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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로드 넘버원 3회-전쟁 장면이 화려하지 않아 반갑다

by 자이미 2010.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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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공 드라마인지 반전 드라마인지를 평가하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전쟁을 다룬 드라마라 해도 모든 것들이 전쟁을 미화하지는 않지요. 전쟁이라는 인간이 만든 가장 잔인한 탐욕 속에서 무엇을 이야기하느냐에 따라 반공 혹은 반전으로 나뉠 수밖에는 없습니다.

전쟁이 주인공인가, 인간이 주인공인가?



1.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전쟁은 영화나 드라마의 소재로 무척이나 사랑을 받는 장르입니다. 그것이 전쟁을 미화하든 반전을 이야기하든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는 것은 전쟁이라는 것이 담고 있는 극단적인 상황들일 겁니다. 전쟁이라는 가장 잔인한 상황 속에 놓인 인간들의 본성은 보는 이들에게는 매력적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피난하는 국민들의 퇴로를 확보하고 다가오는 북한군의 발목을 잡아야만 하는 상황에서 최전선에 남겨진 2소대는 괴물 같은 탱크를 잡는 방법을 고민합니다. 움직일 수 없도록 만든 후 화염병으로 위기를 조성하면 자연스럽게 괴물을 잡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집니다.
전쟁이라는 긴박함 속에서 사전 준비한 것처럼 맞아 떨어질 수는 없는 법 폭파 지점에 다다르기도 전에 폭파 스위치를 눌러 열심히 준비한 구멍만 메워버린 꼴이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밖에는 없었습니다. 자신들이 가진 무기와 상황에 맞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죠.

누군가가 겁부터 먹고 누군가는 자신의 목숨을 두려워하지 않고 거대한 괴물에 뛰어들기도 합니다. 그 어떤 전쟁이 그러하듯 모두가 전쟁에 몰입할 수는 없는 법이지요. 누군가의 실수는 곧 동료의 죽음으로 이어지며 전체의 위기를 불러 오기도 합니다.

힘들게 육탄전을 하듯 탱크 부대에 맞선 2 중대는 희생이 따랐지만 훌륭하게 그들을 막아낼 수 있었습니다. 큰 부상을 입은 병사와 함께 하려는 이들과 죽어가는 그들보다는 무기를 먼저 챙기라는 이들. 그렇게 전쟁은 극한 상황에서 무언가를 선택하기를 강요합니다.

넘어야만 하는 강 앞에서 그들이 선택해야만 하는 것은 죽어가는 병사와 함께 할 것인지 무기와 함께 전투를 할 수 있는 병사들에 집중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혼란스러움을 가중시킵니다. 인간보다는 철저하게 전쟁 속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종기와 전쟁보다는 인간을 생각하는 장우의 대립은 전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느낄 수 있게 합니다.

부상을 입고 죽어가는 병사들을 살리느니 무기를 챙겨 살아남은 사람들에 집중하자는 종기와 그 어떤 것보다는 인간이 우선이라는 장우의 대립은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선뜻 어느 한 손을 들어주기 힘든 갈등입니다. 그 모든 것이 다 맡기 때문이지요.

배 한 척 없이 모두 퇴각한 상황에서 적들의 포성은 점점 가까워지는 극한 상황에서 겨우 구한 배 두척으로는 남겨진 모든 이들이 함께 도강하기도 힘듭니다. 그런 상황에서 중대장 삼수는 무기와 죽은 병사들을 땅에 묻는 방법으로 모두가 함께 도강하는 방법을 택합니다.

죽은 동료와 무기를 묻으며 떠나야 하는 그들에게 전쟁은 무슨 의미로 다가왔을까요? 낙동강을 최후 저지선으로 정하고 남하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턱없이 부족한 병사들을 조달하는 방법에서도 극명한 차이를 보여줍니다. 사사로운 감정이 휩싸이지 않고 철저한 군인 정신으로 나라를 위해 충성을 강요하는 무리와 전쟁에 회의적인 장우는 대립할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국가를 위해라는 명분으로 준비가 안 된 일반인들이 강제 징집되고 그런 과정에서는 의도하지 않았던 슬픔들이 동반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자신의 의지가 아닌 타의에 의해 총을 잡아야만 하는 상황에서 두려움과 걱정이 앞서는 징집 병들의 사연들은 직접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직업군인 종기와 장교인 태호는 전형적인 군인입니다. 종기가 과격한 타입이라면 태호는 교본을 보는 듯한 에프엠 방식은 전쟁을 증오하는 장우와는 극단적인 차이를 보입니다. 단순히 살기위해 전투에 뛰어들었던 장우와는 달리 철저하게 국가를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육사를 통해 장교가 된 태호가 같을 수는 없지요.

그들의 끊임없는 갈등은 <로드 넘버원>이 전쟁을 미화하고 극단적인 반공으로 치닫지 않고 전쟁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극한의 상황에 던져진 인간들의 한계와 고뇌를 담아낼 수밖에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2. 괴물을 만드는 전쟁, 승자와 패자도 있을 수 없는 소모전

<로드 넘버원>은 전쟁 속에 내던져진 인간들을 통해 전쟁의 참혹함과 근본적인 고민을 이끌려합니다. 초반이기에 어떤 방향으로 바뀔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까지 보여 진 상황들은 남과 북으로 갈라 대립을 조장하고 전쟁을 위한 전쟁을 담아내는 방식이 아닌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 놓은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국내 전쟁 이야기에서 흔하게 취하는 남과 북의 군사 대립은 전투에서만 보여 지고 있습니다. 북한군 군사와 남한 군 군사와의 우정 사랑 등이 기존의 방식이었고 그런 틀 속에서 북한을 일방적으로 몰아가며 한 쪽의 승리를 외치는 드라마를 부정하는 것은 2중대를 중심으로 활약하는 그들만이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전쟁의 화려함보다는 전투에 참여해 생사를 넘나드는 상황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당황하는 그들을 통해 전쟁의 참혹함을 강조하는 <로드 넘버원>은 기존 전쟁 드라마의 방식을 벗어나고 있었습니다. 물론 남로당원인 수연의 오빠 수혁이 이후 극단적인 갈등을 조장하는 역할로 등장할 수밖에는 없지만 현재까지의 드라마는 남과 북의 전쟁보다는 전쟁 그 자체와 그 안에서 어쩔 수 없이 싸워야만 하는 병사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로드 넘버원>은 장교인 태호와 소대장 교육을 받게 되는 장우를 통해 전쟁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전쟁이 만들어 놓은 악연은 그들을 마지막 순간까지 힘겹게 만들 수밖에는 없습니다. 전쟁만 아니었다면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질 이유도 없고 잘못된 소식으로 또 다른 불행을 잉태할 이유도 없기 때문입니다.

상반된 성격과 전쟁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는 전쟁의 다양함을 이야기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전쟁이란 자신의 정권을 영위하기 위한 혹은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민족상잔의 비극은 힘없는 이들만이 속절없이 죽어갔을 뿐 정작 전쟁을 부추기고 전쟁을 수단으로 사용했던 위정자들에게는 커다란 축복으로 남겨졌습니다.

그런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간임을 포기해야 하고 그렇게 쌓인 감정들이 살아 있는 그들을 괴물로 만들어갈 수밖에 없음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장우는 바로 그런 전쟁에 희생되어 점점 괴물로 변해가는 인물을 연기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여인과 가족을 위해 돈을 벌기 위해 참전한 전쟁은 그를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는 수렁으로 이끌며 전쟁을 증오하던 그가 점점 전쟁 괴물이 되어가는 과정은 전쟁의 두려움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밖에는 없습니다.

철저한 군인인 태호와는 달리 반항적이고 전쟁에 대해 회의적인 장우가 어떻게 전쟁 괴물이 되어가는 지는 전쟁이 한 인간을 어떤 식으로 변하게 만드는지를 볼 수 있게 합니다.

초반 전투 장면들이 아쉽게 다가오는 것이 반가운 이유는 <로드 넘버원>이 전쟁을 위한 전쟁 드라마가 아닌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간의 조작을 통해 전투의 볼거리를 최소화하고 참여한 그들의 모습들에 집중했다는 것은 <로드 넘버원>이 전쟁 자체보다는 전쟁에 참여한 군인들을 통해 전쟁의 참혹함을 보여주고자 했기 때문이겠죠.

한 사람을 위한 사랑만이 자신의 전부라고 이야기했던 남자가 어떻게 괴물이 되어 가는지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전쟁이 얼마나 참혹한 것인지를 느끼게 해줄 것입니다. 전쟁은 미화되어서도 안 되고 폄하되어서도 안 될 것입니다.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회피할 수도 없는 것이 전쟁이기 때문이지요.

위정자들이 자신의 안위를 위해 전쟁을 도모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기득권을 형성하는 과정이 인류의 역사이기도 할 것입니다. 비겁한 지휘자는 많은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습니다. 현명한 지휘자는 자신의 안위보다는 현명한 판단으로 모두를 살릴 수 있는 방법에 주목합니다.

전쟁뿐 아니라 인간이 사는 사회 속에서는 어디에나 적용되는 방식입니다. 누가 수장이 되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지기 때문이지요.
전쟁 장면이 아쉽게 다가오는 것은 그만큼 화려한 볼거리 보다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전쟁을 이야기하기 위함입니다. 미국의 뛰어난 전쟁 영화나 드라마처럼 회당 수백억 원을 사용하고 국방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화려함 속에서도 전쟁의 문제점들을 지적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분명한 선택을 해야만 하겠지요.

전쟁은 인간이 만들어 놓은 가장 잔혹한 의식입니다. 전쟁을 저지르는 이들은 충분한 명분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정작 전장에서 피 흘리며 죽어가는 이에게 전쟁은 그저 참혹한 현실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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