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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파스타 마지막 회가 남긴 소중한 가치 하나

by 자이미 2010.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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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이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 일과 사랑을 감칠맛 나게 만들어 냈던 <파스타>가 끝이 났습니다. 과연 이 드라마가 성공할 수 있을까란 우려와는 달리 일과 사랑을 균등하게 잡아가며, 새로운 트렌디 드라마의 전형을 세우며 착한 웰 메이드 드라마 성공 시대를 열었습니다.

착한 드라마의 전성시대가 열리기를 기대하며


1. 떠나는 사람들과 남겨진 사람들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듯 '뉴셰프 대회'에서 그들은 1등을 차지합니다. 그리고 이태리 3년 유학이 가능하게 되며 새로운 출발을 준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중도 포기해야만 했던 호남은 최셰프를 찾아 이제 그만 두고 5천 원짜리 파스타나 만들겠다고 합니다.

보내고 싶지 않은 유경은 이태리에 대한 희망을 품습니다. 그런 희망이 다음 날이면 최현욱에 대한 사랑으로 돌아서기도 하며, 일과 사랑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자신을 잡아주지 않아 아쉽고, 말 꺼내자마자 가겠다는 사랑이 섭섭한 그들입니다.

이태리로 가야 되는 그들의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 '라스페라'에 남겨진 사장과 셰프는 고민합니다. 그저 수익만 생각하고 사람은 알아서라던 사장의 변화는 최셰프도 놀라게 합니다. 돈보다는 사람이 더욱 중요함을 알았다는 김산의 말은 <파스타>가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였습니다. 그 무엇보다 소중한 것이 사람이라는 것. 사람은 꽃보다 아름답다는 시도 있듯, 사랑하는 사람들은 그 어떤 꽃보다도 아름다움을 그들은 즐거운 재미로 보여주었습니다.

너무 한가 해 파리도 찾아보기 힘든 여성 삼인방의 파스타 가게를 찾은 최셰프는 요리를 주문합니다. 예상하지 않았던 손님에게 잔뜩 긴장한 그들은 계속해서 "다시!"만 듣습니다. 여전히 욱하는 성질을 버리지 못한 부주의 고함이 이어지지만 조금 좋아졌다며 내일 다시 온다는 최셰프에게는 이미 여성 삼인방이 마음속에 들어와 있었습니다.

최셰프의 스태프로 최현욱과 오세영의 이태리에서의 모든 일을 알고 있는 이태리 파들은 세영과 화해를 합니다. 결코 이해할 수 없을 것 같던 그들도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서로를 인정하게 됩니다. 손목 부상과 화상으로 이태리 행이 좌절된 호남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국내파들은 안타까움과 미안함이 가득했습니다. 함께 고생을 했지만 그들의 꿈이었던 이태리에 함께하지 못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힘겨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서로 앙숙 같기만 하던 이태리파와 국내파들은 마지막 요리를 마치고 뜨거운 포옹으로 서로를 위로하고 응원합니다. 자신의 목표와 열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던 그들은 사사건건 다툴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 안에 자리 잡았던 자격지심이나 상대적 우월감은 그저 한 순간의 허세일 수밖에 없음을 <파스타>는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 떠나는 사람들과 그들을 보내고 남겨진 사람들은 서로를 위해 축배를 들었습니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이 경쟁을 해서 이겨야만 하는 적이 아닌 함께 응원하고 도와야 하는 존재임을 알게 된 그들에게는 넉넉한 여유가 흘러넘치고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최상의 조건인 이태리 유학이라는 선물이 있어 편안해질 수도 있었겠지만, 그들이 이태리에 가지 못했더라도 과거와는 달리 보다 성숙해진 스스로를 발견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달라져가는 그들에게 이태리 유학이라는 선물은 보너스일 뿐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게 사람이라는 것. 바로 <파스타>가 이야기하고 싶은 핵심은 그들에게도 적용되고 있었습니다.

2. 아버지의 등과 잠든 사람들

처음으로 유경 아버지의 짬뽕 가게를 찾은 그들은 아버지의 '전복 짬뽕'을 대접 받습니다. 여전히 까칠한 아버지는 환대보다는 투박함으로 그들을 맞이하지만 딸에 대한 사랑은 깊고 넓기만 했습니다. 딸의 성공을 위해서는 이태리 가는 것을 찬성하지만, 사랑을 위해서는 남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 그런 마음은 현욱과 유경의 마음이기도 하지만 시청자들의 바람이기도 했습니다.

일과 사랑을 모두 차지하기 위해서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무엇하나 명확한 답을 낼 수 없는 상황에서 정답은 유경의 선택일 뿐입니다. 그 누구의 강요나 바람과 아쉬움이 아닌 본인이 선택한 결정이 가장 중요한 답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독주를 마시고 취해 잠이든 현욱과 아버지. 잠시 잠에서 깬 아버지는 투박하고 거칠게 딸의 앞날을 걱정합니다. 딸 없는 자리에서는 유경이 최고가 되기를 간절하게 바라던 아버지는 정작 자신의 딸 앞에서는 칭찬에는 인색하고 타박만 늘어놓기 일쑤입니다. 그래도 그런 아버지가 싫지 않은 이유는 그분의 속정을 알기 때문이지요.

그 누구보다 딸의 장래를 걱정하는 아버지가 이태리 가는 게 꺼려지는 것은 일도 중요하지만 그녀의 사랑도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살아 있을 때 마음껏 사랑해주지 못한 부인에 대한 안타까움과 후회가 딸의 성공보다는 행복한 사랑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 이유일지도 모릅니다.

'이제 부인이 보고 싶다'며 눕는 아버지의 커다란 등이 오늘 따라 작고 초라해 보이는 것은, 그만큼 딸은 커가지만 아버지는 늙어가기 때문이겠지요. 언제나 커다란 산과 같았던 아버지가 초라하게 누운 모습을 바라보는 유경의 마음은 한없이 슬프기만 합니다.

주방 막내로 항상 늦게까지 고생하던 은수는 밑 작업을 하면서 졸고 있습니다. 같은 막내 처지인 전직 사장 설준석은 그런 막내를 셰프의 테이블에 눕히고 자신이 은수의 일을 대신합니다. 그렇게 <파스타>에서는 잠든 이들의 모습을 통해, 알기 힘들었던 그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인 잠든 그들에게서 그들 본연의 모습을 발견하고 이해하는 장면은 <파스타>이기에 가능했던 명장면이었습니다.

3. 일과 사랑은 따로 가 아닌 하나일 뿐

결과적으로 유경은 이태리에 가지 않습니다. 그 자리엔 마지막 순간 아깝게 자리를 비워야만 했던 호남의 몫으로 돌아갑니다. 셰프의 꿈을 접고 조그마한 파스타 가게를 생각하던 그에게 이태리 행은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는 행복한 시작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김산과 오세영은 과거도 그랬지만 현재도 친한 친구입니다. 그런 그들이 좀 더 가까워지기를 바라는 김산 누나의 바람이 현실로 이뤄질지는 알 수 없지만 가능성은 농후합니다. 멀리 떠나지 말고 곁에 있으라는 김산과 싫지 않은 세영은 어쩌면 친구 사이를 청산하고 가장 멋진 연인이 될지도 모릅니다.

일과 사랑에서 이태리를 포기하고 사랑을 선택한 유경이지만 사랑만이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국내파들의 환송회를 마치고 홀로 주방에서 파스타를 먹는 유경은 자신의 스토브가 어디냐고 셰프에게 묻습니다. 확답을 하지 않는 그에게 당연히 파스타 스토브를 달라는 유경은 화가 난 채 밖으로 나갑니다.

그렇게 그들은 처음 만났던 횡단보도 가운데서 다시 만납니다. 금붕어를 담아가던 포장이 터지며 만난 현욱과 유경은 마지막을 처음 그 자리에서 다시 합니다. 우연이었지만 처음 만나자 마자 사랑에 빠져버렸던 '붕어 유경'은 다시 한 번 중요한 자리에 섰습니다.

일과 사랑을 모두 차지하려는 욕심쟁이 유경은 "연애 한 번도 안 해봤지? 눈치 보지 말고 하자 나랑"이라는 셰프의 고백에 진한 키스로 답합니다. 과거 셰프의 일과 사랑이라는 갈림길에서 그 어느 것도 선택하지 못한 채 횡단보도 중앙에서 갈피를 못 잡던 유경은 이제 당당하게 자신이 먼저 키스를 해버립니다. 요리사로서 그리고 여성으로서 보다 성숙해진 유경은 누구보다 당당한 여성이 되었습니다.  

주인공이었던 유경은 초보 요리사로 시작해 '뉴셰프 요리대회'에서 1등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단순히 요리가 능숙해진 것이 아닌 처음 해보는 사랑을 통해 인생을 알게 되고, 아버지의 등을 바라보며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더욱 키울 수 있게 된 그녀는 성숙한 여성으로 성장해가고 있었습니다.

4회 연장해 20회까지 진행된 <파스타>는 이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모두에게 희망을 전해 주며 새로운 시작을 하는 지점에서 마무리된 이 드라마는 과연 우리에게 무엇을 남겨주었을까요? 막장이 판치는 드라마와 막장보다 막장 같은 사회 속에서 이기적인 우리에게 '함께'를 이야기하는 <파스타>는 조금은 낯설게 다가왔지만 그 진솔한 외침에 많은 이들은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열린 결말로 그 무엇이든 상상할 수 있도록 한 그들은 착한 드라마도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 소중한 경험을 우리에게 전해주었습니다. 독불장군 식 성공 스토리가 아닌 조금은 더디고 힘겨울 수 있지만 양보하고 배려하며 함께 할 수 있는 상생의 미덕을 최고라고 이야기한 <파스타>는 소중한 가치 하나를 우리에게 전해주며 끝이 났습니다.

그들이 남긴 소중함 들은 시간이 조금 지나 다시 정리를 해야겠지만, 마지막 회까지 <파스타>만의 가치를 잃지 않고 지속했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받을 수 있을 듯합니다. 착해서 고마웠던 드라마. 독하지 않아서 중독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 <파스타>는 언제까지나 소중한 드라마로 남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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