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2. 21. 07:13

무한도전 죄와 길-사회 풍자의 위대함 보인 무도의 힘

오늘 방송된 <무한도전-죄와 길>은 언제나 그러하듯 다양한 이견들이 나올 수 있는 방송이었습니다. 그만큼 그 안에 담고 있는 주제가 의미 있게 다가왔다는 것이겠지요. 길의 제주도 오줌 사건을 방송으로 전달한 재석과 벌인 그의 '명예훼손'은 다층적인 가치를 담아내며 보는 이들에 따라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생활 속 법률상담, 괴리감을 이야기 하다

모 대학의 모의 법정에 들어 선 그들은 언제나 그러하듯 소란스러운 오프닝을 진행합니다. 그간 멤버들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나오며 순위메기기에 재미를 붙이던 그들은 명수의 한마디에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쩌리짱의 시청자 모드가 전해준 재미는 쓸데없는 말의 성찬보다는 귀중한 단 한마디가 주는 힘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1회 무한사법시험'이라 명명된 그들의 시작은 법전을 보는 것에서 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오픈 북으로 시험을 치르겠다고 해도 읽기도 힘든 한자투성이 법전은 그들에게는 무용지물이었습니다. 그렇게 첫 번째 문제로 제시된 질문은 갑을병으로 이어지며, 명료함이 아닌 의미와 함의만을 담아내고 있는 그들만의 용어는 일반인들은 이해하기도 힘든 논리를 위한 논리였습니다. 

법을 공부한 사람들이 아니라면 의도를 파악하기도 힘든 법의 일방성에 대한 그들 방식의 희화화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논리적으로 정리되어야만 하는 이유는 명확하지만, 일반인들과 괴리된 그들만의 법해석은 많은 중요 사건들을 통해 입증되었던 것을 상기해보면 '무도'의 사법시험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사법시험 문제
1) 미혼인 갑에게는 모 을과 형 병이 있는데 갑은 가출한 후 소식이 없다 이 경우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을 모두 고르시요.
....
2. 판례에 의하면 병은 실종신고를 청구할 수 있는 상속인으로서의 이해관계인이 아니라고 한다
4. 갑에 대한 실종선고가 취소되더라도 실종기간의 만료 후 실종 선고 전에 선의로 한 행위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무도문제
1) 다음중 경범죄에 해당하는 것을 모두 고르시오
1. 애완견의 배설물을 치우지 않은 길
2. 관광 명소에 입장료를 내지 않고 담을 넘은 준하
3. 공공장소에서 오랫동안 키스한 재석
..... 

실제 사법시험에 출제된 문제와 무도인들을 위한 맟춤식 문제의 차이가 현재 일반인들과 법조인들의 차이를 대변해주고 있었습니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과 사례가 아닌 딱딱한 문장 속에 명료하면서도 명료하지 않은 글들은 특수한 직업군을 형성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제시하는 듯합니다.

이어진 OX 퀴즈는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분쟁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구두약속, 명칭사용에 대한 권리, 회사기밀 사전 유포 등 무도 멤버들이 겪었던 일들을 소재로 다양한 법적인 해석은 유익하면서도 재미있었습니다.

길의 제주도 오줌 사건은 모의 법정에 실제 변호사들을 모시고 그럴 듯한 상황을 연출하며 이끌어갔습니다. 하이라이트가 될 수 있는 김제동과 이효리는 다음 주에 출연하기에 오늘 <무한도전 길과 죄>의 방점은 법정보다는 명수옹이 초반에 만들어낸 상황극인 국회에 담겨있었습니다.

민변이 아닌 대변 변호사를 섭외한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자의적인 해석을 하자면 말도 안 되는 법률 공방에 대변 변호사를 세움으로서 대변 자체를 희화화한 것은 아니었을까 란 생각도 해봅니다.

법정이 아닌 국회를 풍자 한 무도

서두에 이야기를 했듯 무도는 다양한 가치를 만들어내는 프로그램입니다. 출연진, PD, 시청자 모두 일정한 하나의 가치가 아닌 하나의 이야기에 다양한 각자의 입장에 따른 가치들이 양산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방송을 보며 길의 오줌사건의 재미에 만족하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법정이라는 신성한 공간에 대한 괴리감을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명수옹이 만들어낸 탁월한 상황 극처럼 법정에서 조용할 수밖에 없는 일반인들에게는 법정은 침묵해야 할 신의 영역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런 상황 극들 중 의미 있게 다가왔던 것은 법정을 국회라고 발언한 명수옹 이었습니다. 

의사봉과 그 앞에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싸우고 있는 무도 멤버들을 보고 그가 던진 '국회' 발언은 그가 만들어내고 그만이 던질 수 있는 멋진 화두였습니다. 법정을 섭외하고 법정에 관련된 이야기가 주제임을 뻔히 알고 있는 그가 내던진 '국회'는 의도적인 희화화가 목적이었습니다. 

"하도 싸우는 것을 많이 봐가지고"라며 던진 명수옹의 농담을 시작으로 '무도사법시험'의 답을 맞추는 방식을 의사봉 3번 두드리는 형식을 택한 것도 중의적인 표현이었습니다. 답을 맞추기 위해 의사봉이 있는 주변에서 아무 답이나 내던지며 왁자지껄한 무도인들.

그런 사이 의사봉을 깔고 앉으며 의장석을 점거한 명수옹. 이어 의사진행을 방해하기 위해 의사봉을 잡고 놔주지 않는 명수옹의 모습 속에서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그곳이 법정이 아닌 국회임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형식적인 방식에 대한 그들의 풍자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길이 의사봉을 잡고 두번 두드리며 마지막 세 번째 의사봉을 두드리려는 순간 이를 방해하며 무효를 외치는 재석과 편법으로 의사진행을 하는 홍철의 모습은 늘 상 보던 국회의 모습이었습니다. 마지막을 장식한 길의 날치기는 무한도전이기에 가능한 풍자의 극치였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고 끝내 쫓겨나는 명수옹이 내던진 '민족과 국가를 위해 일했다'는 뻔뻔함과 모의 법정 안에서 의자를 막아 놓은 출입구의 모습 등은 사회 풍자가 주는 의미와 재미를 모두 느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명수옹이 터트린 깨알 같은 상황극의 재미는 그가 왜 위대한 2인자인지를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완벽하지 않아서 특별하게 다가오는 명수옹의 오늘 활약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많은 것들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다음 주에 진행될 <무한도전-죄와 길>에선 특급 게스트들인 김제동과 이효리가 등장해 법정 버라이어티의 진수와 재미를 선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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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4
  1. 2010.02.21 08:28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0.02.21 10:34 신고 address edit & del

      누구지...? 궁금하네요. 알고 계시면 알려주세요.^^ 몇몇 분들 글들만 읽다보니 그곳은 잘 안봐서..그러려니 하고 있는데..궁금하네요. 이야기만 들어도 대충 어떤 방식인지는 알 수있을 듯 하긴 하네요.^^

      일요일 편안하게 잘 보내시기 바랄께요^^;;

  2. f 2010.02.21 10:02 address edit & del reply

    그러니깐요. 평소 박명수가 헛소리를 자주하니
    국회라고 해도 문제가 없었죠.
    유재석이 국회라고 했으면 뭐 반정부니 뭐니 하는 사람 생김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0.02.21 10:35 신고 address edit & del

      영특한 무도의 힘이지요.^^ 희화화하면서도 어쩔 수 없도록 하는 힘. 더불어 명예훼손을 중심으로 올려놓고 풍자하는 그들의 힘은 대단합니다.

      일요일 편안하고 즐겁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3. Favicon of http://minorang.tistory.com BlogIcon 미노랑 2010.02.21 12:17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저도 어제 녹화방송으로 보았는데 사회풍자한 부분이 여기저기서 느껴지더군요... 한참 이슈화되었던 사법기관이라던가 국회에 대한 풍자... 그리고 몰랐던부분도 배울수 있었고 이번편은 진지함과 재미에서 흥미롭게 보았습니다^^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0.02.21 14:25 신고 address edit & del

      미노랑님 말씀처럼 단순한 웃음이 아닌 풍자가 주는 힘이 이번 회에서 잘 드러난 듯 합니다. 여기에 생활속에서 겪을 수도 있는 법적 상황을 보여주는 센스도 발휘한 무도의 능력이 즐거웠습니다.^^

      남은 일요일 오후 행복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4. 날라 2010.02.22 02:19 address edit & del reply

    와우. 버라이어티쇼를 웃고 넘기는 것이 아닌, 정말 심오하고 자세한 분석을 하시는군요.
    작가나 피디가 아니면서도 어떻게 이런 분석을 할 수 있는지.. 정말 대단합니다
    읽으면서 오- 그런 의도가 있었던 건가? 하면서 연신 탄성을 해댔네요. ^^

    전 법대생인지라 방송보면서 그냥 웃으면서 봤는데... 와우, ~!
    이래서 무도가 계속 꾸준히 사랑을 받나봅니다~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0.02.22 07:12 신고 address edit & del

      예비 법조인이시네요^^ 날라님 같은 예비 법조인들이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셔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아질 수 있을거라 확신합니다. 화이팅하시며 열심히 공부해주시기 바래요^^

      무도가 담아내는 가치들이 많아서겠죠^^ 참 재미있는 방송이었습니다.

      2월 마지막 주가 되었습니다. 이번 한 주도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5. 지나친 해석이 2010.02.22 22:40 address edit & del reply

    약간 오버스럽네요.

    무엇을 얘기하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던데요.

    무도내에서 뭔가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은 제작진의 몫이였고,

    항상 시청한 이후에 알게 되고, 제작진의 역량에 놀라게 되는데..

    자이미님이 얘기한 부분은 시청하면서

    현 우리 국회를 얘기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숨어있는 메시지가 아니죠. 이런 내용은 개그콘서트에서도
    많이 소재삼아, 국회를 많이 비아냥거립니다.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0.02.23 08:10 신고 address edit & del

      누구나 알 수있는 내용이었다고 본문에 적시했는데요? 그런 뻔하게 보이는 내용들을 이야기하고 있으니 다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6. 꿈보다 해몽 2010.02.28 13:43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리뷰를 보면서 약간 과장됬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박명수의 국회 발언은 의도적인 풍자가 아니라
    법정이 테마인 진행 속에서 얼결에 나온 애드리브라고 봅니다.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0.02.28 15:15 신고 address edit & del

      꿈보다 해몽이든 바른 해석이든 각자의 보는 시각에서 차이가 난다고 보여지는군요. 결과적으로 그것을 시작으로 한바탕 즐거운 상황극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겠지요.

  7. Favicon of http://asdf.com BlogIcon 박명수 옷ㅋ 2010.08.02 19:18 address edit & del reply

    박명수가 입은옷 ㅋㅋ 내가 겨울에 삿던거네 ㅋ 사고나서 동앗줄잇길래 이상햇는데 박명수 입은거 보니까 보기에 괜찮은가보네

  8. fdsf 2010.08.08 00:27 address edit & del reply

    꿈보다 해몽이 아니죠. 박명수가 국회 발언을 하지 않았어도 무도 제작진들은 어떤식으로든 풍자를 했을 겁니다. 여드름브레이크 특집처럼 치밀한 연출이 버티고 있죠. 무도 멤버들이 어떤식으로 행동을 하고 발언을 하든 제작진들은 편집과 자막을 통해 의도한 바와 연출하려 했던 부분을 만들어낼겁니다. 그게 김태호식 연출이고 편집이구요.
    과장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