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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로드 넘버원 5회-소지섭, 현실과 드라마를 넘나드는 남자의 눈물

by 자이미 2010.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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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사랑이라는 고전을 그대로 답습하지만 언제나 그 둘은 쌍둥이처럼 특별하게만 다가옵니다. 지난 주 친구의 죽음과 그 자리를 지키며 슬프게 울던 소지섭의 모습은 이미 과거에 찍어놨던 드라마 속 장우와 겹치며 특별하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사랑과 우정, 그리고 전쟁



1. 사랑하는 여인을 위한 전쟁

자신이 살아가야 할 이유를 가진 여자 수연과 잊을 수 없는 하루를 보내는 장우는 행복하기만 합니다. 그 어떤 것도 그를 막아설 수 없고 그 어떤 가치도 수연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사랑하는 여인을 영원히 담아내기 위해 가슴 속에 그리고 그 여인을 위해 저녁을 준비하는 그에게는 이 순간이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할 뿐입니다.

그런 장우를 바라보며 슬픔과 기쁨이 교차하는 수연에게는 도저히 저버릴 수 없는 천륜이 있지요. 남로당원이 되어 과격해지는 오빠이지만 병으로 수연이 없으면 살아가기가 힘든 그 오빠를 그녀는 차마 버릴 수 없습니다. 이념도 전쟁도 막아설 수 없는 것이 사랑이지만 피를 나눈 가족의 정도 마찬가지이지요.
저녁을 준비하며 한껏 행복해 하는 사랑하는 남자를 두고 아픈 오빠를 찾아간 수연은 그렇게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오빠를 따라 평양으로 향합니다. 장우는 언제든 자신과 만날 수 있다는 막연한 믿음과 달리 오빠는 자신이 아니라면 버려지고 그렇게 죽을 수밖에 없음이 부담으로 다가왔지요.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따뜻한 밥을 지은 장우에게는 오빠를 만나러 간다는 수연의 메모만이 남겨져 있을 뿐입니다. 자신이 그린 초상화를 보며 수연을 생각하는 그의 쓸쓸한 저녁은 전쟁이 갈라놓은 그들의 아픈 운명을 예고라도 하듯 슬퍼 보이기만 합니다.

부대로 복귀하려던 장우를 기다리던 태호는 그를 탈영병으로 잡아들입니다. 그렇게 전장에서 포로처럼 아군에게 묶여 전우들이 전투로 죽어가는 모습을 봐야하는 장우는 답답하기만 합니다. 674 고지를 점령해야지만 낙동강을 빼앗기지 않을 수 있는 상황에서 완벽한 고지를 점령한 북한군과의 싸움은 바위에 계란을 던지는 것 보다 힘겨운 일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탈영병으로 잡힌 동료 병사를 통해 해법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 곳 지리에 너무 익숙한 사병이 북한군을 뚫고 집을 다녀왔다는 것이지요. 방법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답이었습니다. 누구나 그 장소로는 이동이 불가능하다고 믿고 있었지만 이곳 지리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그 곳이 난공불락이 아니었다는 것이지요.

그렇게 장우는 674 고지를 점령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내 특공대를 조직하고 임무 수행을 위해 떠나게 됩니다. 그가 수연이 있는 평양을 가야만 하듯 많은 전우들은 낙동강을 넘어 고향으로 가고 싶어 합니다. 그런 뚜렷한 목적의식은 그들을 자발적인 특공대원으로 자원하게 만들었고 그런 과정을 만들어내는 장우의 능력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존재감이었습니다.

사랑하는 한 여인을 두고 연적이 되어버린 장우와 태호도 전장에서는 피를 나눈 형제 이상으로 특별한 존재감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지요. 생사를 넘나드는 그곳에선 사랑보다는 우정을 택한 그들의 활약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려 합니다.


2. 수연을 통해 전쟁을 이야기 하다

이념이나 사명감도 없는 상황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해나가야만 하는 수연은 전쟁 드라마에서 무척이나 중요한 인물로 등장합니다. 그에게는 전쟁을 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권력자들이 만들어낸 말도 안 되는 이념과 왜곡된 민족주의는 역사상 가장 슬픈 전쟁을 만들어냈습니다.

수연은 바로 그런 중간자적인 입장에서 전쟁을 바라보고 이야기하고 있는 인물이지요. 의사라는 직업은 남과 북을 가리지 않고 병자를 치료해야 하는 특별함을 부여함으로서 전쟁이 낳은 남과 북의 적대적인 관계를 다시 고민해보게 합니다. 남로당원인 오빠인 국군 장교인 애인 사이에서 그 어느 것도 쉽게 선택할 수 없는 수연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닌 둘 모두가 필요한 존재임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전쟁에서 영웅은 없습니다. 모두가 피해자일 뿐 전쟁영웅이라는 허울 좋은 이야기 역시 전쟁을 미화하고 특별한 의미로 만들어내고자 하는 위정자들의 농락일 뿐입니다. 인간을 죽여야 하는 전쟁에서 영웅을 칭하고 영웅 뽑기 놀이에 열광인 소수의 위정자들에게 전쟁이 수단일지 모르지만, 그런 그들의 놀이에 참여한 이들에게 전쟁은 그저 참혹한 현장일 뿐이니 말이지요.

<로드 넘버원>은 2중대를 중심으로 한국전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대단한 인물이 등장하지도 않고 전쟁에 대한 특별한 의미를 담아내려 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보여주는 전쟁은 아름답거나 멋진 모습이 아닌 죽어가는 이들의 서글픔과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두려워하는 이들의 모습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그렇게 생사의 현장에 버려진 이들이 점점 괴물이 되어가는 과정을 통해 전쟁이 어떤 의미인지를 이야기하는 <로드 넘버원>은 기존의 전쟁 드라마가 이야기하는 재미를 버리고 아픔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화려한 전투 장면이나 영웅적인 희생이 아닌 한없이 작고 두려워하는 그들의 모습은 너무 리얼해서 두렵기까지 합니다. 전쟁은 그렇게 누구에나 두렵고 무서운 존재일 뿐이지요.


3. 현실과 드라마 사이

지난 주 오랜 친구를 잃고 한없이 울던 소지섭의 모습이 <로드 넘버원>의 장우의 모습과 겹치며 만감이 교차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시간의 흐름상 장례를 치르며 울던 모습이 과거이고 오늘 방송된 내용이 현재이지만, 엄밀히 따져본다면 오늘 본 방송이 과거이고 지난 주 서글프게 울던 그가 현재의 모습이겠지요.

잔상효과라는 것이 오묘하지요. 친구를 위해 뜨거운 눈물을 흘리던 그의 모습은 드라마 속의 장우와 겹치며 더욱 의미있게 다가 왔습니다. 우직하게 한 여자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남자 장우와 친구를 보내고 말없이 굵은 눈물을 흘리던 그의 모습은 왠지 무척이나 닮아 보였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전쟁터로 비유를 하듯 그도 어쩌면 생사를 오고가는 전장에서 전우를 잃고 슬프게 울었습니다.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과 그렇게 갈 수밖에 없었던 친구의 모습이 자신과 겹치며 다가오는 불안감도 그를 슬프게 했을지도 모릅니다. 드라마와 현실이 교묘하게 겹치는 이유는 아마도 여전히 총성 없는 전쟁터에 나선 우리의 모습과 전쟁 드라마의 그들의 모습이 닮아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드라마와 상관없지만 소지섭이라는 인물이 담아내는 진솔함과 그 속에서 진하게 베어 나왔던 눈물은 전쟁 속에서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한 남자의 눈물과도 닮아있었습니다. 전쟁은 모든 것을 피폐하게 만들 뿐임을 이 드라마는 많은 이들에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요? 전쟁은 놀이도 장난도 아닌, 참혹한 제노사이드일 뿐임을 이 드라마는 보여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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