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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Documentary 다큐

휴먼다큐 사랑-내리사랑의 애틋함 보여준 아빠의 집으로

by 자이미 2010.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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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감동을 전해주던 <휴먼다큐 사랑>의 마지막 이야기는 내리사랑이었습니다. 어린 딸을 혼자 키울 수 없어 시골 어머니에게 맡긴 아빠. 시간이 흐르며 딸과 서먹해지는 자신을 바라보며 더 이상은 떨어져 살 수 없게 된 아빠는 함께 살기로 결정합니다.

내리사랑보다 위대한 것은 없다



다섯 살에 할머니 집으로 온 가은이는 또래들도 없는 시골 동네에서 가장 친한 친구이자 엄마와 아빠를 대신하는 가족으로서 가장 중요한 존재였습니다. 할머니의 밭일도 가축을 키우는 일도 큰 힘은 되지 않지만 열심히 도우는 가은이는 할머니에게도 그 누구보다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남편을 잃고 혼자가 된 자신에게 온 가은이는 허전한 마음을 달랠 수 있고 고즈넉한 산골에서 살아있음을 증명해준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항상 마음에 걸리던 아들은 결혼해서도 걱정만 남겨줍니다. 잘 살 것으로 믿었던 아들은 딸을 낳더니 이혼을 해버렸습니다. 

그렇게 홀로 키울 수 없는 딸을 자신에게 맡긴 아들이 원망스럽기는 했지만 어린 아이를 키우며 6년 동안 쌓인 정은 친 아들보다 더한 사랑으로 손녀딸을 감싸게 되었습니다. 아무도 없는 세상 자신에게 다가온 다섯 살 어린 손녀는 항상 자신과 함께 했습니다. 

어려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어린 손녀를 밭일을 하면서도 항상 바라보고 움직임 하나하나가 할머니에게는 소중한 존재였습니다. 그렇게 6년을 품안에서 키운 손녀를 아들이 데려가려 합니다. 할머니도 손녀와의 이별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이별이 조금은 더 길었다면 지금이 아닌 훨씬 뒤였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을 뿐 어린 손녀가 아들과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것에 반대는 없습니다. 그런 생각과는 달리 마음은 손녀를 놓아주려 하지 않습니다. 이성적으로 아버지와 딸이 함께 산다는데 막을 이유가 없음에도 마음은 울게 하고 가지 못하도록 막고 있습니다. 

아들에게도 딸이 중요하겠지만 할머니인 자신에게도 이제 손녀는 자신의 전부이기도 하니 말이지요. 산골소녀 가은이는 공부도 잘합니다. 어느 시골이나 그러하듯 전교생이 수백 명이었던 과거의 학교는 이제 스무 명도 안 되는 수준입니다. 가은이에게는 동급생이 단 한명입니다. 그래서 항상 그들은 반에서 일 이등을 다투는 사이이기도 합니다. 

그날 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가은이를 위해 할머니는 간만에 자장면을 사주러 읍내로 나갔습니다. 만점 받은 손녀딸에게 자장면을 사 먹이고 싶은 할머니의 바람과는 달리 어린 손녀딸은 고기를 먹고 싶어 했습니다. 과거 먹고 살기 힘든 시절 가장 큰 선물이 자장면이었지만 시대가 변하며 서로의 생각들도 달라질 수밖에는 없었죠.

할머니는 손녀에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만 상대도 항상 만족할 수는 없는 법이지요. 그 누구라도 온도 차는 존재하기 마련인데 세대의 차가 심한 할머니와 어린 소녀가 동일한 잣대일 수는 없었습니다. 자신과는 달리 고기를 자주 먹는 사촌들의 모습도 부럽고 일주일 내내 고기 한 번 구경하기 힘든 가은이가 먹고 싶었던 것은 할머니 세대 최고의 선물인 자장면이 아닌 고기였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찾아가는 아빠에게 처음에는 어린양도 귀여운 짓도 많이 하던 딸이 나이를 먹어가며 그런 붙임성이 점점 사라지고 거리감을 느끼고 있는 것을 바라보며 아빠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더 이상 딸과 떨어져 살면 현재의 거리감 이상으로 멀어질 수밖에 없음을 알고 있는 아빠는 용기를 냅니다.

도시로 나와 함께 살자는 자식들의 당부에도 시골의 여유롭고 자유로운 생활을 동경하는 어머니는 자식들의 바람을 단호하게 거절합니다. 평생을 그 곳에서 살아왔던 그녀는 낯선 도시의 삭막함에 적응하기도 힘들고 자식들에게 얹혀살며 부담을 주기도 싫었습니다.

그런 자신의 상황과 시골이라는 한적하고 여유로움이 어린 손녀에게는 답답함으로 다가왔나 봅니다. 또래 친구들도 없고 할머니하고만 살아야 하는 어린 손녀는 그렇게 외롭게 자라야만 했습니다. 아무리 할머니가 최선을 다해 사랑으로 품어도 그 나이또래에 하고 싶고 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은 손녀에게는 만족할 수 없는 삶이었습니다.

아빠도 보고 싶고 좀 더 넓은 세상에서 많은 친구들과 살고 싶은 어린 손녀는 그래서 힘듭니다. 아빠를 따라가자니 혼자 남겨질 할머니가 눈에 밟히고 할머니와 함께 살자니 혼자 지내는 아빠가 안쓰럽습니다. 할머니가 자신과 함께 아빠가 살고 있는 도시로 나가는 것이 가장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마음 착한 가은이는 감히 할머니에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 놓지도 못합니다.

할머니와 함께 가 아닌 홀로 아빠와 지낸 하루. 자신이 앞으로 살 집에서 아빠와 함께 생활하며 어린 가은이는 자신의 방을 놔두고 아빠와 함께 자는 것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합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아빠와 함께 살고 싶은 어린 딸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아빠는 그런 어린 딸이 안쓰럽고 측은해 보였어요.

가은이를 아빠에게 보내야 하는 마지막 날. 할머니는 자신은 먹지 않는 고기를 사러 읍내에 나왔습니다. 삼겹살 만원어치를 사서 어린 손녀에게 구워주던 할머니는 손녀가 자꾸 눈에 밟힙니다. 너무 맛있어 하는 어린 손녀를 보며 왜 그동안 가은이가 좋아한 고기를 자주 먹이지 못했는지도 안타깝고 이제 내일이면 자신을 떠나갈 어린 손녀가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습니다.

마지막 밤 한 이불을 덮고 잠자리에 누운 할머니와 손녀는 쉽게 잠들지 못하고 멈추지 않는 눈물만 훔쳐낼 뿐입니다. 아빠와 함께 떠나는 어린 손녀를 바라보며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하는 할머니의 모습은 무척이나 허전하고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부모를 둔 모든 자식들은 불효를 하고 살고 있습니다. 아무리 효도를 한다고 해도 내리사랑을 이겨낼 수는 없으니 말이지요. 평생을 다른 형제들과는 달리 속만 썩이던 아들은 결혼을 해서도 이혼으로 부모의 마음을 아프게 하더니 어린 손녀와의 삶으로 다시 한 번 아픔을 심어주었습니다.

아빠와 딸이 사는 것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일하러 나간 아빠와는 달리 홀로 남겨져 외로울 어린 손녀가 안쓰러운 할머니는 그렇게 한없는 내리사랑으로 아들과 손녀를 감싸고 있었습니다.

사랑이라는 모습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 <휴먼다큐 사랑>은 이렇게 마지막 회를 '내리사랑'으로 마무리하며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첫 회 시력을 잃어가는 이동우를 통해 가족의 사랑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이동우는 시력을 잃어버렸지만 자신을 진정 사랑하는 가족들을 얻어 행복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재혼 가정으로 힘겨운 시작을 했던 그들은 우여곡절 끝에 행복을 찾았지만 죽어가는 아내를 바라보며, 사랑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가족이란 어떤 의미인지를 가슴 저미게 담아내며 사랑의 본질과 사랑 자체에 대해 고민하게 해주었습니다. 미혼모와 버려진 아이, 입양을 통해 우리 사회의 어둠 속에서 사랑이라는 빛을 보여주던 그들은 마지막으로 가장 위대한 사랑인 '내리사랑'을 통해 우리의 속에 숨겨져 있던 본질적인 사랑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너무나 익숙하고 일상이 되어버린 사랑. 그래서 식상해 보이기까지 한 그 사랑이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간절한 것이기도 합니다. 너무 흔해서 폄하되기도 하는 사랑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고 고민하게 만드는 <휴먼다큐 사랑>은 TV라는 매체가 전해줄 수 있는 가장 감동적인 선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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