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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우결'은 아이돌 버라이어티 전성시대의 새로운 전형이다

by 자이미 2010.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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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이 대중문화 전반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는 아이돌이 프로그램 전체를 통제하는 상황까지 다다랐음을 알리는 신호였습니다. 이선호와 황우 슬혜라는 20대 후반의 가상의 부부는 외적인 문제들도 있기는 했지만 허무하게 하차가 결정되었습니다.

아이돌 전성시대의 바로미터 <우결>

나이를 속였다는 황우 슬혜, 너무 야한 내용들이 방송되도록 유도했다는 이선호의 행동들이 하차의 이유는 아니었습니다. 20대 후반의 현실적인 결혼 세대들의 풋풋한 결혼을 다루겠다는 제작진의 의지는 아이돌 팬덤에 묻혀 제대로 뭔가를 해보기도 전에 급하게 마무리 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씁쓸하게 퇴장을 할 수밖에 없었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자신의 의견을 직접적이며, 적극적으로 제시하는 10대 팬덤의 힘이 크게 좌우했다고 보여 집니다. 새로운 아이돌 커플의 재미를 던져준 '아담커플(조권-가인)'에 대한 무한 신뢰와 논쟁의 중심에 선 '용서커플(정용화-서현)'의 등장은 이들에 비해 존재감이 낮은 '이선호-황우 슬혜'의 퇴장을 유도했습니다.

용서커플의 등장으로 아담커플의 방송 분량이 줄어든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그런 여파는 바로 전달되어 극단적으로 짧아진 '이선호-황우슬혜'의 분량으로 화답했습니다. 그렇게 줄어들던 분량은 마침내 오늘 쓸쓸한 그들만의 축하 속에서 단시간 퇴장을 알릴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는 연예인들을 섭외해 가상의 결혼이라는 틀로 만들어 놓는다면 당연히 인기를 얻을 수밖에는 없습니다. 과거 화제의 중심이 아닌 비주류에 가까웠던 연예인들을 통해 <우결>의 가치를 만들던 때와는 전혀 달리, 아이돌을 전면에 내세운 <우결>은 그들만의 아이덴티티가 아닌 아이돌을 위한 방송으로 바뀌고 있었습니다.

화제의 아이돌 그룹 멤버들로 채워진 <우결>은 그들의 팬덤들을 자양분으로 삼아 살아가는 방송이 되어버렸습니다. 가상 결혼마저 잠식한 아이돌의 파워는 이미 대한민국 가요계를 점령한 채 오랜 시간 호령 하고 있습니다. 음반과 음원 수익만으로 부족한 기획사는 전방위 전략으로 대중 문화 전분야로 아이돌들을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원소스 멀티유즈는 아이돌 전략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이젠 가수로 시작해 연기자, 버라이어티, 영화, 뮤지컬 등 가리지 않고 돈이 되는 곳이라면 아이돌이 점령할 태세입니다.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있듯 아이돌을 원하는 이들이 늘어가기에 그들을 사용하는 매체들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하지만 과도한 공급은 수요를 막고 넘쳐나는 공급으로 모든 것들이 망가지는 상황을 우린 다양한 경제적인 현상이 아니더라도 몸으로 체험하며 느끼고 있습니다. 적정선을 지키지 못하는 과도함은 아니함만 못하다는 말처럼 과도한 확장은 스스로를 옥죄는 부메랑으로 다가올지도 모릅니다.

오늘 방송된 우결 속 '아담 커플'의 가족(?)들인 2AM과 브아걸 멤버들의 볼링 대회 재미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맡 언니인 제아가 보여준 예능감은 성인돌 나르샤를 능가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엉뚱하면서도 담담한 그의 표정과 몸짓에서 보여준 능력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재미를 담고 있었습니다.  

정용화-서현의 모습은 선남선녀가 벌이는 모습만으로도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아무리 표절시비가 일어도 인기에는 관계없는 상황에서 그의 등장은 <미남이시네요>의 연장으로 연결되며 '소녀시대' 막내와의 풋풋한 사랑으로 이어질 뿐이었습니다.

표절을 시작으로 한 십자포화에서 마지막 비상구로 택한 <우결>은 정용화에게는 절묘한 타이밍에 가져다준 선물과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잊혀 진다는 진리 아닌 진리 속에서 판타지 속에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해주는 <우결>은 탁월한 선택이자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의 또 다른 단면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우결>은 유사한 아이돌들에게는 회생의 성지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철저하게 아이돌을 위한 방송을 표방한 <우결>은 성공할 것입니다. 기존 '가상 결혼'이 주는 의미는 사라지겠지만 호기심 많은 청소년들의 로망이 현실이 되는 게임 같은 <우결>은 더욱 게임화 되어가며 생명력을 극대화해줄 것으로 보입니다.

<우결>이 내세우는 가치가 시청률이라는 단순한 수치라면 이는 보장된 방식을 택했기에, 아이돌의 생명력만큼의 생명을 지닌 방송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아이돌이 주는 장단점이 어떤 식으로 발현되어질지 모르겠지만 <우결>이 쏘아올린 '아이돌 전용'은 많은 분야에 그대로 적용되며 획일적인 영토 확장이 가속화되어질 듯합니다.

재미는 있지만 그 안에 무언가를 찾는 것은 무의미해진 <우결>은 보거나 거부하거나의 선택만이 남겨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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