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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개인의 취향 7회-이민호는 왜 커밍아웃을 했을까?

by 자이미 2010.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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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와 여자의 키스라는 이질적인 상황이 의아심을 가지게 만들었는데, 역시나 술 탓으로 돌린 그들은 모호하지만 여전히 친구라는 끈을 놓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그런 그들에게 다가온 가장 강력한 연적은 다름 아닌 담 미술원 최 관장이었습니다.

드라마 사상 최고의 커플은 탄생할까?


1. <개취>는 게이 드라마가 아닌 성장 드라마다

지난 6회 방송 말미에 술에 취한 진호와 개인이 키스를 나누는 장면이 나간 후 너무 이른 키스신으로 인해 '게이와 개인'의 동거가 주는 재미가 반감되는 것은 아닌지 궁금했습니다. 7회 중반을 넘어서기까지 진호가 담 미술관 입찰 자격이 없음을 알고 상고재에서 나오기로 마음먹으며 그들의 어설픈 만남과 헤어짐은 그렇게 종료될 듯했습니다. 

극의 흐름상 그럴 수도 없었지만 그렇게 집을 나왔다면 무척이나 헐거운 드라마가 될 뻔 했습니다. 개인의 취향을 이야기하는 드라마에서 게이가 되어야만 했던 남자가 스스로 커밍아웃을 하게 되는 상황은 극적이며 재미있었습니다. 자신은 게이가 아님을 솔직하게 밝히려는 순간 자신이 게이라고 이야기해야만 하는 아이러니는 <개인의 취향>이 의외의 재미로 나아갈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었죠.

게이로 오해받으면서도 꾹 참았던 이유가 상고재의 비밀을 통해 담 미술관 공사에 입찰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목표를 상실했으니 게이가 아님을 밝히는 것은 결자해지 차원에서도 당연한 과정이었죠. 자신도 제어하지 못한 채 점점 개인을 마음에 품기 시작했던 진호에게 진짜 게이 최관장의 한마디는 충격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불합리함에 대적하기 위해 자신의 자리까지 내놓으려는 최관장을 찾아간 진호는 서로 선문답을 하듯 대화를 나눕니다. 최관장은 진호가 게이라고 생각하며 건네는 이야기를, 이성애자인 진호가 다르게 해석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서로에게 뜻은 통하지만 진심은 통하지 않는 그들의 대화는 수면 아래에 숨겨진 진실은 각자의 몫으로 남기고 극적인 상황을 만들어줍니다.

개인을 완벽한 여자로 개조하기로 했던 진호는 오히려 개인에게 진정한 남자로 개조를 당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어린 시절 집이 망하고 그로 인해 아버지까지 잃어버린 진호에게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그를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목표와 복수를 위해 자신을 버리고 일에만 모든 것을 걸었던 그에게 남겨진 것은 현실의 높고 단단한 벽뿐이었지요.

자신에게 내재된 분노를 어떻게 표출해야하는지도 잘 알지 못하는 그는 항상 시니컬하기만 합니다. 그런 그가 자신과는 너무 다른 엉뚱한 개인과 만나며 서서히 자신을 강하게 옥죄고 있는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을 둘러싸고 패배의식에 젖어들게 만들었던 과거에서 나아가지 못하고 다시 더 큰 좌절에 힘겨워하는 진호를 위해 개인은 특별한 일을 준비합니다.

개인이 준비한 것은 특별한 것이 아니었지요. 야간 드라이브를 하는 중 차안에서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는 고함만으로도 달라질 수 있음을 진호는 모르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내면에만 켭켭이 묻어두던 그와는 달리 모두 밖으로 내보내버리는 개인은 진호에게는 마음의 병을 치유하게 하는 좋은 스승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행동일 수 있겠지만 남 앞에서 철저하게 자신을 꾸미고 방어하는 남자가 차 안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고 고함을 치는 것은 기존의 자신을 버리는 행동이기에 쉽지 않은 일이지요. 그렇게 작고 사소해 보이는 것들이 지금까지 그를 감싸고 있었던 모든 힘겨움을 던져버릴 수 있는 시작이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순둥이에 우유부단하며 타인을 너무 잘 믿어 상처만 받던 개인도 진호의 코치로 좀 더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여자가 되어갑니다. 여전히 우유부단하게 자신을 차버린 남자의 울음에 마지못해 그의 어머니 집을 함께 방문하지만 개인은 더 이상 과거의 그녀는 아니었습니다. 

진호를 만나기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자신 의견을 분명하게 이야기하는 개인에게서, 과거의 우유부단함은 많이 사라져갔습니다. 그런 개인이 더욱 단단하게 다져지는 계기는 바로 진호의 커밍아웃이었지요. 

2. 이민호 희생으로 <개취>가 계 탔다

진호는 최 관장에게 직접 사랑 고백을 받아 정신이 혼미하고, 미국에서 온 친구를 통해 최 관장이 게이임을 알게 된 창렬은 기세등등하게 진호를 몰아붙입니다. 공사를 따내기 위해 최 관장의 성적 취향을 이용하는 것이냐는 다그침과 멀리서 그들을 바라보는 최 관장 사이에 진호는 어쩔 수없는 선택을 합니다. 

상고재에 들어간건 의도적이었지만 최 관장의 성적인 취향을 이용한 것은 아니기에 그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죠. 게이가 아니라고 하면 오해를 풀지도 못한 상황에서 진호는 최악의 남자가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더욱 자신을 게이라고 믿고 쉽지 않은 고백까지 한 최 관장에게 깊은 상처를 남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뒤로 물러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커밍아웃을 하는 진호와 그런 그에게 게이라며 폄하하는 창렬의 모습은 커밍아웃 이후 완연하게 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들을 암시해주었습니다. 창렬의 옹졸한 모습에 화가나 다그치는 개인의 모습은 완벽하게 홀로 서가는 여인의 모습이었습니다.

사랑에 치이고 그 사랑에 한없이 나약하기만 하던 그녀가 아니라 자신을 아끼고, 자신이 좋아하는 이의 편에서 당당하게 자기주장을 하는 모습은 변화된 개인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도 멋진 모습이었습니다.

진호의 게이 선언으로 드라마는 점입가경으로 흐르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어쩔 수 없이 '아웃팅'을 당해야만 했던 진호가 스스로 게이를 선언함으로서 본격적인 '게이 진호'의 활약이 기대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위태했던 '게이와 개인의 동거'는 더욱 탄력을 받을 수밖에는 없게 되었고, 실재 게이인 최 관장과 가짜 게이 진호와의 이상한 만남도 극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어줍니다.

가짜이면서도 진짜처럼 되어버린 게이와 그를 둘러싼 최 관장과 개인의 관계는, 기존 삼각관계의 형식을 취하지만 게이와 여자라는 독특한 형식의 관계를 구축함으로서 보다 영리한 전개 과정이 준비 되었습니다. 게이임을 알면서도 알 수 없는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개인과, 게이로 알고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최 관장의 묘한 갈등은 <개인의 취향>을 더이상 개인이 아닌 '대중의 재미'로 바꿔놓을 히든카드가 되었습니다. 

진호가 커밍아웃을 함으로서 <개인의 취향>은 기획의도를 적극적으로 살리며 더욱 풍성한 재미를 담아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미 조연으로 타고난 게이처럼 행동하는 정성화의 코믹 연기는 더욱 활발하게 펼쳐지겠지요. 다시 할 지 몰랐던 사랑의 감정을 느낀 최 관장의 순애보는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도 궁금합니다.

'진호-개인-최 관장'으로 급 뭉친 관계와 이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게이 소동극은 수많은 이야기꺼리를 만들어줍니다. 우리나라에서 의도하지 않은 커밍아웃을 계기로 실제 게이가 되는 이야기를 끌어가지는 않을 것이기에 결국 <개인의 취향>이 이야기하는 것은 게이를 사랑하게 된 독특한 취향을 가진 개인의 이야기일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강한 한 방으로 모든 것을 종료시킨 <개인의 취향>의 확실한 MBC 수목 드라마의 저주를 풀어줄 수 있을 듯합니다. 어색했던 내용들도 점점 극이 심화되며 자리를 잡아가고 게이 역을 맡은 류승룡의 연기에 대한 기대감은 시청자들을 더욱 흥분하게 만듭니다. 
 
과연 진호와 최 관장은 최고의 커플이 될 수 있을까요? 개인과 진호는 특별한 취향을 내세워 사랑에 골인할 수 있을까요?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자신의 정체성마저 혼란해진 진호의 좌충우돌은 <개인의 취향>을 매력적으로 바꿔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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