들이 서울로 향하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놓여 있었습니다.

자동차 광인 성민과 정진이 있는 YB는 너무 쉽게 문제들을 해결해 갔지만, 차만 아는 전형적인 모습을 보인 OB는 스노체인 하나 가지고 3시간을 고민할 정도로 힘겹기만 합니다. 이동 중 그들이 자연스럽게 풀어 놓는 이야기 속엔 자동차에 얽힌 인생이 담겨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자동차를 운전하던 아버지가 그렇게 부럽고 위대해 보였던 어렸던 아이들. 첫 자신의 차를 가지면서 세상을 다 얻은 듯한 기분이 아직도 설레 이던 그들. 차안에서 사랑 고백을 했다는 형빈에게 자동차는 사랑의 메신저였습니다.

정진은 대학 1학년때 자신의 여자 친구를 차를 가진 남자에게 빼앗긴 이후 차에 대한 집착이 더욱 강해졌다는 자신만의 트라우마를 건내기도 합니다. 부잣집 막내아들 같은 성민의 자동차 이야기는 뭉클하게 다가왔습니다. 세금 낼 돈 마저 없는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판 것이 바로 자동차였다 합니다.

눈물을 머금고 차를 팔아버린 자신에게 친구가 "회사에서 폐기하려던 차인데 너가 타라. 연예인이 택시타고 다니면 안되지"라며 건낸 자동차 키를 그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합니다. 그렇게 받아든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하며 하염없이 쏟아지던 눈물 속에는 친구들에 대한 감사와 단단한 우정이 있었습니다.

자동차 전문가와 함께 필요한 팁들을 전달하며 진행한 <남자의 자격-남자, 그리고 자동차>는 의외의 재미로 다가왔습니다. 설날을 맞이한 정보성 방송이었지만 자동차에 얽힌 그들의 다양한 소회들은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 봤을 법한 내용들이라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는 YB는 현실 속에서는 유용했지만, 너무 몰라 우왕좌왕했던 OB는 버라이어티에는 너무 필요한 자원이었습니다. 너무 잘해서 방송 분량이 부족했던 YB와는 달리 너무 몰라 많은 분량을 담아낸 OB. 그렇게 서로 다른 그들이 있었기에 재미와 의미를 모두 담은 <남자의 자격>이 되었습니다.

<무한도전>은 남자들의 로망을 현실로 구현한 방송이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개최되는 '영암 F1대회'를 널리 알리기 위한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그들은 레이싱의 백미를 도전이라는 틀로 담아냈습니다. 국내에는 없는 서킷과 'F1 드라이버 도전' 장소인 말레이시아로 향해 그들이 보여준 도전은 꿈의 재현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자동차에 조금이나마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F1 머신을 타는 상상은 하셨을 듯합니다. 그렇기에 명작이라 칭하는 레이싱 게임들이 탄생하고 많은 이들이 게임 속 슈퍼카에 마음을 빼앗기는 것 이였겠지요. 타지는 못해도 머신이 내뿜는 굉음만으로도 가슴을 뛰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가진 F1. 그들이 실현해낸 드라이빙은 꿈의 재현과 부러움의 극치였습니다.

<남자의 자격>은 일상 속 현실의 모습을 보여준 방송이었습니다. 처음 자신의 차와 만났을 때의 설렘과 현실 속에서 겪어야만 했었던 차에 얽힌 사연들은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일상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렇게 우리의 일상이 되어버린 자동차에 대한 이야기와 자차관리는 많은 정보와 재미를 함께 잡아내 주었습니다.

너무 일상의 모습을 담아내 식상할 수도 있었겠지만 너무 평범하지만 실제로는 대처능력이 제로에 가까워지는 상황을 극적으로 담아낸 그들의 '남자, 그리고 자동차'는 설날을 앞두고 유용하게 다가온 방송이었습니다.

어떤 것이 좋다는 개념이 아닌 그들이 만들어낼 수 있는 최고의 가치를 그들식으로 잘 풀어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자동차에는 남자들의 로망과 현실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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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4
  1. - 2010.02.08 13:53 address edit & del reply

    누구지?하고 한참을 갸우뚱했네요..석민..
    김성민씨죠..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0.02.08 14:10 신고 address edit & del

      석민이라고 적었었네요.^^ 지적 감사합니다. 수정했구요. 이번 한 주 행복하고 즐거운 날들 되시기 바랍니다.^^;;

  2. Favicon of https://1manshow.net BlogIcon Sukhofield 2010.02.08 16:4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자동차는 역시 남자의 로망이니까요^^
    아 부럽다.......^^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0.02.09 07:15 신고 address edit & del

      무도보면서 그들의 도전을 부럽게 생각한건 이번이 처음이었던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