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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구미호 여우누이뎐 4회-아역 입맞춤이 씁쓸한 이유

by 자이미 2010.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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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전통이었던 '전설의 고향'을 버리고 구미호에 대한 색다른 접근법으로 시작과 함께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구미호 여우누이뎐>이 4회에 들어서 부담스러운 장면을 통해 의도하지 않은 악재를 만날 수도 있을 듯합니다. 다른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린 아역 배우들의 키스 장면을 요구한 이유는 뭘까요?

왜 아역 배우들이 성인 배우도 없는 입맞춤을 해야 했을까?



1. 자아를 찾아가는 연이와 비밀을 알게 된 양부인

괴물이 되어가는 자신을 감당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연이에게 인간의 모습을 찾아줄 수 있는 간을 가지고 온 구산댁과의 마찰은 당연했습니다. 자신의 성장 과정에서 일반인들과는 너무 다른 자신의 변화에 혼란스러운 것은 연이로서는 자연스러운 일이니 말이지요.

그런 어린 딸의 모습에 힘겹고 가슴 아픈 구산댁의 모습도 공감하지 않을 수 없지요. 설왕설래를 하는 와중 연이를 찾으러 말을 타고 달려 온 두수와 인간에게 그들의 모습이 드러나서는 안 되는 상황에서 구산댁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자신을 희생해 어린 딸을 구할 수만 있다면 그 보다 더한 일도 마다하지 않을 테니 말이지요. 그렇게 절벽에 떨어진 구산댁과 그녀를 구하기 위해 절벽으로 뛰어드는 두수의 모습은 서로 다른 뜻을 품고 있지만 부모라는 공통점이 만들어낸 희생이었죠.

두수는 연이를 탈 없이 데리고 가야만이 자신의 딸인 초옥을 살려내기 있습니다. 구산댁은 두수에게 여우로 변해가는 자신의 딸을 감춰야지만 살 수 있기에 그들은 서로 다른 목적이지만 동일한 의미로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요.

구산댁의 살신성인 모습을 보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뒤로 밀어 둔 연이는 다시 두수의 집으로 돌아옵니다. 과거의 천진난만했던 자신과는 달리 괴물로 변해가는 자신에 대한 고민만 깊어가는 연이로서는 혼란의 연속입니다. 그런 와중에도 자신을 보러 온 정규 도령의 기척을 듣고 바로 그를 보러 가는 연이는 깊은 사랑에 빠졌습니다.

초옥에게 분풀이를 당하고 모진 압박 속에서도 정규 도령에 대한 사랑만은 멈출 수 없나 봅니다. 자신의 얼굴과 깨진 거울 속에 드러난 괴물의 모습은 아닐까 하는 마음에 얼굴도 마주 하지 못하는 연이와 그런 연이에게 어둡다며 둥 불을 놔두고 떠나는 정규는 그 시대 로맨티스트였습니다.

절에 등을 내걸고 소원을 비는 행사에 차마 나서지 못하고, 먼발치에서 정규 도령을 바라보는 연이를 찾아내 함께 등을 걸며 애틋한 시간을 보내던 연이와 정규는 첫 입맞춤을 나눕니다. 그들에게는 너무나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행위였지만 이를 우연히 지켜보게 된 초옥과 초옥 모에 의해 연이는 최악의 상황에 몰리게 되지요.

그렇지 않아도 눈엣가시 같았던 연이였는데 내심 초옥의 남편감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정규와 입맞춤을 하는 모습까지 봤으니 그냥 놔둘 초옥 모가 아니지요. 구산댁으로 인해 남편을 빼앗기고 어린 딸보다는 연이를 두둔하는 남편으로 인해 심기가 불편했던 그녀는 연이의 다리를 부러트리라는 벌을 내리기까지 합니다.

절망의 순간 항상 나타나 연이를 도와주는 두수로 인해 다시 한 번 위기에서 구해지지만 역설적으로 온전한 몸을 가져야만 초옥이를 살릴 수 있는 건강한 간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극 후반으로 넘어가며 박수무당이 두수에게 건넨 편지를 읽게 된 초옥 모가 남편이 왜 연이를 두둔하고 푸짐한 밥상을 차려주는지를 알게 됩니다.

모두 초옥이를 살리기 위한 재물을 보살피려는 것임을 알게 된 것이지요. 이렇게 초옥 모는 연이를 자신 딸을 살릴 수 있는 재물로 생각하게 되고, 남편인 두수는 연이를 죽이지 않고도 초옥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려 합니다. 자신 딸을 살리기 위해서는 연이의 희생도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점점 정이 드는 모녀로 인해 죽이지 않고 초옥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되지요.

연이를 노리고 있음을 알게 된 구산댁과 연이를 놓아 줄 수가 없게 된 양부인. 그 모두를 사랑하게 되어버린 두수. 구산댁을 위해서라면 목숨이라도 던질 수 있는 벙어리 천우. 그들은 연이와 초옥을 사이에 두고 복잡한 결전을 치루기 시작했습니다.


2. 복잡한 듯 얽혀있는 관계의 즐거움

구산댁 모녀와 두수 가족, 두수의 애첩 가족까지 한 집안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얽히고설킨 관계들이 드라마의 재미를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두수의 몸종이며 구산댁을 사랑하는 벙어리의 아버지인 오집사 역시 극이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집니다. 

두수와 부인은 이제 서로 반대의 입장에서 연이를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을 알기 전까지 연이를 집에서 내쫓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하던 양부인은 이제 그녀를 내보낼 수가 없습니다. 그와 달리 두수는 연이를 도저히 희생시킬 수 없는 상황에서 초옥을 살리기 위해 무슨 일이라도 저지를 부인으로 인해 자신이 보호하기 위해 택했던 집에서 멀어질 수 있도록 만들어야만 합니다.  

이런 상황이 전개되며 바뀔 수밖에 없는 상황들은 시청자들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주지요. 자신의 정체를 조금씩 알아가는 어린 구미호 연이와 로미오와 줄리엣과 같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게 되는 운명의 남자 정규와의 위험한 관계는 더욱 흥미를 유발합니다.

초옥과 연이의 생명을 모두 쥐고 흔드는 박수무당의 존재도 회가 거듭하면 할수록 특별하게 다가올 듯합니다. 다시 인간을 사랑하게 된 구산댁의 운명도 그렇게 행복할 수는 없는 것이 이 드라마의 운명이기도 하겠죠. 기존의 모든 틀을 깨고 인간과 구미호가 한 가족이 되어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면 이는 획기적인 드라마가 될 수가 있겠지만 아직은 결과를 예측하기는 너무 이른 듯합니다.

이제 초반이기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예측하기 힘들지만 아역 배우들의 무한 존재감을 보여주며 탄탄한 재미로 시청자들과 함께 하는 <구미호 여우누이뎐>은 외형적인 시청률과는 달리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아쉬운 것은 오늘 정규와 연이가 굳이 입맞춤을 할 이유는 없었음에도 그런 장면을 설치한 것이 이슈를 위한 것이었다면 아쉽기만 합니다. 성인 연기자들도 보여주지 않았던 입맞춤을 아역 배우에게 요구하는 것은 극적인 흐름이라 강변하더라도 과도해 보였습니다.

초옥이 목격과 분노를 극대화하기 위한 설정이었다고 해도 단순한 포옹만으로도 초옥 모녀는 충분하게 광분할 수밖에 없는 인물로 구축되어 있었기에, 입맞춤은 의도적인 이슈를 위한 설정이었던 것으로 보여 아쉽기만 합니다. 극중 나이가 9살인 아이가 성인 같은 입맞춤을 하는 장면이 아무리 의미있게 담아내려 해도 감미롭거나 아름답게 다가오지는 않았습니다.

아동범죄가 심각한 요즘 과거 이른 혼례가 일상이었다고 하더라도, 그 장면이 아니면 안 되는 절박함도 아닌 상황에서 입맞춤을 만들어낸 것은 제작진들의 과도한 욕심으로 밖에는 안보입니다. 아역 중심의 드라마에서 어른들처럼 흉내 내기를 바란다면 어른들을 능가하는 연기만으로도 충분해 보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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