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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지붕 뚫고 하이킥 99회, 남자 되는 세 가지 방법과 준혁의 고백송 의미

by 자이미 2010.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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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지붕 뚫고 하이킥(이하 지붕킥)> 99회를 시청하며 '지붕킥 타임'의 어색함을 느끼게 됩니다. 일주일간의 공백이 쉽지는 않았지만 아이 같은 자옥과 어른이 되고 싶은 세호와 준혁의 모습은 재미있게 이끌었습니다. 남자가 되고자 했던 두 남자와 세경과 준혁의 노래에 담긴 의미는 무엇이었을까요?

남자 되는 세 가지 방법

자옥은 어른으로서 대접받고 싶지만 어린 아이 같은 모습으로 웃음을 줬다면 세호와 준혁은 성인이 되어 당당하게 사랑하고 싶은 마음에 어른이 되고 일련의 행동들로 재미를 전해 주었습니다.

정음을 좋아하는 세호는 어른스럽게 보이고 싶어 양복을 입고 준혁을 찾습니다. 세호가 지훈과 정음이 사귀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냐고 묻자 되래 놀라는 세호. 그러나 여전히 자신은 정음을 포기할 수 없다고 합니다.

"절대 포기 안해. 어떻게든 해보는 데까지 해볼꺼야"

라는 세호의 다짐은 준혁에게 주는 강한 메시지로 작용합니다. 같은 배를 탔다고 하는 세호의 말처럼 그들은 쉽지 않은 사랑에 힘겨워 하는 청춘이었습니다.

1. 양복으로 어른이 되다
정음에게 잘 보이기 위해 양복을 차려입고 온 세호. 괴외를 마친 정음에게 노티난다는 말을 들은 세호는 뛸 듯이 즐거워합니다. 정음이 장난처럼 던진 '노티'라는 말 한마디에 환호를 보내는 세호와 그런 모습을 보고 자극을 받은 준혁도 세경을 위해 양복을 입고 그녀를 기다립니다.

세호의 예상처럼 자신을 어른스럽게 바라보는 세경은 준혁에게 "옷을 그렇게 입어서 그런가 갑자기 어른스러워 보여요"라고 합니다. 그런 말 한마디에도 행복한 준혁은 여전히 사랑에 들뜬 청춘입니다.

정음이 장난스럽게 세호를 대하는 것과는 달리 진지한 세경이 준혁에게 건 내는 이야기는 의미 있게 들립니다. 그렇게 멀리서 준혁과 세경을 바라보는 세호는 그저 부럽기만 합니다.

2. 몸짱으로 남자가 되다
그저 양복 하나로 정음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었던 세호는 피트니스에서 잘 가꾼 몸을 보여줌으로서 남자다움을 뽐내고자 합니다. 그렇게 불려 온 준혁은 갑작스러운 세호 들러리로 정음에게 혼이 나기만 합니다. 세호의 탄탄한 복근을 보며 "야 강세호 근육 좋다. 근육 키울 시간에 키라도 키우지"라며 면박만 주고 갑니다.

그런 정음과는 달리 세경은 운동에 열심인 준혁을 바라보며 "준혁 학생은 운동 많이 하나 봐요. 집에서 볼 때 랑 달라요. 운동 하는 거 보니까 진짜 남자 같아요. 근육도 많고"라며 농담반 진담반의 칭찬에 우쭐해져 장난을 치는 준혁과 세경의 모습은 부쩍 가까워지는 느낌입니다.

세호가 준비한 '어른 되는 방법'이 정음과는 달리 세경에게는 통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그들의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며 "좋겠다"를 되뇌이는 세호는 그저 부럽기만 합니다.  

3. 노래방에서 고백하는 남자
마지막으로 세호가 선택한 것은 노래방이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와 춤을 보여주며 고백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생각한 세호는 놀기 좋아하는 정음과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그리고 준비한 노래와 춤을 선보인 세호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는 정음.

그렇게 분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세호는 정음에게 자신을 조금만 기다려 달라 고백합니다. '지훈과 사귀고 있는 거 알지만 결혼만 하지 말고 기다려 달라고'하는 세호에게 대신 좋은 학교 합격하면 기다려준다는 대답을 합니다. 너무 기쁜 세호와는 달리 정음에게는 세호의 마음이 진지한 게 아니라 한때 소나기 같은 사랑이라 생각할 뿐입니다. 

그렇게 성공한 세호는 준혁에게도 기회를 제공합니다. 노래방에서 세경을 만나 그들도 세호와 정음처럼 둘만의 시간을 가집니다. 합창을 하고 세호처럼 고백송을 부른 준혁은 고백은 하지 않았지만 충분히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은 거 같아 행복하기만 합니다.

거리에 나온 준혁에게 문자를 보낸 세호는 그들의 관계를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그저 단순히 자신이 믿고 싶고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들어 행복한 세호와는 달리 준혁은 이미 많은 것을 겪어 성숙해져 마냥 즐겁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게 세호가 기획하고 준혁과 함께 한 그들의 어른 되기 프로젝트는 절반의 성공이었습니다. 그들의 치기 어린 행동도 재미있었지만 그보다 즐겁게 다가왔던 것은 제작진의 기교였습니다. 동일한 주제와 행동을 서로 다른 사람이 보여주며 비슷하지만 미세하게 다른 감정의 변화를 보여주는 방식은, 단순 반복 비교를 통해 쉽게 전체를 이해하도록 도왔습니다.

닐 다이아몬드의 <Song Song Blue>라는 노래를 들으면 두 음절 정도만으로 반복해서 전체를 부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꾸준하게 사랑 받는 스테디셀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하지만 미세한 변화를 통한 변주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리듬 속에 작지만 커다란 변주는 이 곡을 영원한 명곡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이 노래처럼 <지붕킥>에서 오늘 보여준 내용은 단순한 반복 속에 자그마한 변주를 통해 의미들을 연결하고 확대하는 능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해주었습니다.

인형의 꿈과 내게 오는 길

각자 사랑을 고백하는 방법은 각양각색입니다. 그러나 세경과 준혁의 사랑 고백 방법은 단 하나입니다. 시원하게 자신의 마음을 타인에게 전달하지 못하는 그들은 그저 자신의 마음을 대변해 주는 노래로 대신합니다. 지훈을 사랑하지만 고백도 하지 못한 채 마음 졸이던 세경이 노래방에서 혼자 부르던 <인형의 꿈>은 그녀의 심경을 그대로 대변해 커다란 반항을 일으켰었습니다.

마치 세경을 위해 만들어진 노래처럼(따지자면 노래에 세경을 맞춘 셈이지만) 상황과 절묘하게 일치하는 노래로 세경의 미묘한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해 주었습니다. 세경의 상황과 준혁을 위해 맞춤식 노래를 준비하고 이를 부르게 한 이유는 짧은 시트콤의 방송 시간을 감안한 묘수였습니다.

지금 곁에서 딴 생각에 잠겨 걷고 있는 그대
설레는 마음에 몰래 그대 모습 바라보면서 내안에 담아요
사랑이겠죠 또 다른 말로는 설명할 수 없죠
함께 걷는 이 길 다시 추억으로 끝나지 않게
꼭 오늘처럼 지켜갈께요

사랑한다는 그말
아껴둘걸 그랬죠
이제 어떻게 내맘 표현해야 하나
모든것이 변해가도 이맘으로 그댈 사랑할께요

망설였나요
날 받아주기가 아직 힘든가요
그댈 떠난 사랑 그만 잊으려도 애쓰진마요
나 그때까지 기다릴테니

가사를 보면 준혁과 세경의 현재 상황을 이해하는 지침서 같은 노래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만큼 효과적인 상황 정리를 위해 차용한 <인형의 꿈>과 <내게 오는 길>은 제작진들의 능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여러 사례 중 하나였습니다.

지훈의 생일 선물로 건낸 LP판과 메시지를 확인도 하지 않은 그대로 책상위에 올려져 있고, 이를 다시 가져가는 세경의 쓸쓸한 모습 속에 자신의 작은 마음마저 전달되지 않음에 헛헛한 세경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마음 한켠에 담겨 있는 사랑을 쉽게 버릴 수 없는 것은 그만큼 사랑했기 때문이겠지요.

그리고 그런 세경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준혁. 함께 걷고 있어도 딴 사람을 생각하는 그녀를 항상 설레이는 마음으로 사랑합니다. 모든 것이 변해가도 이맘으로 사랑한다는 그는 떠난 사랑 잊으려고 너무 애쓰지 말라합니다. 모든 것들을 잊고 자신을 받아 줄 때까지 기다린다는 준혁의 마음은 세경의 <인형의 꿈>에 이은 멋진 러브 송이었습니다.

비슷한 상황들을 미세한 변화를 통해 감동을 이어가고 배가시키기도 하는 제작진들로 인해 보다 재미있고 의미 있는 <지붕킥>이 되었습니다.


- 지붕킥 76회:세경의 사랑은 쓴 커피와 '인형의 꿈'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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