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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구미호 여우누이뎐 1회-구미호 된 동이, 돋보인 아역 배우의 존재감

by 자이미 2010.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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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여름이면 구미호는 단골처럼 안방극장을 찾아오곤 합니다. 과거 KBS에서는 '전설의 고향'이라는 타이틀로 다양한 납량 특집 이야기들로 시청자들을 시원하게 만들어주고는 했었지요. 시대가 흘러가며 취향들이 달라지며 사양길에 접어든 '전설의 고향'은 최고의 아이템인 구미호만 살아 올 해 다시 안방을 찾아왔습니다. 

아역 배우들이 성인 연기자를 압도 한다



1. 진부함으로 시작한 구미호

구미호와 나무꾼이라는 식상하기 그지없는 설정으로 시작한 <구미호 여우누이뎐>은 10년을 채우면 인간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모진 세월을 견뎌내었던 구미호가 마침내 인간이 될 수 있는 마지막 날 저녁 비밀을 지키지 못한 남편으로 인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고 맙니다.

인간은 믿을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만 깨닫고 산으로 가버린 구미호. 차마 10년간의 삶 때문에 남편을 죽이지는 못했지만 원망은 그 어느 것보다 크기만 합니다. 자신의 경솔함을 탓하며 죽음을 택한 남편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딸과 함께 산으로 들어간 구미호에게는 힘겨운 고난이 시작됩니다.
전직 무관인 두수의 딸 초옥은 생사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신통한 박수무당 만신에 의해 생명은 구해지지만 치명적인 문제로 인해 힘겨운 선택을 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눈을 뜨지 못하는 딸을 위해 동물의 눈알을 먹이는 일까지 마다하지 않던 그가 만신이 건넨 말을 거부할 수 없었던 것은 딸에 대한 애정이 너무 컸기 때문이지요.

우연하게 만나게 된 구미호와 그녀의 딸 연이는 초옥의 눈을 뜨게 하고 결과적으로 초옥이 생명을 살릴 수 있는 단 하나의 존재가 됩니다. 같은 날 같은 시에 태어난 아이가 10살이 되는 날 연이의 간을 빼 초옥에게 먹이면 모든 병이 낫는 다는 만신의 이야기는 두수를 힘들게 합니다.  

첫 눈에 반한 여자 구미호와 그녀의 딸 연이로 인해 눈을 뜨지 못하던 초옥이 다시 세상을 보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지만 모든 병에서 구원을 받기 위해서는 연이를 제물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두렵고 무서운 제안이 아닐 수 없지요.

잦은 병치레와 아버지에 대한 집착이 어린 초옥을 안하무인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자기 멋대로 움직이는 초옥은 자신의 집으로 들어와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는 연이가 반가울 이유가 없지요. 그렇게 같은 나이의 초옥과 연이는 숙명의 대결을 벌이게 되었습니다.


2. 식상함과 새로움 사이

일단, 시작은 식상함이었습니다. '구미호와 나무꾼'이라는 전형적인 이야기가 끝나고 무관인 두수의 집에 함께 살게 된 구미호의 이야기는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한 집안에 살게 된 구미호와의 삶은 다양한 측면에서 시선을 끌고 있지요. 두수가 한 눈에 반했듯 구미호 역시 두수가 싫지는 않습니다. 

인간을 믿을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했던 구미호는 다시 한 번 두수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두수 역시 구미호를 사랑하게 되지만 그녀의 딸은 자신의 딸을 위해 죽여야만 하는 존재입니다. 사랑과 살인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민해야만 하는 상황은 극단적인 선택을 강요하게 함으로서 극적인 재미를 이끄는 역할을 하겠지요.  
모든 것을 꽤 뚫고 있는 만신과 구미호와는 숙명적인 대결을 하는 퇴마사와의 관계 역시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그저 오롯이 구미호로 존재한다면 자신을 위협하는 이들과 싸우면 그만이지만 사랑을 느끼게 된 구미호는 나약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가장 강력한 존재이면서도 가장 나약한 존재가 될 수밖에 없는 조건들은 구미호를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사랑을 거부하면 쉬운 일이지만 거부할 수 없는 사랑에 빠져버린 구미호는 스스로 고난의 길을 걸을 수밖에는 없게 되지요. 두수 역시 해서는 안 되는 금지된 사랑을 시작하게 되고 그런 사랑은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을 맞이할 수밖에는 없게 됩니다.

알면서도 빠져들 수밖에 없는 사랑이라는 존재는 모든 이성을 마비시키고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힘들게 만들어 나갑니다. 아픈 딸에 대한 애정과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의 딸에 대한 애착. 그 모든 것들을 뒤흔들 만신의 한마디는 두수에게는 혼란을 가중시킬 뿐이지요.

식상함으로 시작하기는 했지만 16부 작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긴 이야기를 끌어가기 위해 그들이 준비한 얼개들은 많은 기대를 하게 합니다. 결코 간단하지 않은 복잡한 구조 속에 인간의 본성을 그대로 드러낼 수밖에 없는 조건들은 기존의 구미호 이야기들과는 다른 색다름으로 다가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3. 성인 배우들을 능가하는 아역 배우의 힘

<구미호 여우누이뎐>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다름 아닌 아역 배우들입니다. 연이 역의 김유정과 윤초옥 역의 서신애는 이미 다양한 드라마를 통해 명품 아역으로서의 입지를 다진 실력파들입니다. 드라마의 구성상 단순히 성인배우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는 것이 아닌 온전한 자기 연기를 해야 하는 그들의 대결은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

동이의 아역으로 등장해 최고의 활약을 보이며 역시 명품 아역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김유정은 이 드라마에서도 쉽지 않은 배역을 연기하고 있습니다. 인간과 구미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겪어내야 할 모진 삶을 연기하기에 김유정만한 배우가 없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제격이었습니다.  

서신애 역시 김유정 못지않은 아역 스타이지요. 최근엔 시트콤에서도 자신의 연기력을 선보였던 신애는 과거 자신이 연기했던 착한 이미지를 버리고 완벽한 악역에 도전했습니다. 잦은 병치레로 만들어진 민감한 성격은 표독스럽게 변해가고 자신의 자리를 위태롭게 하는 연이를 잔인하게 괴롭히는 역할은 그동안 신애를 통해 보아왔던 이미지와 너무 달라 놀랍기만 합니다.

김유정과 서신애의 연기는 구미호 역을 맡은 한은정을 머쓱하게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구미호 변장을 하고 하늘을 날라 다니고 칼을 써야하는 연기에도 불구하고 한은정의 존재감은 두 아역 배우를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박수무당으로 묘한 마력을 선보였던 천호진마저 두 아역을 넘어서기에는 아직 역부족이었죠.

어떤 역을 맡아도 자신의 몫 이상을 해내는 천호진이 무당으로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흥미롭습니다. 그리고 그가 보여준 연기는 역시 천호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매력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역시도 두 아역 배우를 넘어서기에는 부족해 보였습니다.  

물론 극이 전개될수록 성인 배우들의 역할과 존재감이 커질 수밖에는 없겠지만, 1회 보여준 서신애와 김유정의 연기는 그 어떤 성인 배우 못지않은 연기력을 선보였습니다. 식상할 수도 있는 구미호 이야기를 긴장감 있게 만들어준 아역 배우들의 연기는 극한 상황에 빠지면 빠질수록 더욱 화려하게 빛을 발할 것으로 보여 집니다.

여전히 어색한 분장과 CG들이 아쉬움을 던져주었지만 어리지만 성인을 압도하는 두 아역 배우의 존재감은 <구미호 여우누이뎐>을 행복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최강의 아역 배우 둘이 펼치는 연기 대결이 벌써부터 2회를 기다리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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