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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커피하우스 7회-발호세 살린 '커스', 아직 2% 부족한 지환 앓이

by 자이미 2010.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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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함을 전면에 내세우며 그 안에 숨겨진 아픈 이야기들을 살며시 꺼내놓는 <커피하우스>는 본격적으로 그들의 내면 으로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그저 괴팍하게만 여겨졌던 작가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아픈 과거가 있었죠. 그런 과거들을 치유해가는 과정이 어떻게 담겨질지 기대됩니다.

발호세를 살린 '커스' 이제는 지환앓이가 필요하다!



1. 휴지통에 숨겨 놓은 사랑

원하지 않은 방송 스케줄에 당황한 진수. 그런 진수는 자신의 비서인 승연에게 눈으로 말을 합니다. '척하면 착'이 되어버린 그들은 첩보영화를 능가하는 작전으로 무수히 많은 방송 관계자와 직원들을 뿌리치고 탈출하는데 성공합니다. 자신의 의중을 읽고 탈출이 가능하도록 도운 비서가 너무 대견스러운 진수와 그런 자신이 뿌듯한 승연은 그렇게 서로를 깊이 알아가기 시작했죠.

조용한 공간에서 집필에 열중하고 싶은 진수는 승연에게 함께 하기를 권하지만 망설이는 승연을 보며 여러 가지 상황들을 인식하고 홀로 떠납니다. 승연의 시야에서 멀어지기 시작하는 택시와 승연만을 손꼽아 기다려왔던 동욱의 출현과 제주에서 돌아오자마자 어디론가 달려가는 딸을 쫓는 아빠는 새로운 전개를 만들어냅니다.
그렇게 그들은 진수의 택시를 막아서고 합의점을 찾습니다. 무조건 집에서 자야한다는 승연 아빠의 말과 작가 비서로서 떨어질 수 없다는 승연의 다짐에 눌려 진수는 회사 근처 호텔로 자리를 잡게 됩니다. 과거 섬이나 깊은 산으로 사라졌던 자신을 비교해보면 말도 안 되는 상황이지요.

집필하는 작가를 위함이 아닌 작가를 보조하기 위한 비서를 위해 시내 호텔에 머물러야 하는 자신이 한심하기도 한 진수입니다. 그런 진수와는 달리 프로가 되기 위한 아마추어 승연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행복하기만 하지요. 가정사까지 알고 있는 승연으로서는 홀로 남겨질 진수의 모습이 눈에 밟히고 비서로서의 역할과 시집도 안간 딸로서의 위치까지 감안한 타협이 무척이나 다행입니다.

이젠 진수가 아무리 화를 내고 야단을 쳐도 자연스럽게 농담을 걸며 넘어갈 줄 아는 승연은 눈물을 거두고 단단해진 능글스러움으로 변해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상황과는 달리 진수가 갑자기 탈출을 감행한 후 당황스러운 상황에 몰린 은영은 과연 자신이 진수에게 진정 잘못하고 있는 것인지 다시 반문을 해보기 시작합니다.

진수 부인이 죽고 인생을 포기해버린 그를 어떻게든 살려내려고 안간힘을 썼던 은영. 그녀가 그렇게 악마처럼 진수를 재촉하며 글을 쓰도록 강요하는 것은 글을 쓰는 동안만이라도 죽은 아내를 잊을 수 있고 자신의 삶에 집착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 은영의 마음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습니다. 학창시절부터 친한 친구였던 그들 관계 속에서 자신이 사랑하면서도 친구의 남편으로 옆에서 바라봐야 했던 은영의 아픔을 당사자인 진수는 알지 못했습니다. 친한 친구이자 아내의 절친인 은영은 그저 너무 친한 친구일 뿐이었지요.

그런 은영의 마음을 알게 된 계기는 전화 통화를 통해 자신이 나락으로 빠졌던 과거와 그녀가 왜 그토록 글을 쓰도록 강요하는지를 듣고 나서부터이지요. 슬픔에 잠겨있는 은영이 걱정이 되어 사무실에 들른 그는 우연하게 은영이 자신에게 숨겼던 사진을 보게 됩니다.

도끼병만 가지고 살아가는 지원의 사진이 찢겨져 있다며 술에 취해 울고 있는 상황에서 그가 발견한 것은 함께 찍은 사진을 접어 자신과 은영이 마주한 사진을 접한 것이지요. 자신이 들어왔을 때 그토록 사수하던 휴지통의 비밀은 바로 은영이 지금까지 숨겨왔던 사랑이었어요.

진수도 없는 호텔 방에서 술에 취해 잠이 든 은영과 그런 은영이 안쓰럽기만 한 진수. 자신이 없으면 누가 옆에 있어 줄거라는 은영의 말에 진수는 자신은 상상도 못했던 은영의 사랑을 생각해봅니다.


2. 발호세 살린 '커스'에 정작 필요한 것은 진수앓이다

드라마 시작부터 필연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삼각관계가 구체적으로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톰과 제리' 같은 관계로만 보이던 진수와 은영에게는 숨기고 싶은 과거가 있었죠. 친구이자 부인의 죽음과 그 죽음과 연결된 수많은 감정들이 조금씩 드러나며 은영이 진수를 사랑했었고 지금도 여전히 사랑하고 있음이 드러났습니다.
진수로서는 아직 명확하게 사랑이라 말할 수는 없지만 사랑의 기운이 느껴지는 비서 은영이 있습니다. 의도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하는 은영의 매력에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녹아들어가던 상황에서 은영의 숨겼던 사랑을 접한 진수는 혼란스럽기도 하고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코믹함이 지배하던 드라마가 주인공의 아픈 과거가 드러나며 본격적인 그들의 관계 속으로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자연스럽게 그런 분위기는 그동안 코믹함으로 승부하는<커피하우스>가 코믹이 배제되며 진지함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지요.

그러나 그동안 그들이 지속적으로 추구했던 코믹함은 진지함 속에서 더욱 매력 있게 드러났습니다. 발호세 박재정의 변화가 새롭게 다가오는 장면에서이지요. 커피하우스의 매니저로 일하는 경상도 사나이 동욱이 은영을 사랑하기 시작하면서 부터 벌어지는 엉뚱한 상황들 때문이지요.

스스로는 사랑하겠다라는 마음을 다진 동욱은 은영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저돌적으로 그녀에게 다가갑니다. 우직하게 그녀를 기다리고 기회가 왔을 때 밀어 붙이는 그와는 달리 개인적인 감정 없이 함께 하는 은영의 모습은 재미를 만들어낼 수밖에는 없지요.

사랑과 일 사이에서 모호한 지점에 놓인 진수가 은영의 심야극장 데이트에 합류하며 '질투의 화신'이 되어버린 동욱을 발견하게 됩니다. 평소에 말도 없고 우직하게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던 그가 은영과 함께 진수가 나타나자 이글거리는 눈길로 그를 견제합니다.

눈치 없이 자신의 데이트에 따라나선 진수에게 뭐라 말은 못하고 눈으로 말을 하는 동욱은 과거 발호세라고 비아냥을 받던 박재정의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안 되는 대사로 감정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자신의 감정을 눈빛 연기로 만들어낸 박재정은 완벽한 매니저로 변신해 새로운 발견을 하게 해주었습니다.

코믹함과 진지함을 동시에 연기하며 의외의 폭넓은 연기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박시연처럼 박재정도 그동안 연기력에 대한 불신을 <커피하우스>에서 우직해서 웃기는 매니저 역할도 변신을 시도 중입니다. 심야극장 데이트에서 보여준 박재정의 질투 작렬은 그의 변신을 기대하게 하는 명장면이었습니다.

의외의 탄탄함과 재미로 무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강지환에 대한 열풍이 불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커피하우스>에 날카롭고 기괴한 작가 역을 무리 없이 잘 해내고 있는 강지환에게 연기에 대한 문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검프>의 서변앓이 같은 '진수앓이'가 아직 보여 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지난주에 방송된 아픈 과거와 사랑을 시작하려는 그는 이 지점에서는 '앓이'가 시작되어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아쉽게도 드라마는 그런 '앓이'를 만들어낼 정도의 파괴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주인공이 매력적이라 해도 드라마 자체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의 힘을 능가하기는 힘들지요. 매력적으로 다가와야 하는 이야기는 캐릭터 드라마로서의 재미는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지만 커다란 줄기로 <커피하우스> 전체를 이끌어 갈만큼 매력적이지는 않습니다.
로맨틱 코미디이면서도 여전히 진수와 승연의 관계가 모호한 지점에 머물러 있고 성장이라는 틀 속에서 승연의 성장은 코믹에 묻혀 자아를 찾고 발전해가는 현대 여인을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점들이 많습니다. 시트콤 같은 상황 극을 통한 재미는 확보했지만 정통 드라마가 가지는 이야기의 힘이 부족한 것이 <커피하우스>의 현실인 듯합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랑이 드러나고 아직 확실하게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지만 진수나 승연이나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음을 알아가고 있기에, 그들의 사랑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강지환의 매력이 진수를 멋진 남자로 구축하고 어리바리 승연이 진정한 여성으로 거듭나도록 도울 것이라 확신합니다.

강지환의 진수를 여전히 2% 모자라게 만드는 이야기의 힘이 아쉽기는 하지만 캐릭터 드라마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새로운 연기자로서의 발견을 이끌고 있는 <커피하우스>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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