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5. 2. 06:50

하하몽쇼는 식상함으로 버무린 아이돌 방송?

천안함 침몰로 인해 오랜 시간 방송되지 못했던 하하와 몽이 함께 만드는 파일럿 프로그램(천안함 침몰 정국으로 인해 파일럿이 정규 방송이 되었다 합니다)인 <하하몽쇼>는 아이돌의 아이돌에 의한 아이돌을 위한 쇼임을 명확하게 해주었습니다. 마치 케이블 쇼를 보는 듯한 느낌을 그대로 전달하며 시작한 그들의 방송 어땠나요?

가능성과 불안함을 내포한 케이블의 공중파 화



1. UV와 속Free랩의 절묘한 대결 구도

하하가 제대하자마자 그의 절친인 몽과 함께 쇼를 진행한다는 것은 특혜에 가까운 행운이었습니다. 그만큼 새로운 변화가 절실한 상황에서 2년 동안의 공백이 새로움을 안겨준 결과일지도 모르지만 주말 버라이어티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SBS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인 듯도 했습니다.

실내 촬영장을 그대로 스튜디오화한 공간은 특별한 세트장이라는 느낌 보다는 초 간단 클럽에 의자만 가져다 놓은 듯 했습니다. 하하와 몽이 출연 전 준비 과정부터 시작한 프로그램은 그들과 함께 할 MC 김신영과 아이돌 그룹들의 전시장처럼 연이어 나오는 출연진으로 가득 채워졌습니다.

수영과 효연(소시), 나르샤와 가인(브아걸), 키(샤이니), 지오(엠블릭)등 6명의 아이돌들이 세명의 MC들과 함께 집단으로 진행하는 형식을 취했습니다. 여기에 첫 손님인 대성과 승리(빅뱅)까지 아이돌 전성시대에 걸 맞는 아이돌 프로그램의 진면목을 보여주었죠.

방송은 크게 두 가지 코너로 진행되었습니다. 초대 손님이 출연하는 속Free랩과 하하와 몽 그리고 카라의 박규리와 구하라가 엄마가 되어 아이돌 그룹의 일일 엄마가 되어주는 '엄마가 부탁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실내와 실외로 나뉘어져 나름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콘셉트이지만 그 역시 중심은 아이돌이었죠.

유세윤과 하이사이드의 뮤지가 결성해 만든 UV의 '쿨하지 못해서 미안해'는 어쩌면 2010년 상반기 최고의 걸작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개그맨인 유세윤이 선배 박명수에 직격탄을 날려버린 이 곡은 솔직 담백하며 싼티의 절묘함이 주는 재미가 일품이었습니다.
돌려 말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던지듯 내뱉는 랩과 노래는 오묘하게 그들과 잘 어울렸습니다. 여기에 작정하고 웃기려고 만든 뮤직 비디오는 싼티의 전략적 성공의 예를 보여주었습니다. 만약 그들이 그럴 듯한 모습과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 멋진 뮤직 비디오를 만들었다면 이 곡은 망했겠지요.

첫 초대 손님인 대성과 승리가 부른 속Free랩 '빅뱅처럼'은 UV의 노래와 일맥상통하며 철저하게 망가져서 의미를 가지게 되는 곡이었죠. 스스로 만들었다는 가사와 곡은 UV의 곡처럼 직설적입니다. 무겁지 않은 <하하몽쇼>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담아내며 색다른 재미를 전달해 주었습니다. 

뮤직 비디오라고 하면 멋진 영상 속에 다양한 의미들을 담아 가수들을 홍보하는 형식으로 여전히 활용되고 있습니다. UV와 빅뱅이 보여준 싼티 뮤직 비디오는 기존의 형식에 대한 철저한 비꼬기였으며 은유를 버리고 솔직 담백한 가사는 절묘하게 그들의 뮤직 비디오 형식과 어울리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스놉독이 되어 자신을 이용하는 걸그룹들에 대해 분노(?)를 표출하던 대성의 모습은 여전히 예능감이 충만한 아이돌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싼티 직설 가사는 아무래도 새로운 트렌드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복잡한 세상에서 가끔 이렇듯 시원하고 편안하며 만만한 곡들은 사랑 받을 수밖에 없는 조건들을 다가졌으니 말이지요.

이후 등장한 아이돌들의 뮤직 비디오와 가십들은 팬들에게는 즐거운 기다림이 될 듯합니다.

2. 이젠 아이돌들 엄마 출연이 대세?

엄마로 분장해 아이돌 숙소를 찾아가 하루 동안 엄마가 되어주는 '엄마가 부탁해'는 숙소 생활을 하는 아이돌들이 가족들과 쉽게 만나지 못함을 아이디어로 차용해 '하하-몽-박규리-구하라'가 일일 엄마가 되어 아이돌을 돌봐준다는 콘셉트였습니다. 

첫 번째 방문 아이돌은 2AM이었죠. 아직 잠자고 있는 멤버들을 급습해 깨워 생목으로 라이브를 시키고, 직접 멤들을 씻기고 그들의 방을 뒤져 나오는 다양한 소품들을 매개로 숨겨진 이야기들을 끄집어내는 형식은 진부했죠.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일상적으로 행하던 형식을 극단적인 코믹으로 조금 경박하게 다가갔다는 것 외에는 없었습니다. 

이 모든 행위들이 아이돌들의 사생활을 엿보고 그들과 합의된 공개 내용들을 폭로하는 형식을 취하기는 했지만 식상함을 넘어서지는 못했습니다. 그들과 함께 밥을 먹고 항간에 떠돌던 남자 아이돌과 걸그룹들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것도 포털 연애 뉴스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죠.
마지막으로 조권의 엄마가 실제 출연해 모자의 상봉과 눈물이 교차하며 감동 코드를 심으려 한 그들의 전략은 딱 그 정도였습니다. 앞으로도 어느 아이돌들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형식으로 매주 아이돌 그룹의 엄마들이 출연해 자주 보지 못하는 자식에 대한 애틋함과 눈물이 감동이라는 코드로 함께 하겠지요.


팬들도 많지만 안티도 많은 하하와 몽이 만나서 쇼를 만든다는 발상은 하하와 몽이 함께 쇼핑몰을 한다는 것만큼 식상했습니다. 그들이 과연 무엇을 이야기하고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 모호하기도 했지만 뚜껑이 열린 <하하몽쇼>는 케이블에서 익숙하게 봐왔던 방식의 공중파 버전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케이블에서 방송되는 내용들이 이미 다양한 형태의 실험들을 통해 공중파의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화하는 과정들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돌들을 위한 케이블 방송은 아이돌 팬덤들의 즐겨찾기 목록의 1순위였죠. 아마도 <하하몽쇼> 역시 아이돌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봐야만 하는 방송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격하게 나대는 하하와 몽은 익숙하기 보다는 거부감으로 다가오고, 김신영의 개사한 노래는 너무 자주 방송에서 하는 바람에 식상할 뿐이었습니다. 철저하게 아이돌을 위한 방송 포맷이기에 아이돌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흥미로운 방송이 될 수는 있겠지만 대중적인 방송으로 자리 잡기에는 한계가 명확했습니다.

토요일 5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맞춤 아이돌 쇼는 철저하게 아이돌 팬들을 위한 방송으로 제작됨으로서 스스로 한계를 짊어지고 그들에게 충실한 방송을 표방했습니다. 다양함보다는 철저하게 한정된 팬들에게 초점을 맞춤으로서 아이돌 방송으로서는 어느 정도 안정적인 포맷이 될 듯합니다.

케이블이 아니더라도 공중파를 통해 아이돌 전문 방송을 볼 수 있다는 것은 팬들에게는 즐거운 선물 같을 테니 말이지요. SBS의 <패떴2>가 단순한 아이돌 전략으로 처절한 실패를 맛보았지만 <하하몽쇼>는 동일한 전략이지만 솔직해서 안착이 가능한 방송이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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