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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 Shout/Alternative Radio 대안 라디오

베를루스코니와 김제동 혹은 손석희, TV를 말하다

by 자이미 2010.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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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은 현재의 대한민국을 이탈리아에서 찾습니다. 그곳에는 최고의 갑부이자 미디어와 스포츠를 장악하며 총리를 세 번이나 역임한 절대 권력자 베를루스코니가 있습니다. 방송을 장악하고 경제를 권력의 도구로 사용하며 이탈리아를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가는 그의 모습에서 현재의 대한민국을 바라볼 수밖에 없음은 안타까움입니다.

미디어를 장악해 절대 권력을 손에 넣은 독재자


1.
베를루스코니는 방송과 활자언론 매체 등 이탈리아의 거의 모든 미디어를 손에 쥔 독재자입니다. 여기에 AC 밀란의 소유주이기도 한 그는 엄청난 부를 가진 갑부이기도 합니다.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총리에 올라서고 권력의 중심이 된 그는 자신의 숙적들을 숙청하고 언론을 통합하며 거대한 무소불휘의 권력자가 되어버렸습니다.

심각한 경제난에 빠진 이탈리아를 구원할 구세주처럼 이야기가 되지만 실상 그가 해놓은 일은 수많은 추문과 부패와 탄압 외에는 없습니다. 정치인들의 일상이자 장기인 거짓으로 점철된 말장난은 그가 가지고 있는 거대한 부와 권력으로 살을 붙이고 대중을 현혹하고 있을 뿐이지요.

지난 금요일 방송된 <세계와 나 W>에서는 베를루스코니와 지방선거에 대해 방송을 했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베를루스코니에 대한 만행과 정권을 잡으며 최일 선으로 시행하고 있는 언론장악이 닮아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고민해보게 했습니다. 

베를루스코니의 언론장악은 이미 오래전부터 논란이 되었었습니다. MB정권에 넘어간 공영방송 KBS에서는 2008년 8월 <언론과 권력, 베를루스코니의 이탈리아>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자세하게 다루기도 했었습니다. 현재의 모습과 너무 다른 KBS에서 정권의 역할과 언론장악이 주는 폐해가 무엇인지 잘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자신이 가진 3개의 민영방송(44%)과 공영방송 RAI(45%)를 모두 장악할 수 있는 '가스피리 법'을 만들면서 이탈리아 방송의 90%이상을 장악했습니다. 

여기에 방송사가 점유율에 상관없이 신문사를 인수할 수 있는 법을 시행함으로서 완벽한 언론 장악을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공영방송을 장악하고 공중파 방송을 낙하산 인사를 통해 집권 여당의 거수기로 만든 상황은 무척이나 닮아 있지요. 

더욱 거대 언론인 조중동을 방송에 참여시킴으로서 자신에게 유리한 언론들에게 막강한 시장 지배력을 선사함으로서 장기집권이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데 정권의 모든 것을 할애하고 있는 상황 역시 닮아있습니다. 베를루스코니가 3번에 걸쳐 총리를 역임하듯 사람은 바뀌어도 영구 집권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하고자 하는 의지는 이탈리아의 독재정권과 그리 달라 보이지 않지요.

2.
무솔리니의 파시즘이 지배했던 나라에서 새로운 형태의 파시즘은 현재에도 유효한 듯합니다. 며칠 전 끝난 지방선거에서 이탈리아 국민들은 집권 여당인 베를루스코니에게 손을 들어줬으니 말이지요. 마피아와의 연류설과 수많은 추문과 위증, 세금포탈, 뇌물수수 등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의 죄를 지은 총리에게 손을 들어주는 대중의 심리는 나약함과 이기심으로 점철되어 있었습니다.

권력자들은 이런 약점을 교묘하게 파고들어 거대한 권력을 창출합니다. 현대사회의 거대한 권력이 된 부는 새로운 권력의 자리에 올라서고 그 거대한 부를 이용한 지배는 국가를 지배하는 강력한 힘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유명한 정치토크쇼 <아노제로>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이를 진행하는 미켈레 산토로는 거의 유일무이하게 현 정권과 베를루스코니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비판하는 언론인이기도 합니다. 그런 그와 프로그램이 지방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방송 중지가 이뤄졌습니다. 

이탈리아 국민의 69%는 TV를 통해 투표할 정치인을 고른다는 조사처럼 방송을 통해 형성된 이미지가 곧 투표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방송을 장악한 베를루스코니의 영향력은 지대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이탈리아만의 현상이 아닌 전 세계적인 공통분모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권력자들이 언론을 장악하고자 혈안이 될 수밖에는 없지요.

철저하게 재미만을 추구하는 이탈리아 방송은 모든 사람들에게 만족을 주는 방송이 되어버렸습니다. 비판 기능은 사라진 채 그저 스타들을 전면에 내세운 시시콜콜한 이야기들과 성을 파는 여성들을 전면에 내세운 방송은 국민들의 우민화에 절대적인 가치로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정권에 장악된 이탈리아에서는 매일 방송에서는 춤추는 여자라는 '벨리나'들이 야한 옷을 입고 춤추는 모습만 방송됩니다. 

그들은 장악한 방송을 통해 국민들의 우민화에 앞장서고 정치에 염증을 느낀 젊은이들은 정치에 무관심하게 되고 이런 정치 무관심은 독재자에게는 영구 집권이 가능한 자양분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3.
방송에서 쫓겨난 산토로는 대중들과 직접 만나고 이를 인터넷으로 생방송하는 정치 토크쇼를 진행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은 듣고 말할 권리조차 빼앗긴 세상에서 바른 소리를 하는 그에게 찬사를 보내고 환호하며 공감합니다. 인터넷 동시 시청자가 10만 명이 넘을 정도로 그들은 바른 이야기에 굶주려 있었습니다. 

굳이 산토로를 국내의 언론인에 비교하자면 손석희 정도로 봐야겠지요. '아노제로'는 '백분토론'과 유사한 측면들이 많은 프로그램이기도 하구요. 산토로가 보여주는 토크쇼와 대중들과 소통하는 방식은 김제동과 유사합니다. 방송에서 쫓겨나 토크쇼를 선보이며 많은 이들과 소통을 하는 그에게서 방송장악으로 입과 귀가 막힌 대한민국은 대안을 찾고 이야기하고 실험하고 있습니다.   

베를루스코니와 이명박은 유사점들이 참 많습니다. 일일이 열거하지 않아도 너무 많은 이들이 그리고 다양한 공간에서 이야기가 될 정도로 식상합니다. 문제는 말도 안 되는 지킬 수도 없는 공약을 남발하는 집권 여당에게 적지 않은 대중들이 표를 던지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는 이탈리아에서 이념과 자유보다는 하루하루를 연명할 빵이 중요할 수밖에는 없고 이를 철저하게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권력과 부를 가진 소수는 자신의 힘을 키우는 도구로 경제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희망이라고 이야기되던 오바마 역시 거대한 권력(사설 은행연합들)의 대리인일 수밖에 없는 세상에서 새로운 지도자는 다름 아닌 경제입니다.

국내 재벌들에 대한 모습만 봐도 권력 위에 돈이 있음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미 권력은 돈의 노예가 된지 오래 이고 그런 거대한 권력이 되어버린 돈은 대중을 현혹하고 무력화시키고 있습니다. 과거 자유를 위해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던 이들도 돈 앞에서는 나약해질 수밖에 없음이 현재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절대 권력을 누리는 소수가 세계를 지배하는 사회. 그 사회는 세계화를 주창하며 자신의 권력을 고착화하기 위해 모든 것들을 재편하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음모론을 제기하는 월스트리트발 세계경제 공황 역시 소수의 권력자들이 만들어낸 음모일 뿐임이 사실로 드러나고만 있습니다. 세계를 지배하는 것이 돈임이 명확해지는 엄청난 사건을 우린 목격했고 그 지배는 영구화되고 있음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4.
권력을 만드는 것이 돈이고 그 돈은 대중들의 가치관과 삶마저도 장악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재벌이 나라 위에 서있는 대한민국. 거대한 재벌이 이탈리아를 지배하고 무소불휘의 권력을 휘두르는 세상. 바뀌는 것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바꾸지 못하는 대중. 그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마치 거짓말처럼 이뤄지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정치에 대한 무관심입니다. 삶 자체가 정치일 수밖에 없는 인간사회에서 정치를 외면하고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올바른 정치는 우리에게 값진 삶을 보장하지만 부패한 정치는 소수의 권력자들에게 종속되는 삶만을 강요받게 합니다.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대중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값진 권력은 바로 투표입니다. 투표할 수 있는 권리만이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대중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베를루스코니의 이탈리아를 보며 돈의 노예가 되어가는 대중들의 처참한 현실을 우리도 경험하는 것은 아닐까란 두려움이 앞섭니다.

방송을 포함한 언론을 장악하고 국민들을 우민화하는 것은 베를루스코니만의 권력은 아니겠지요. 모든 권력자들이 염원하는 이 방식은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TV에서 모두가 직관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내용들만 전해진다면 과연 어떤 모습이 될지는 안 봐도 명확한 사실입니다. TV를 바보상자로 만들려는 권력자들과 바보상자를 거부하는 이들의 대결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처럼 힘겹기만 하지만 바로 보려는 대중들이 함께 한다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TV를 바보상자로 만드느냐 안 만드느냐 도 결국 대중의 몫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렇게 하찮게 바라보는 TV가 대중을 움직이는 거대한 힘임을 빨리 깨달아야 하고 그 거대한 힘을 바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역시 대중의 몫임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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