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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Shot Drama 단막극

단막극 9 우연의 남발-금지된 법칙도 단막극에서는 재미가 될 수 있다

by 자이미 2010.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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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이 남발하는 것은 드라마에서는 절대 금물입니다. 한없는 우연이 겹치고 겹쳐서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는 것은 드라마에서는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단점들이 모두 모이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에 대해 재미있는 실험이 보여 졌습니다. 단막극이기에 가능했던 드라마의 재미 바로 '우연의 남발'이었습니다.

우연이 남발되면 비극이지만, 의도적인 남발은 재미다



'7'이라는 숫자가 꿈과 현실에서 연속적으로 이어지며 이는 신의 계시라고 여기며 무모한 짓을 벌이는 경수는 함께 만화방을 운영하는 영훈과 봉성을 현란한 숫자로 현혹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짓을 하고 맙니다. 뒷골목 보스에게 돈을 빌리는 악수를 두기까지 합니다.

아무런 대책 없이 우연과 행운만을 믿는 경수는 우연으로 점철된 행운이 따라다니는 존재입니다. 천하의 악질 조폭 미키 앞에서 벌인 무모한 도전이 우연하게 날아든 야구공에 의해 행운이 되는 상황은 '우연이 남발'되지 않는 한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지요.

예술을 사랑하는 조폭과 그런 조폭에게 말만 화려한 사기꾼이 등장하고 그런 사기꾼에게 거액의 금액을 투자하는 또 다른 조폭이 하나의 그림에 집중되며 모든 사건은 급격하게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거대한 이권을 노리고 국회의원에게 뇌물을 주기 위해 사들인 그림이 그토록 심각한 사건으로 전개될지는 아무도 몰랐습니다.

사기꾼을 사기 치려다 마지막 단계에서 비밀번호를 풀지 못해 고생하는 또 다른 조폭은 우연히 겹쳐 만들어진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맙니다. 비밀번호가 비밀번호를 영문으로 치면 되는 단순함이지만 그 단순함을 깨닫지 못하는 상황은 그들을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패스워드와 비밀번호의 그 미묘한 차이는 그들이 거대한 사건에 휩쓸리게 되는 이유를 만들게 합니다. 미술 거래상 노수정과 연결이 됩니다. 자신이 판 물건을 다시 빼앗아 오는 일에 흥미를 느낀 그녀는 안테나를 통해 경수 일행을 소개받게 됩니다.

정 의원에게 건네는 물건을 중간에 낚아채서 노수정에게 건네기만 하는 단순한 행위는 그들에게 또 다른 우연과 필연적인 상황을 만들기만 합니다. 누구나 가질 수밖에 없는 궁금증은 그림을 보게 하고 액자 뒤에 숨겨진 봉투까지 손이 가게 됩니다.

그림이 복사된 종이와 열쇠가 있는 봉투에 대한 실체를 알지 못하는 그들은 그저 그림만 건네지만 이는 또 다른 문제를 만들어냅니다. 정 의원은 그림을 넘기지 않고 장난을 쳤다며 모든 거래를 끝내기로 합니다. 일주일 안에 원상태로 되돌리지 않는다면 모든 게 끝나는 상황에서 그들의 마지막 우연들은 필연적인 현실로 다가옵니다.  


만약 우연들이 지속적으로 겹치는 내용의 드라마를 만든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의구심은 흥미로운 단막극으로 태어났습니다. 우연을 가장한 재미있는 추리 극은 비록 마지막의 허무함이 아쉬움으로 남기는 하지만 과정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상상력들은 단막극이기에 가능한 실험들이었습니다.

상상하는 모든 것들이 현실이 되는 상황들은 드라마를 한없이 가벼워서 경쾌하게 이끌며 부담 없이 드라마에 빠질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초현실주의 작가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들을 응용한 이미지들은 이 드라마가 어떤 식으로 표현하려 하는지에 대한 힌트였습니다.

드라마가 전면에 내세웠던 바코드 그림 역시 실제인지 거짓인지 혹은 실제이지만 거짓인 복잡하지만 단순한 상황들에 대한 이미지였습니다.

"바코드를 그려놓고 바코드가 아니다 라고 말하는 것은 한마디로 관객을 가지고 장난치는 거에요. 근데 이게 엄밀히 말하면 맞는 말이에요. 왜냐면 이건 바코드를 그린 그림이지 바코드는 아니거든요. 결국은 사실이기도 하고 장난이기도 하고..결국 예술도 인생도 장난이고 사기다."

이 드라마의 주제이자 극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대사를 받아 조폭 미키가 던진 정치인에게 사기 치지 말고 장난치지 말고 정치나 잘하라는 말은 우리의 현실을 통렬하게 비꼬고 있어 재미있었습니다.   

우연들이 한없이 이어져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흥미로운 드라마가 될 수 있음을 잘 보여준 <우연의 남발>은 의도된 우연을 통해 정교한 퍼즐을 맞추고 그렇게 전개되는 우연들이 필연적인 결과를 이끌 수밖에 없음을 명쾌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단막극을 보는 재미는 이런 실험적이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의 맛이겠지요. 재기발랄한 실험을 통해 이야기의 통속성에 반기를 들며 가능성에 대한 도전들이 이어지는 이런 드라마가 단막극의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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