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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지붕 뚫고 하이킥 102회-정음과 세경의 와인 같은 사랑

by 자이미 2010.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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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방송된 <지붕 뚫고 하이킥(이하 지붕킥)> 102회는 정음을 능가하는 떡실신(음주가 아니지만) 순재의 모습들에선 언제나 건강한 남자이고 싶은 노년의 패기가 숨겨 있었습니다. 정음과 세경의 친자매같은 어울림과 갈림길에서 자신들에게 주어진 자리를 찾아 가는 과정이 의미있게 보여졌습니다.

갈림길에 선 연인, 그리고 선택

오늘도 정음은 혼자 카페에서 지훈을 기다립니다. 이젠 일상이 되어가는 기다림은 이해는 할 수 있지만 그래서 슬픈 현실입니다. 누구보다도 지훈의 성격을 알고 있는 정음은 너무 바쁜 지훈의 일상 속에서 잠시 시간 내는 것도 녹록하지 않음을 머리보다 가슴이 반응해 투정으로 이어지는 자신이 한심스럽고 답답하기만 합니다.

자신과 너무 다른 삶을 살아가는 남자 친구와는 달리, 여전히 내일을 위해 공부를 해야 하는 취업 준비생인 자신의 처지가 그런 기다림속에서 더욱 극단적으로 비대해지는 것도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자신도 의식하지 않으려 했던 자격지심은 괜한 거부감으로 지훈을 너무 사랑해 멀리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져 있습니다.

준혁이 세경을 바라보는 입장도 정음과 별반 다름 없습니다. 지훈과 다르지만 동일하게 바쁜 세경에게 어떤식으로든 함께 하고자 하는 준혁의 노력은 측은하게 느껴지고는 합니다. 그날도 지훈 방을 청소하며 우연히 지훈의 앨범을 보는 세경은 '락커 지훈'이었던 사진을 보고는 자신도 모르게 웃게 됩니다. 

청소를 마치고 나오는 세경을 불러 세워 라면을 먹자며 준혁은 용기내어 귀엽게 "정준혁표 울트라 슈퍼 스페셜 라면"을 끓여주겠다는 제안에 안먹는다는 세경의 말은 서럽고, 자신에게 끓여주라는 해리의 말은 허탈함만 크게 만듭니다. 세경도 그렇고 지훈도 그렇지만 타인의 마음을 아프게 하려는 의도가 아니지만, 그들을 '너무 사랑하는게 죄'라고 좀 더 사랑하는 정음과 준혁은 마음이 아픕니다. 

그렇게 며칠 동안 만나지 못했던 지훈을 인나의 장난스러운 행동으로 약속을 잡지만 그날도 바쁜 지훈으로 인해 만나지 못합니다. 인나와 술이라도 한 잔하고 싶어 전화를 하지만 기획사에서 연습을 하는 관계로 홀로 남겨진 정음은 세경과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그렇게 와인바에 들른 그녀들은 낮술을 마시기 시작합니다. 와인을 처음 마셔보는 세경은 술같지 않게 맛있다며 반색을 하고 그런 그녀를 보고 와인 체질인거 같다는 정음은 간만에 행복합니다. 정음이 왜 심란한지 이유를 물어도 쉽게 이야기 하지 않던 그녀는 술에 취하며 자연스럽게 연애의 아픔을 이야기합니다. 

남자 사귀어 본 적 있냐는 정음의 질문에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세경. 아직 커피 맛도 모르는 어린애인데 당연하다는 정음에게 이제 커피 마신다는 세경의 대답은 상징적인 표현이었지요. 낯설기만 했던 사랑이라는 감정을 아주 힘겹게 체득하고 있는 세경은 커피 맛을 음미하면서부터 사랑도 깨닫고 있는 과정이니 말입니다.

세경은 알고 있지만 정음은 세경이 알지 못한다고 생각하며 지훈과의 만남과 사랑, 그리고 바쁘기만 한 지훈을 기다려야만 하는 사랑의 힘겨움을 토로합니다. 모든 것을 알고 있고 심지어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연애를 하는 정음의 넋두리가 어쩌면 행복한 투정으로 밖에는 안보이겠지만, 왠지 모르게 정음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연애라는 게, 사람 만난다는 게 참 되게 좋기도 하면서도...가끔 우울하고 꿀꿀할 때도 많은거 같아. 좀전에 그 사람보고 당분간 연락하지 말라고 하고 왔어. 만나면 설레고 너무 좋은데 바쁜 사람이라 맨날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아까도 그렇게 기다리는데 이렇게 그 사람 보기를, 기다리는 일 밖에 없는 내 자신이 갑자기 너무 내 자신이 비참하고 서글프더라. 이렇게 기다리다가 어느날 문득 그 사람 가버리고 나면 나한테 남는 건 뭘까 싶고.."

정음이 자신의 아프고 힘든 사랑을 풀어 낸 이 대사는 세경에게도 충분한 감정이입으로 다가옵니다. 동병상련의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는 세경이 눈물을 흘리는 것은 당연합니다. 한 없이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의 연속과 '어느날 갑자기 자신을 떠나버린다면 홀로 남겨진 나는 뭔가'라는 두려움은 너무 사랑하기에 가질 수밖에 없는 두려움이었습니다.

세경은 누구에게도 하지 못했던 사랑에 대한 두려움과 아픔들을 정음의 입을 통해 듣고 이야기 하게되었습니다. 자신도 동일한 감정을 가지고 있기에, 사랑에 웃고 우는 정음의 모습을 보며 세경은 이젠 떠나보내도 좋을 사랑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자신에게는 첫사랑이었던 남자 지훈. 그리고 그런 지훈을 사랑하는 정음의 모습을 이해하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정음을 마중 나온 지훈은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합니다.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심통부린 자신이 잘못이라는 정음에게서 사랑만이 보일 뿐입니다. 멀리서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미술관에서 느꼈던 충격과는 달리 그들을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된 건 정음과의 마음을 나눈 술자리 때문이었습니다. 

자신도 가지고 있었던 아픔을 함께 공유하고 있는 정음에게서 동일한 아픔과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 그건 마음 편하게 지훈과 정음의 사랑을 축복해 줄 수 있는 여유가 세경에게 생겼음을 의미합니다. 항상 자신 주변에 있는 준혁은 그날도 길거리에서 세경과 마주칩니다.

세경이 술을 깨기 위해 노래방에 간 그들은 함께 신나게 노래를 부릅니다. "아무리 어려 보이고 약해보여도..."라며 부르는 그들의 가사 속에는 준혁과 세경의 마음을 모두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정음을 통해 세경의 마음을 이야기하듯, 그들은 서로 다르지만 동일한 노래로 같은 마음을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와인이란 서양에서는 일상이 되어버린 술이지만, 우리에게는 많이 익숙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낯선 술이기만 합니다. 우리에게도 주도가 있듯 와인에도 맛을 음미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소믈리에라는 와인 전문가가 하나의 직업으로 자리 잡을 정도로 와인의 세계는 넓고도 깊기만 합니다. 

왠지 쉽게 접근하기 어려울 듯한 와인이지만 정작 마시면, 달콤함과 그 오묘함 속에 숨겨져 있는 거스를 수 없는 술의 힘이 느껴집니다. 와인도 마시다보면 술일 수밖에 없듯 그들이 느끼는 감정도 동일 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지훈과의 사랑이 우발적으로 만나 갑작스럽게 사랑이라는 감정에 휩싸였 듯, 우연히 만나 와인을 마시게 된 그녀들은 사랑에 빠지 듯 와인의 맛에 취합니다. 

와인에 취한 그녀들은 씁쓸하기도 하지만 이런 취기가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털어 놓기 힘들었던 감정을 쏟아낸 그녀들은 서로를 더욱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와인이 만들어 준 정음과 세경의 관계와 지훈에 대한 사랑은 낯설지만 곧 익숙할 수밖에 없는 와인과 닮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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