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3. 14. 07:45

'우결'은 아이돌 버라이어티 전성시대의 새로운 전형이다

아이돌이 대중문화 전반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는 아이돌이 프로그램 전체를 통제하는 상황까지 다다랐음을 알리는 신호였습니다. 이선호와 황우 슬혜라는 20대 후반의 가상의 부부는 외적인 문제들도 있기는 했지만 허무하게 하차가 결정되었습니다.

아이돌 전성시대의 바로미터 <우결>

나이를 속였다는 황우 슬혜, 너무 야한 내용들이 방송되도록 유도했다는 이선호의 행동들이 하차의 이유는 아니었습니다. 20대 후반의 현실적인 결혼 세대들의 풋풋한 결혼을 다루겠다는 제작진의 의지는 아이돌 팬덤에 묻혀 제대로 뭔가를 해보기도 전에 급하게 마무리 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씁쓸하게 퇴장을 할 수밖에 없었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자신의 의견을 직접적이며, 적극적으로 제시하는 10대 팬덤의 힘이 크게 좌우했다고 보여 집니다. 새로운 아이돌 커플의 재미를 던져준 '아담커플(조권-가인)'에 대한 무한 신뢰와 논쟁의 중심에 선 '용서커플(정용화-서현)'의 등장은 이들에 비해 존재감이 낮은 '이선호-황우 슬혜'의 퇴장을 유도했습니다.

용서커플의 등장으로 아담커플의 방송 분량이 줄어든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그런 여파는 바로 전달되어 극단적으로 짧아진 '이선호-황우슬혜'의 분량으로 화답했습니다. 그렇게 줄어들던 분량은 마침내 오늘 쓸쓸한 그들만의 축하 속에서 단시간 퇴장을 알릴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는 연예인들을 섭외해 가상의 결혼이라는 틀로 만들어 놓는다면 당연히 인기를 얻을 수밖에는 없습니다. 과거 화제의 중심이 아닌 비주류에 가까웠던 연예인들을 통해 <우결>의 가치를 만들던 때와는 전혀 달리, 아이돌을 전면에 내세운 <우결>은 그들만의 아이덴티티가 아닌 아이돌을 위한 방송으로 바뀌고 있었습니다.

화제의 아이돌 그룹 멤버들로 채워진 <우결>은 그들의 팬덤들을 자양분으로 삼아 살아가는 방송이 되어버렸습니다. 가상 결혼마저 잠식한 아이돌의 파워는 이미 대한민국 가요계를 점령한 채 오랜 시간 호령 하고 있습니다. 음반과 음원 수익만으로 부족한 기획사는 전방위 전략으로 대중 문화 전분야로 아이돌들을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원소스 멀티유즈는 아이돌 전략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이젠 가수로 시작해 연기자, 버라이어티, 영화, 뮤지컬 등 가리지 않고 돈이 되는 곳이라면 아이돌이 점령할 태세입니다.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있듯 아이돌을 원하는 이들이 늘어가기에 그들을 사용하는 매체들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하지만 과도한 공급은 수요를 막고 넘쳐나는 공급으로 모든 것들이 망가지는 상황을 우린 다양한 경제적인 현상이 아니더라도 몸으로 체험하며 느끼고 있습니다. 적정선을 지키지 못하는 과도함은 아니함만 못하다는 말처럼 과도한 확장은 스스로를 옥죄는 부메랑으로 다가올지도 모릅니다.

오늘 방송된 우결 속 '아담 커플'의 가족(?)들인 2AM과 브아걸 멤버들의 볼링 대회 재미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맡 언니인 제아가 보여준 예능감은 성인돌 나르샤를 능가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엉뚱하면서도 담담한 그의 표정과 몸짓에서 보여준 능력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재미를 담고 있었습니다.  

정용화-서현의 모습은 선남선녀가 벌이는 모습만으로도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아무리 표절시비가 일어도 인기에는 관계없는 상황에서 그의 등장은 <미남이시네요>의 연장으로 연결되며 '소녀시대' 막내와의 풋풋한 사랑으로 이어질 뿐이었습니다.

표절을 시작으로 한 십자포화에서 마지막 비상구로 택한 <우결>은 정용화에게는 절묘한 타이밍에 가져다준 선물과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잊혀 진다는 진리 아닌 진리 속에서 판타지 속에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해주는 <우결>은 탁월한 선택이자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의 또 다른 단면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우결>은 유사한 아이돌들에게는 회생의 성지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철저하게 아이돌을 위한 방송을 표방한 <우결>은 성공할 것입니다. 기존 '가상 결혼'이 주는 의미는 사라지겠지만 호기심 많은 청소년들의 로망이 현실이 되는 게임 같은 <우결>은 더욱 게임화 되어가며 생명력을 극대화해줄 것으로 보입니다.

<우결>이 내세우는 가치가 시청률이라는 단순한 수치라면 이는 보장된 방식을 택했기에, 아이돌의 생명력만큼의 생명을 지닌 방송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아이돌이 주는 장단점이 어떤 식으로 발현되어질지 모르겠지만 <우결>이 쏘아올린 '아이돌 전용'은 많은 분야에 그대로 적용되며 획일적인 영토 확장이 가속화되어질 듯합니다.

재미는 있지만 그 안에 무언가를 찾는 것은 무의미해진 <우결>은 보거나 거부하거나의 선택만이 남겨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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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1
  1. 익명 2010.03.14 07:58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2010.03.14 12:31 신고 address edit & del

      아이돌의 연예계 잠식은 시작일 가능성이 높지요.^^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시나브로 장악해가는 아이돌의 힘은 거대 기획사의 힘과도 맞물려 있기에 올 한해 그들의 움직임을 보면 알 수 있을 듯합니다.^^;;

      즐거운 일요일 보내시기 바랍니다.^^;;

  2. 익명 2010.03.14 07:59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2010.03.14 12:32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렇죠. 완벽한 아이돌 전용 버라이어티의 시작을 알리는 듯합니다. 케이블에서 실험했던 아이돌을 전면에 내세운 버라이어티가 점점 공중파도 잠식해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들게 하네요^^

      즐거운 일요일 보내시기 바랍니다.^^;;

  3. Favicon of https://queeralbumkms.tistory.com BlogIcon M.T.I 2010.03.14 17:2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애초에 '가상결혼'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결혼'에 대한 판타지를 심어준다는 면에서 이 프로그램에선 또다른 '막장'냄새가 났었어요. 남편과 아내에 대한 역할 기대치를 높임으로서 결혼생활에 있어 진정으로 필요한 '사랑'이란 요소는 어느 새인가 뒷전으로 밀려난거같아요.

    물론 조금 다른 시도도 있었던 것 같아요. 황정음 김용준 커플과 같이 실제 커플을 대상으로 한 이야기는 조금 더 개연성을 높여줬다고 생각해요. 결혼하기 이전의 상견례라던지, 결혼하루전 행사(이게 이름이 생각나지 않네요.)와 같은데서 보여준 진실성은 충분히 다른 방향으로 이 프로그램이 바뀔 가능성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근데 다시 또 이렇게 '아이돌'위주의 편성으로 돌아가버리네요... 아무래도 주로 시청하는 연령대의 문제였을까요. 그저 시청률,시청률,시청률에만 의존하는 프로그램으로 밖엔 안보입니다.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2010.03.15 06:47 신고 address edit & del

      이번 아이돌 재편은 철저하게 시청률을 목적으로 변화된 형식으로 밖에는 안보이지요. 새로운 시도가 아이돌을 어떻게 주말 버라이어티의 전면에 내세워 소비시킬 것인가에 몰두되어 있다고 보여집니다.

      가상 결혼이라는 형식 자체가 재미일 수밖에 없지만 말씀처럼 충분히 사랑의 가치를 끄집어 낼 수도 있는데...다른 곳에 더 관심이 많은 우결인 듯 하네요.^^

      비오는 월요일이네요. 이번 한 주도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4. 우결의 환골탈태 2010.03.15 02:38 address edit & del reply

    리얼이니 하면서 뽀뽀도 제대로 못하는 20대후반,30대초반 커플들을 보느니, 아이돌이 백배 낫다고 봅니다.
    아니, 24~5이면 성관계에도 도가 텄을 나이고, 연애의 한 사이클씩은 다 돌아봤을 나이인데, 요즘엔 초식남, 건어물녀만 있는지...다들 방에 콕 박혀 TV만 보고 사는건지...

    말도 안되는 우결은 이제 끝났습니다.

    정말 우결이 리얼리티프로로서 제대로 되려면 말이죠, 영미의 리얼리티급..키스정도는 우습게 해야할 텐데...5년? 10년은 더 기다려야할 것입니다.

    차라리 20살짜리들 손잡고 버벅대는 게 휠씬 더 리얼한 듯.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2010.03.15 07:02 신고 address edit & del

      리얼이라는 것이 성적인 표현으로 이야기되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신다니 우려스럽군요. 아이돌에 대한 애정을 그런 식으로 표현한다고 하신것 같은데...

      진정한 마음을 리얼하게 보여주는 것이 흔하디 흔한 야한 장면 연출보다 값지다는 것을 알아가시길 바랍니다.

      비오는 월요일이네요. 이번 한 주도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5. 글쎄요 2010.03.15 10:36 address edit & del reply

    전 사실 아담 커플은 어떻게 보면 아이돌 스타의 활용면으로 보기에는 조금 다른 면이 있다고
    보거든요 지금의 두 사람은 우결의 인기를 힘입어 아이돌로 부르기엔 부족함이 없어 보이지만
    출연 당시의 두사람은 아이돌이라기엔 실력파, 아이돌 팬덤의 힘도 얻지 못한
    우결 제작진이 선택한 그저 새로운 커플 형태중 하나로만 보였거든요

    사실 두 사람이 이 정도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도 아이돌 문화쪽 보다는
    그저 어린 두사람이 오히려 결혼 적령기의 황우슬혜 커플보다 서로에게 솔직하고
    진지하게 접근했고 또 예능적이 면도 적절히 섞는 지혜로운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아담커플의 성공을 아이돌의 성공으로 단정지어
    용서커플 처럼 제작진이 점점 우결의 아이돌화를 만들어가는 것은 맞다고 생각해요

    황우슬혜네 커플도 우결의 아이돌화의 희생자 측면이 아니라
    지나친 가식과 예능감 부족으로 시청자의 외면을 받았고 오히려 이둘이 아이돌화를
    촉진시킨 원인중 하나로 봅니다.

    저도 사실 점점 예능이 아이돌로 뒤덮이는 것은 소재의 반복과 단순화면에서
    걱정되긴 합니다. 주말 예능 뭘봐도 다 아이돌의 향연이더군요 ㅜㅜ
    우결의 방향도 아마 용서 커플의 성공 여부에 따라 결정되겠죠 ..

  6. 음..공감 2010.03.15 10:53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원래 딱히 티비를 즐겨보지는 않지만, 간간이 보고 있으며 주변 친구들에게도 전해 듣고 있어서 대강의 흐름은 다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처음에는 우결을 봤었는데, 가인 조권 나온 이후로 안보게 된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둘 다 좋아하는데, 뭐 분명 둘이 잘 노는거 보여주겠지 생각하고 안보게 되던데.. 이 글은 제가 안보게 된 이유를 아주 잘 집어내고 있어서;; 댓글 한번 달아봅니다.;;

  7. 조룡 2010.06.02 16:20 address edit & del reply

    이번에 새커플로 또! 아이돌인 빅토리아와 닉쿤을 새커플로 투입시킨다네요 ㄷㄷ 전에 인터뷰로 아이돌로 시청률 올리려는 수작이 아니라 고르다보면 우연히 아이돌들이 나온다고 하던데..... 거짓말이였는듯..... 나중에 또 아이돌 커플나온다면 진짜 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