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5. 18. 06:22

동이 17부-숙종에게 옥정은 정치적 도구이고 동이는 사랑 이었다

오늘 <동이>를 보면 숙종이 옥정과 동이를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명확해졌지요. 그전에도 옥정을 정치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이야기들은 계속 언급해 왔기에 특별할 것은 없었습니다. 어느 시점에 동이가 숙종의 총애를 받고 본격적인 사랑이 시작되느냐가 문제였습니다.

장희빈을 새롭게 바라보게 만드는 동이


1. 궁중 암투, 독살당한 대비와 범인을 찾아내는 동이

후궁 첩지를 받은 옥정과 남인들의 득세, 장희재의 야심이 만나며 <동이>는 본격적인 권력 다툼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남인과 서인 사이에서 옥정을 통해 정치를 하려던 숙종에게도 의외의 변수는 극명한 야심을 드러내기 시작한 희재입니다.

풍악을 울리며 옥정 후궁첩지를 축하하던 상황 옥정만은 안 된다는 대비는 마음이 여린 왕후와 산책 중 듣고 싶지 않았던 소식을 듣게 됩니다. 대비가 그토록 막았던 옥정의 후궁첩지가 이뤄졌다는 말에 노발대발하는 대비의 마음은 자신의 권력이 무너질까 조바심을 내는 서인과는 달랐습니다.

옥정의 타고난 신분만이 아니라 그녀가 가지고 있는 야심과 야망이 숙종에게 문제가 될 수도 있음이 걱정스러웠던 것이죠. 무르고 천진난만하기만 하는 숙종과는 달리 옥정의 야심을 알고 있는 대비에게 옥정은 독버섯과 다름없는 존재였습니다. 

그가 만약 회임까지 하게 된다면 자신과 왕후는 뒷전이 되고 모든 권력이 옥정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는 것은 자명한 일이고 그 집중된 권력이 야기하는 모든 문제가 걱정되었기 때문이지요. 숙종을 찾아가 따져보지만 그저 서인들의 정치를 일벌백계하고 남인들을 등용해 정치를 하기 위해 필요한 존재라는 말만 듣습니다. 

대비의 염려처럼 옥정은 회임을 했고 그 어떤 반대에도 후궁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은 대비를 더욱 힘들게 만들 뿐입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숙종의 첫 아들이 무럭무럭 자랄수록 대비의 걱정도 커져만 갔습니다. 회임에 이어 왕자가 태어나고 그 왕자를 원자로 책봉하는 문제가 거론되며 대비는 식음을 전폐하기까지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야심가 장희재는 대비 암살을 진행시킵니다. 병석에 있는 대비를 암살하기 위한 그의 노력은 은밀하면서도 철저하게 진행되어 갑니다. 급작스럽게 대비 병이 악화되는 것을 보게 된 왕후는 투서까지 받고는 자신이 믿을 수 있는 감찰부의 정상궁에게 은밀하게 약재를 알아보도록 하명합니다. 

정상궁은 '동이가 옥정의 총애를 받는 인물이라 정상적인 일처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정음의 우려와는 달리 가장 능력이 뛰어난 동이가 이일에 적합하다 생각해 일을 맡기게 되지요. 옥정을 자신 삶의 롤 모델로 삼고 있는 그녀에게 옥정이 대비를 암살하려 한다는 이야기는 허무맹랑하게 들릴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자신이 그 오해를 풀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을 합니다. 

그렇게 정음과 동이가 장안의 악재 상들을 찾아다니며 조사를 해봐도 그 어떤 의심스러운 상황들을 찾을 수 없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독약과 관련되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천수에게 부탁까지 하지만 대비에게 들어가는 약재에 특별한 이상을 발견하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마법이 풀리듯 실마리를 잡게 됩니다. 일상적으로 쓰이는 탕약에 '백출부자탕'을 함께 사용하면 독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 며칠 전 방 뒤짐을 하다 발견한 '백출부자탕 처방전'을 기억해내는 동이는 옥정을 모시는 궁녀가 희재의 명을 받고 대비 탕약을 올리는 의원과 함께 약재를 처방한 것을 알아냅니다. 

완벽해 보였던 그들의 계획은 다시 한 번 동이에게 발각되며 최대 고비를 맞이하게 됩니다. 비록 대비 암살에는 성공하지만 이로 인해 그들이 맞이할 수밖에 위기는 생각보다는 크게 다가옵니다. 이일로 인해 장희재는 동이를 꼭 죽여야만 하는 존재로 각인됩니다.  

2. 숙종에게 이용당하는 옥정과 사랑받는 동이

본격적으로 궁중 암투가 시작되는 <동이>는 점점 흥미롭게 진행되기 시작합니다. 숙종의 총애를 받는 두 인물인 서종사관과 동이와 그 반대편에 서 있는 장희재와 옥정의 관계는 극단적인 날을 세우게 되면서 그들 사이에 벌어질 다양한 사건들은 흥미를 유발합니다. 

한때 가장 총애하고 자신과 닮아 예뻐했던 존재가 언제부터인지 숙종의 마음을 사로잡고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는 존재가 되어갑니다. 더욱 얄미운 건 그런 상황 전개와는 달리 당사자인 동이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여전히 천진난만이라는 것이지요.

그런 동이의 모습이 얄미움을 넘어서 두렵게 다가오기 시작하는 것은 대쪽 같은 성격이 자신의 야심에 커다란 장애물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희재는 옥정은 모르게 은밀하게 진행했던 대비 독살이 밝혀지며 위기에 처하고 이로 인해 동이와 옥정은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됩니다. 

그렇게 그들은 숙종을 사이에 두고 마지막 순간까지 끊임없는 경쟁을 벌어야 하는 운명 속으로 들어서게 되었지요. 왕의 총애를 받으며 왕자까지 순산한 옥정이 동이를 두려워할 이유가 객관적으로 없지만, 그 누구보다 사람 보는 눈이 뛰어난 그녀에게 동이는 이미 예전부터 자신을 위협할 수 있는 특별한 존재였음을 깨닫고 있었지요.

언제나처럼 혼자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동이를 보러온 숙종. 그런 숙종의 행차에 당황하는 동이의 모습은 무겁지 않은 경쾌함으로 다가옵니다. 기존 사극에서 볼 수 없는 숙종의 사랑에 빠진 모습은 무척이나 독특했지요. 그런 숙종이 감히 사랑이라기보다는 재미있다고 느끼는 동이가 언제 숙종을 남자로 볼 수 있을지가 궁금하네요.

처음에는 자신을 철저히 숨기던 장희재가 조금씩 본색을 드러내며 기고만장하는 모습들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야망을 위해 허허실실 살아왔던 그가 옥정의 회임으로 천하를 얻게 된 상황이 되자 변하기 시작했죠. 그런 희재의 모습을 보고 탐탁하지 못하게 생각하는 서종사관은 감히 가장 세력이 큰 남인의 중추인 옥정의 오라버니인 희재를 때리기까지 합니다. 

대쪽 같은 성품으로 세력과 상관없이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서종사관으로서는 낙하산에 기고만장해 자신의 일도 게으른 희재에게 따끔하게 혼을 내는 존재입니다. 대쪽 같은 성품은 서종사관과 동이는 많이 닮아있습니다. 옥정과 희재가 야망을 위해 살아왔다면 서종사관과 동이는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 원칙주의자에 욕심이 없는 인물들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극단적으로 비교되는 인물들이 상충하기 시작하면서 관계들은 더욱 심화되고, 그들 간의 경쟁은 <동이>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의 상황들을 보면 옥정은 그동안 드라마에서 그려졌던 탐욕스럽고 포악한 인물보다는 최고가 되고 싶은 야망 가에 가깝습니다. 다만 어린 시절부터 신분의 한계로 인해 모진 삶을 살았던 오라버니 희재로 인해 삶이 더욱 피폐해지고 그로 인해 빚어진 상황 속에 옥정이 변해갈 수밖에 없음을 <동이>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타고난 악인이 아닌 상황이 만들어낸 악인은 자신이 살기 위해 타인을 해할 수밖에 없는 충분한 동기부여를 해줌으로서 장희빈의 기존 이미지를 새로운 시각으로 돌아보도록 하고 있습니다. 숙종의 사랑을 받는 존재라고 생각했던 자신이 그저 정치적인 도구일 뿐이었고, 진정 사랑했던 존재는 동이 뿐 이였음은 옥정으로서는 그 무엇보다도 힘겨운 일이었을 듯합니다. 

커다란 야망을 가진 그녀도 결국 사랑 앞에선 나약한 존재일 수밖에 없는 셈이지요. 그 사랑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옥정과 권력욕에 사로잡힌 희재. 그들의 무모한 도전과 야심은 원칙주의자이자 사심 없는 동이와 서종사관으로 인해 파국으로 치닫게 됩니다.

정상궁이 옥정을 빗대어 이야기를 하듯 "욕심이 큰사람은 믿을 수 없다"는 <동이>를 이끄는 주제어로 떠올랐습니다. 욕심이 과해 화를 부르는 희재와 옥정 남매와 상반된 옥정과 서종사관의 관계는 재미있습니다. 확실한 편 가르기를 마친 그들의 본격적인 대립은 흥미롭게 다가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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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1 Comment 4
  1. Favicon of https://labyrint.tistory.com BlogIcon labyrint 2010.05.18 08:5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근데, 역사적으로는 거꾸로 였을거 같아요.
    최숙빈이 장희빈을 견제하기 위해 내세운 것이 아닐지요.
    트랙백 걸고 갑니다.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2010.05.18 10:07 신고 address edit & del

      말씀하신 것처럼 사극에서 보여지는 상황들은 극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순서들을 조금씩 바꾼 듯 하지요. 큰 왜곡을 불러오지 않는 선에서는 창조를 위한 파괴가 될 수도 있겠지요^^;;

  2.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05.18 10:27 address edit & del reply

    지진희의 찌질왕 캐릭터가 넘 재밌고 맘에 들어요~~ ㅎㅎ

  3. Favicon of http://www.tvian.com BlogIcon tvian 2010.05.18 18:03 address edit & del reply

    iMBC <동이>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에 해당 포스트가 소개되었습니다.^^
    http://www.imbc.com/broad/tv/drama/dongyi/tvf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