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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산부인과 13회-에이즈 환자 아이가 힘겨운 이유

by 자이미 2010.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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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방송되었던 <산부인과>13회에서는 '의사의 약속'이라는 소제목으로 의사로서의 책임감과 드러나는 그들의 사랑등을 담아냈습니다. 그런 13회에서 중요하게 생각되었던 것은 역시 에이즈 환자에 대한 시각이었습니다.

13회 의사의 약속


천형은 하늘이 아니라 인간이 내린 형벌

1. 의상의 선택은 힘겹다

이상식은 신약 연구 가능성 때문에 미국을 향합니다. 잠시의 흔들림은 있었지만 쉽지 않은 기회를 가지게 된 그는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겨우 비행기에 오릅니다. 그의 부재도 알지 못할 정도로 정신없이 돌아가는 병원에서는 HIV(에이즈) 환자의 분만으로 소란스럽습니다. 

여러 병원에서도 수술실을 잡지 못해 어렵게 시작된 수술은 시작부터가 난항이었습니다. 레지던트 안경우는 에이즈 환자라는 이유로 글러브를 두개씩 끼며 극단적인 두려움을 보입니다. 피를 만져야 하는 직업의 특성상 피로 전염이 되는 에이즈가 두렵지 않은 이는 있을 수 없지요. 

의사라는 직업이 주는 한계는 이런 부분에서도 드러날 듯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당연한 반응이지만 의사는 그래서는 안되는 모순이지만 당연한 한계가 바로 이런 부부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수술은 큰어려움없이 진행됩니다.

문제는 수술을 시작하려는 순간 걸려온 전화였지요. 혜영을 믿고 그녀를 찾아왔었던 재생불량성빈혈을 가진 산모였습니다. 임신도 할 수 없었던 자신에게 임신이라는 축복을 내린 그녀에게 출산을 하고 싶다는 그녀의 전화는 다급하기만 했습니다.

수술을 앞둔 혜영으로서는 마음이 간절해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하지만 마음이 힘겹기만 합니다. 에이즈 환자의 수술을 마치고 급히 전화를 걸어보지만 경과는 좋지 않습니다. 정상적인 출산이 어려운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제왕절개 수술을 했지만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환자는 위급한 상황으로 나아갈 뿐입니다.

혜영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손쓸 수도 없는 상황에 다다르고 그녀를 믿었던, 그래서 환하게 웃을 수 있었던 그녀는 수술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그렇게 떠나가 버렸습니다. 그녀로서는 꼭 지켜주고 싶었던 환자였지만 '신'일 수 없는 그녀는 자신의 약속이 그저 허망함이었음이 힘겹게 다가올 뿐입니다. 

지금은 에이즈 환자가 처음 알려지던 시기와는 달리 조금은 차분해졌지만 여전히 두려운 병인건 사실입니다. 약들이 좋아져 관리만 잘하면 평생 어려움 없이 살아갈 수는 있다고 하지만 그 어떤 질병보다 두려운건 속일 수 없는 현실입니다. 

처음 에이즈가 일반에게 알려지며 손만 잡아도 전염이 된다는 식의 루머는 그저 루머임이 밝혀졌음에도 여전히 천형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문란한 성생활이 가져온 질병이라는 것과는 달리 수혈을 통해 전염되는 경우들이 급격히 늘면서 아무런 상관없던 이들도 에이즈에 감염되는 경우들이 늘어나며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시키기도 했습니다. 

문둥병 혹은 나병, 한센병이라고 불리던 병은 에이즈가 발병하기 전까지는 가장 두려운 병 중 하나였을 듯합니다. 나병 환자들이 자신의 병을 낫기 위해 아이를 납치해 장기를 복용한다는 말도 안되는 끔찍한 괴담들은 그래서 그들을 더욱 힘겹게만 했었습니다. 

그렇게 나병에 걸린 그들은 소록도로 보내져 일반인들과는 철저하게 격리된 채 살아야만 했었습니다. 이제 현대 사회에서는 나병 대신 에이즈가 대신하고 있습니다. 소록도로 나병 환자들을 가둬두는 방식의 전근대적인 방법은 아니지만 여전히 그들은 보호관리 되어야만 하는 대상입니다. 

2. 에이즈가 무서운 이유

단순한 보호 관리 차원을 떠나 그들을 바라보는 편견은 깊숙하게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그런 사회적 편견을 극중 왕재석과 안경우의 대화를 통해 잘 보여주었죠.

"HIV가 왜 무서운 줄 알어"
"그야 뭐 면역력을 다 파괴하니까.."
"면역력을 파괴하는게 아니라 인간관계를 파괴하는 거라고. 그리고 인간의 가장 나약한 불안감을 공격해서 추악함을 키우고 불신과 공포를 일으키지. 그게 더 무서운거라고. 그 태도가 바로 그 사람들을 천형을 가진 인간으로 만드는 거라고"

에이즈 환자에게 가장 힘들고 두려운건 다름 아닌 타인의 편견이라는 것이죠. 단순한 동정과 편견으로 나병 환자를 사회적 고립으로 몰아갔듯, 에이즈 환자들도 함께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 스스로 천형으로 규정하고 있음이 가장 두려운 것이라는 이야기에 공감합니다.  

부모의 병으로 인해 첫 아이도 에이즈 감염자가 되고 둘째도 그렇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극중 에이즈 환자 부부를 힘겹게만 합니다. 에이즈에 걸렸다는 이유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기본적인 행복도 추구할 수 없는 자신들의 삶이 힘겹기만 합니다.

손주가 태어났음에도 찾아오지도 않는 부모. 가족마저도 외면하는 에이즈 환자들은 우리 사회에서 천형을 가진 이들임은 분명합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자유를 빼앗을 수는 없는 법이지요.

되물림되듯 자신의 천형을 아이에게 물려주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부모의 마음은 여느 부모의 출산뒤 행복과는 차원이 다른 생존의 문제였습니다. 전세계 에이즈 환자 4,000만 명, 국내 6천 명 이상이 에이즈 환자인 상황에서 그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은 어쩌면 지금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수혈을 통해 얻은 에이즈로 인해 태어나는 아이마저도 에이즈 환자로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것은 지독한 천형이 아닐 수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늘어가는 환자들을 그저 천형이라며 사회에서 거부한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겠지요. 

헤영과 상식의 러브 스토리는 본격적으로 진행될 에정입니다. 미국과 본원이라는 선택의 기로에 놓인 그들은 사랑과 일 사이에서 혹은 그 둘을 위해 선택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되었습니다. 순탄하게 결혼을 할 것 같았던 안경우와 김영미의 결혼은 난소 수술로 인해 커다란 암초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더이상 사랑을 부정하고 부모님의 말씀만 들을 마마 보이가 아닌 사랑하는 사람을 따뜻하게 감싸는 안경우의 모습이 기대되기도 합니다.

여전히 <산부인과>는 사랑이야기보다는 질병을 가진 환자들의 애환과 그 환자들을 통해 다른 시각을 가지게 하는 재주가 뛰어난 듯합니다. 너무 익숙하지만 쉽지 않은 에이즈 환자와 그 환자의 출산을 통해 사회 저변에 깊게 깔려있는 편견과 두려움을 잘 살린 에피소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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