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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Broadcast 방송

개그콘서트는 KBS의 무한도전이 되는가?

by 자이미 2010.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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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로 인해 예능 프로그램의 결방이 길게는 5주 짧게는 4주간 이어지며 TV에서 웃음은 제거당한 상황입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다름 아닌 예능이었습니다. 모든 방송이 정상 방송되어도 웃음은 안 되는 세상이니 말이지요.  

정치인들이 간섭하는 예능 프로그램


1. 개그콘서트를 무한도전으로 만들려는가?

오지랖 넓은 정치인들이 많습니다. 산적한 문제에 대한 해결 능력은 거의 0%에 가까운 이들이 여러 가지 오지랖을 보이며 걱정 안 해도 되는 부분들까지 호들갑을 떠는 모습은 많은 국민들의 비웃음만 유도할 따름입니다. 점점 존재감도, 의미도 사라져 가는 직업 정치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서민들이 아무생각 없이 웃는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규제인가 봅니다. 

방송장악에 혈안이 되었던 현 정권이 마침내 오랜 시간 MBC 옥죄기에 나서더니 기존 사장을 물러나게 만들고 낙하산을 투하하며 외친 것은 충성 맹세와도 같은 "피디수첩, 백분토론, 무한도전을 바꾸겠습니다!" 였지요. 그렇게 백분토론은 진행자를 바꾸며 의미를 퇴색시켜버리고 피디수첩은 강제적으로 책임피디를 물러나게 만들었습니다. 

아마 총파업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무한도전에 대한 압력은 이어졌을 것이 분명합니다. 자중지란을 일으켜 군사정권 시절에나 어울릴 법한 큰집 쪼인트 발언으로 커밍아웃을 시원하게 하는 바람에 '눈 가리고 아웅' 하려던 그들은 커다란 시련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현 정권의 방송장악이 만천하에 드러난 상황에서 MBC 노조의 총파업은 당연한 수순이었지요. 파업을 하지 않았다면 이는 국민들의 원성을 들어야만 하는 중차대한 일이 아닐 수 없었죠. 방송장악을 거침없이 진행하는 과정 중에도 이를 막아야만 하는 야권에서도 수수방관하거나 힘을 모아 저항도 하지 못하는 무능함만 보여주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현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커가는 상황에서 맞이하는 지방 선거가 코앞인데도 야권 단합도 이뤄내지 못한 채 자기 주머니 채우는 데만 급급해 대의를 저버리는 모습은 정치인들의 한계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먹여줘도 못 먹는 그들에게 무슨 미련과 비전을 가질 수 있을까요? 절호의 기회에도 스스로 자멸하게 된다면 그 누구도 탓할 수 없을 것임을 그들은 알아야 할 것입니다. 어설프게 국민들을 핑계거리로 사용하는 일이 이제 그만해야 할 것입니다. 

정치권에서 무한도전을 '백분토론, 피디수첩'과 같은 라인에 올려놓은 것은 대중들이 가장 선호하는 프로그램이 보여주는 건강함 때문입니다. 사회의 부조리를 웃음 속에 묻어 이야기하는 상황들이 위정자들의 눈에 좋아 보일 리는 없지요. 

대중들이 잘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면 받아들이고 고치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아집과 야만적인 습성만 남아있는 그들에게 건전한 비판도 거슬릴 수밖에는 없었나봅니다. 자신만이 옳고 자기들의 정책만이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최선이라 세뇌하는 그들에게 웃음 속에 담긴 단단한 뼈가 거스를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더욱 TV라는 매체를 바보 상자로 만들어 교묘하게 정책을 홍보하고 지배를 고착화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려는 이들에게 똑똑해지려는 프로그램은 눈엣가시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웃고 울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교묘하게 숨겨진 위정자들의 메시지가 국민들에게 세뇌되어야만 방송의 가치를 다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무한도전>은 최악의 방송입니다.

2. 노골적인 지적 무엇을 위함인가

그나마 그들이 위안 삼을 수 있었던 것은 아직 장악하지 못한 MBC 프로그램이라는 것이었죠. 그런 그들에게 <개그콘서트>는 이상하게 보였나 봅니다. 아니 감히 우리가 접수한 방송에서 현 정권에 부담을 주는 개그를 한다는 것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는 모욕으로 생각하나 봅니다. 

그렇지 않고서 어떻게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KBS 사장에게 지시하듯 꼭 짚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할 수 있을까요? 그들이 처음 문제로 지적한 것은 '동혁이 형'이었죠. 많이 배우지는 않았지만 쓴 소리 잘하는 동네 형으로 등장한 그는 일주일 동안 가장 화제가 된 사회적 문제를 자신의 방식으로 시원하게 외쳐 커다란 인기를 얻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동혁이 형'의 이야기에 환호하고 열광했던 이유는 뉴스에서도 언급하지 않으려 한 우리의 울분을 그대로 전달해주었기 때문이지요. 교육, 경제, 사회, 독도 문제까지 무엇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중요사안들을 속 시원하게 이야기해주는 '동혁이 형'은 한나라당과 수구세력들에게 눈엣가시였었나 봅니다.

그들이 좋아하는 포퓰리즘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는 그들이 바른 소리를 하는 '동혁이 형'을 포퓰리즘의 대가처럼 포장해 폄하하는 것은 바보상자가 똑똑해지기를 바라지 않는 권력자들의 외침과 다름없습니다. 

이런 그들의 만행에 정점을 찍은 건 지난 19일 KBS 결산 승인을 위해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회의에 출석한 김인규 사장에게 한 한선교 의원의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 거슬린다는 그는 나아가 

"어떻게 김 사장이 취임했는데도 이 프로그램에서 그런 대사가 나오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

라는 말이 압권입니다. '현 정권의 시녀인 김인규가 사장으로 들어간 KBS에서 어찌 이런 대사가 나올 수 있느냐 너도 쪼인트를 맞고 싶은 게냐!' 라는 협박과도 다름없어 보였습니다. 노골적으로 우리 입맛대로 하지 않는 모든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이야기와 다름없지요.

'연아회피' 동영상에 발끈해 고소하는 문체부 장관이나 개그 프로그램에서 부조리한 사회를 비판하는 내용을 노골적으로 지적하는 국회의원의 모습을 보면 자신들의 생각과 다른 생각은 용납할 수 없다는 전체주의적 발상과 다름없어 보입니다.

노골적으로 김인규 사장에게 '동혁이 형'과 '박성광'의 개그를 지적하는 그들에 의해 <개그콘서트>는 KBS의 <무한도전>이 되어버렸습니다. 천안함 침몰로 인해 장기 결방되는 예능이 한 주 정상 방송되기도 했지만 <개그콘서트>만은 오랜 침묵 속에 언제 방송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작정하듯 웃음에도 재갈을 물리는 현 정권으로 인해 <개그콘서트>에서는 더 이상 바른 소리는 들을 수 없게 되는 것일까요? 결산 승인을 하는 자리에서 사장에게 문제를 지적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이를 잘 처리하겠다는 사장으로 인해 프로그램이 전과 같은 온전한 모습을 가질 수 있을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상당수 국민들이 케이블을 시청하고 있습니다. 구조적으로 케이블을 달지 않으면 난시청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가입한 가구들도 있겠지만 대한민국은 공중파와 다름없는 케이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공중파 예능만 방송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수없이 많은 채널 중 하나인 공중파에 대한 규제는 무한 반복되듯 재방송 되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매일 방송되는 환경속에서는 의미 없음입니다. 이는 철저하게 상징적인 조치에 불과하니 말이지요. 국민들은 아는데 권력자들만 몰라 슬픈 세상. 풍자마저도 족쇄를 채우려는 그들로 인해 여전히 우리를 '술푸게 하는 세상'만 조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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