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4. 16. 12:20

개인의 취향 6회-이민호와 손예진, 빠른 키스가 아쉽다

게이 남자 친구를 두면 좋은 점은 무엇일까요? 이성이면서 동성 이상의 감성을 나눌 수 있기 때문? 동성이지만 이성에게 느끼는 매력을 받을 수 있다? 동성은 해주지 못하는 그 무언가를 해주기 때문이다? 모두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죠. 그렇다면 게이 친구와의 키스는?

게이 남자 친구와 키스하면 어찌되는 거죠?



1. 개인이의 맑게 개인 날

자신을 잘 알아주고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이 남자 친구가 너무 좋은 개인. 그녀는 게이라고 믿는 진호로 인해 자신의 응어리진 한을 조금은 풀 수 있었습니다. 결혼까지 염두에 두며 사귀었던 애인 한창렬에 대한 복수가 바로 그것이죠.

멋진 파티 의상을 입고 들어선 그녀에게 쏟아지는 눈길들은 그녀를 황홀하게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항상 남자같이 털털하게 다니던 그녀가 처음으로 여자의 매력을 발산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기분은 그 누구도 이해하기 힘든 황홀경이었죠.

자신에게 애인을 빼앗아간 인희도 자신을 차버린 창렬도 오늘은 상대도 되지 않는 존재들일 뿐입니다. 언제 만나 뺨이라도 한 대 쳐주고 싶었던 개인에게 이것보다 짜릿한 복수는 없을 테니 말이죠. 진호와의 등장은 개인에게 일거양득이었습니다. 진호를 사랑하게 된 인희와 자격지심을 가지고 있는 창렬에게 한꺼번에 강력한 한 방을 먹일 수 있었으니 말이죠. 

의도하지 않았지만 담 미술관장의 파격적인 제안은 주체할 수 없는 기쁨의 절정이었습니다. 간만에 들어온 면접에서 다시 한 번 떨어지고 시무룩하던 그녀에게 최고의 미술관에서 일자리를 제안하다니 이보다 좋은 일은 있을 수 없지요.

그러나 너무 과한 기대는 위축되게 만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더욱 아직 해보지 못했던 일들에 대한 과한 제안은 자신의 영역을 넘어선 그 무엇을 끄집어내야 하기에 힘겹기만 하지요. 더욱 큰 문제는 너무 위대한 아버지를 둔 개인이 자신의 능력과는 상관없이 누구의 딸이기에 이 정도는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단순한 기대감이 부담스럽게 다가옵니다.

무한한 창작력을 신봉하는 최도빈은 '꿩 먹고 알 먹고'의 심정이 조금은 있었겠지만, 그녀가 만든 아이들 가구 리폼은 그의 말처럼 새로운 창의력의 시작으로 다가왔을 듯합니다. 전혀 알지 못하는 이의 작품에서 자신이 막연하게 꿈꾸었던 세상을 보았다면 그(녀)가 누구이건 그로서는 사업을 제안할 수 있는 인물이죠.

그의 아버지가 걱정을 하듯 최도빈은 기업 경영자 타입보다는 창의력이 앞서는 예술가 타입이니 말입니다. 현실에서도 이런 탁월한 창의력을 기본으로 하는 파격적인 실험을 하는 경영자가 있다면 사회적인 변화가 가능할 텐데 국내에서는 잡스가 나오기 힘든 경직된 문화가 지배하는 사회라 아쉽기만 하지요. 

게이라고 믿는 진호로 인해 개인은 너무나 행복한 날들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사랑을 잃고 슬펐던 그녀에게 사랑보다 값진 친구가 찾아왔다는 것은 개인에게는 너무 커다란 즐거움으로 다가왔습니다. 

2. 게이를 사랑한 개인

자신에게 주어진 새로운 일보다 개인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게이 친구 진호였습니다. 괜한 오지랖으로 진호를 애타게 찾는 혜미에게 커밍아웃을 하라고 부추기는 바람에 물벼락을 맞은 개인은 화장실에서 오늘이 바로 마법에 걸린 날임을 알게 됩니다.

아무런 부담 없이 진호에게 전화를 걸어 생리대를 부탁하는 개인은 그래서 행복합니다. 남자이면서도 친구가 될 수 있는 이성. 그렇게 마법에서 구출된 개인은 자신을 몰아붙이는 창렬 앞에서 당당하게 맞서며 자신을 이끌고 파티 장을 나서는 진호에게 감동합니다.

뺨을 때린 것보다도 더욱 기쁜 통쾌함은 누군가 자신을 위해주고 아끼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겠죠. 그런 진호가 개인을 완벽하게 감동시킨 것은 생리통으로 고생하는 개인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 때문이었죠. 집안에 진통제는 없고 시간은 늦어 약국을 갈 수도 없는 상황에서 인터넷을 뒤져 생리통에 좋은 차를 만들어 주는 남자가 고맙지 않을 수 없죠.

그래도 여전히 고생하는 개인을 위해 집에까지 달려가 진통제를 구해온 진호에게 무한한 애정을 보이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렇기에 오랜 친구였던 인희가 자신에게 해주었던 '엄마 손은 약손'을 부탁할 수도 있었지요. 또 한 침대에서 잠든 그들은 왠지 그렇게 잠드는 것이 자연스러울 정도로 편안해졌습니다. 친구 영선을 위해 함께 쇼핑몰 사진을 찍으며 작은 스킨십들을 감행하는 그들의 모습은 키스를 위한 준비 운동에 불과했습니다.

상고재의 비밀만 풀면 담 미술관 프로젝트에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던 진호에게 날벼락이 떨어졌습니다. 창렬 아버지의 로비로 인해 자신과 같은 소규모 설계 전문 회사들은 프로젝트에 입찰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에 빠지자 그는 분함을 참을 수 없습니다.

자신의 아버지와 회사를 모두 빼앗아 가버린 그들이 이젠 자신의 꿈마저도 막아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직은 힘이 모자라 복수도 성공도 가지지 못한 자신이 답답한 진호는 미친 듯 술을 마십니다. 그렇게 잔뜩 취해서 개인이 기다리는 상고재로 가는 진호는 자신을 기다리는 개인이 반갑기만 합니다.

서로의 아픔을 감싸주며 다독여주는 진호와 개인은 언제부터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묘한 감정에 사로잡히기 시작합니다. 진호야 처음부터 남녀 관계가 명확했기에 자신을 게이로 보고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는 개인이 부담스러울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다가오는 개인이 거추장스러운 존재에서 조금씩 마음이 쓰이는 여자로 다가오기 시작한 건 그에게도 그리 나쁜 기억은 아니었습니다. 철저하게 상고재의 비밀을 캐기 위한 접근이었지만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친구가 되어버린 개인은 여자로서도 매력적임을 진호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깨닫기 시작했기 때문이지요.

문제는 개인이겠죠. 게이라고 믿었던 진호에게서 이성의 느낌을 받으며 자신도 모르게 가슴 한쪽에서 사랑이라는 감정이 스멀거리기 시작했음을 깨닫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사랑해서는 안 되는 상대를 사랑하게 되는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끌릴 수밖에 없다는 것은 어쩌면 가장 진솔한 사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절대 그럴 것 같지 않은 진호가 술에 만취해 평소에 하지도 않던 살가운 표현을 합니다. 그런 모습 뒤에 한없이 힘겨워 하는 모습에 위로를 하던 개인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키스를 하게 됩니다.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어버린 그들의 관계가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하게 만드는 문제의 장면이 아닐 수 없지요.

3. 관계는 깨지고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지다

바이 섹슈얼도 존재하기에 게이와의 키스가 특별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개취>의 알려진 기획의도와 달리 그들의 키스는 새로운 국면으로 나아가는 마지막이자 시작의 의미를 가집니다. 그동안 서로를 탐색하기만 하던 진호와 개인이 본격적으로 사랑하는 관계로 나아갈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동기부여가 되니 말이죠. 

그동안 게이이기에 가능했던 동거가 게이가 아니어도 상관없어야 되기에 그들의 동거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진짜 사랑이 시작되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아직 게이와 여자와의 동거 생활에서 줄 수 있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시작도 되기 전에 이성의 감정을 가지고 나눈 키스는 무척이나 무모하게 보여 집니다.

앞서 한창렬과 김인희가 완벽(?)하게 헤어지는 장면이 나오면서 본격적인 '진호-개인-창렬'로 이어지는 삼관관계와 주변을 감싸는 '진호-인희-은서'와의 다각 관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신호와도 같은 키스였습니다.

물론 술기운에 하게 된 키스이기에 아무런 의미를 둘 수 없다며 '게이와 여자의 동거'가 계속 유지될 수도 있겠지만 이미 넘어버린 선과 그동안 뿌려놓은 관계들의 발아를 종합해 봤을 때 이는 어색한 동거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6회에 개인과 진호가 키스를 한건 너무 빨랐습니다.

다각관계 속에 진호의 복수와 개인의 성공, 더불어 사랑 등을 본격적으로 보여주겠다는 생각이었다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고 봅니다. 그러나 '게이와 여자의 동거'에 방점을 찍으며 다양한 재미를 보여주려 했다면 좀 더 그들의 관계 속에서 생성되는 에피소드들이 등장했어야만 했죠.

게이로 오해 받은 남자와 여자의 동거라는 색다른 접근법으로 유쾌하게 다가왔던 <개취>가 너무 일찍 그 즐거움을 버리고 평범한 드라마로 돌아가 버리는 것은 아닌지 아쉽습니다. 원작의 그늘(읽지 않았기에 비교할 수는 없지만)에서 벗어날 수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해도, 그들의 색다른 동거 속에서 남녀 간의 차이와 그 간극을 메워나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재미를 추구할 것이라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는 아쉽게 다가옵니다.

아직 어떤 흐름으로 전개되어질지 모르지만 영글지도 않은 과일을 따먹어 씁쓸한 기분처럼 이제 막 그들의 색다른 동거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이들에게 진호와 개인의 키스가 매력적이고 달콤하게 다가오기 보다는 안타깝기만 합니다

술 취해 쓰러지는 민호가 점점 연기에 빠져 들어가고 자신을 버리고 새로운 자신을 찾아가려 노력하는 손예진의 변화된 모습을 보게 되어 즐거운 <개취>였습니다. 담백하면서도 감각적인 드라마를 기대했던 이들에게 혹시나 식상한 드라마로 접어드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안타까운 달콤 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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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6
  1. Favicon of http://www.adget.co.kr BlogIcon 자유인 2010.04.16 16:38 address edit & del reply

    ㅋㅋㅋㅋㅋ 리뷰 잘보다갑니다 둘이 너무 귀여운듯 ㅎㅎ

  2. 링링 2010.04.17 11:56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보면서 ☞☞아직 키스는안돼!! 외치고있었어요ㅋㅋㅋ

  3. genteiko 2010.04.21 16:58 address edit & del reply

    <개인의 취향>은 얹어두었다가
    오늘 몰밀어 보았습니다.

    6회까지 본다음의 느낌은 2프로 부족한 드라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님의 말씀대로 두 주인공의 "키스"가 시기상조라는 느낌도 들었고요...

    키스에 이르기까지 두 사람의 감정발전을 위한 에피소드가 아직 많이 부족하고...
    감정이 아직 넘치지 않았는데
    서뿔리 키스부터 하니 감동이 없고 아름다움이 없네요.
    혹시 시청률에 목이 마른
    작가의 조급증 때문이었는지...

    그리고 손예진 씨는 <여름향기>에서 느낌이 좋아서 이번에도 기대했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상대 배우하고의 앙상불이 그닥 좋지 않네요.
    두 주인공 다 혼자서 보면 연기가 좋은 것 같은데
    한 그림 속에서 보면 어딘가 연기를 하는 느낌...

    로맨틱 코미디에서 연인관계의 배우의 앙상불은 생명과 같은 것인데,
    이른 테면 <커피 프린스>에서의 윤은혜와 공유,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의 황정음과 최 다니엘...
    이들은 서로 주고 받는 눈길 하나에서도
    작은 손 짓 하나에서도
    그들이 서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확 안겨와서
    보는 사람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을 모으게 됩니다.
    그래서 그들의 키스도 그렇게 아름다웠고요.

    <지붕 뚫고 하이킥>이 다른 해석을 다 떠나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배신감과 실망감을 느꼈던 것도
    황정음과 최 다니엘이라는 두 배우가 만들어 내는
    두 인물의 사랑하는 모습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바라보면서 자기도 그전의 사랑하던 시절로 돌아간 듯 한 느낌을 받았을 것이고요...

    아주 재미있게 만들어질 수 있었을 작품인데
    어딘가 아쉽네요.
    님이 지적한 것처럼
    <게이와의 동거>라는 테두리 안에서
    재미있는 전개를 더 많이 할 수 있었겠는데...

    아직도 절반이 남아 있는 드라마이니
    반전을 기대해봅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내일도 좋은 하루 되세요!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0.04.21 18:40 신고 address edit & del

      몰아서 보셨군요^^ 겐테이코님의 말씀처럼 2프로 부족한 느낌이들어요. 각각을 놓고 보면 좋지만 함께 있으면 왠지 불안하고 어색한 느낌이 아직 가시지 않고 있으니...

      실수라고 하기에도 그렇다고 진도라고 하기에도 모호한 키스는 전략인 듯도 하지만 원작에서는 키스 이후 급격하게 사랑하는 관계로 발전한다고도 하니...원작자가 각본에도 ㅊ참여하고 있으니 적당한 과정이라고 이야기 할 수도 있을 듯하네요.

      그래서 아쉬운거 같아요. 그런 감정의 교감이 자연스럽지 않고 당황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연출이 문제가 아닐까란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말씀처럼 아직 절반이 남았으니 좀 더 두고봐야겠지요. 요즘 일드 좋은 것들이 너무 많아서...^^ 몇 가지는 열심히 보고 있네요.

      겐테이코님도 편안한 저녁시간 보내시고 행복한 내일 맞이하시기 바랄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