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7. 28. 06:27

동이 38부-너무 기대되는 동이의 역할

옥정의 몰락과 인현왕후의 복위가 이어지며 <동이>는 후반부로 넘어갔습니다. 권력을 통해 자신의 사리사욕에 관심이 많았던 이들의 몰락은 통쾌하기만 합니다. 권력을 탐하는 자 권력으로 망한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상화들은 이제 새로운 시작을 보여주려 합니다.

동이, 그가 보여줄 역할이 기대된 다




탐욕으로 점철되었던 옥정과 희재는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그간의 문제에 얽혔던 모든 이들은 유배나 직위를 잃으며 권불십년의 진리를 보여주었습니다. 권력을 가지기 위해 비굴함도 잊지 않았고 권력을 가졌을 때는 달콤한 칼춤에 자신이 상처입고 있는 지도 몰랐던 권력자들의 말로를 보는 듯해서 흥겹기까지 했습니다.
팽팽하게 진행되던 동이와 옥정의 갈등과 경쟁 관계는 급격하게 한 쪽으로 기울면서 숙종의 여인으로서 영조의 어미로서의 동이의 활약이 시작되려 합니다.

숙종의 엄중한 문책은 옥정이 지니고 있던 중전의 자리에서 폐위되고 옥정의 음모로 인해 중전의 자리에서 떠나야 했던 인현왕후의 복위로 이어졌습니다. 엄벌과 함께 다시 제자리를 찾은 상황에서 세자의 어미인 옥정이 중전의 자리에서는 물러서지만 세자의 어미로서의 역할은 수행할 수 있는 배려를 하기도 합니다.

자신의 몰락을 자신에게서 찾지 않고 타인에게서 찾는 옥정으로서는 당연하게도 또 다른 무리수를 고민하고 그런 무리수들은 스스로의 파멸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게 됩니다. 명확한 선과 악을 구분하고 그렇게 구분되어진 선악을 정리하는 과정은 익숙해서 식상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행복한건 현실에서 맛보기 힘든 희열 때문일 듯합니다.

폐위되어 자신의 거처에서 물러나는 옥정은 많은 이들의 손가락질에도 당당하게 맞섭니다. "치욕은 치욕으로 기록되어야 한다"는 그녀의 말은 너무 멋지지만 그 말 뒤에 이어지는 복수를 위한 되새김질은 멋진 말마저 치욕으로 느껴지게 합니다.

동이가 옥정과는 너무 다른 행보를 걷기 시작하는 것은 그녀가 가지고 있는 상징적인 위상 때문입니다. 노비에서 왕의 여자가 된 동이는 옥정과 유사한 길을 걸어왔지만 너무 다른 가치관을 그녀들의 행동에서 명확하게 나뉘기 시작합니다.

자신을 몰아내기 위해 온갖 악행을 저질렀던 감찰부의 최상궁을 보복이 아닌 용서와 화해의 손길을 내밀어 잔인한 피의 악순환이 아닌, 새로운 기회의 손을 내미는 동이는 화해의 정치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자신을 해하려 했던 이들에게 복수가 아닌 따뜻한 손길을 건넨 그는 진정한 승자가 되었습니다.

누구에게나 두 번의 기회는 주어져야 한다는 동이의 마음 씀씀이는 자신이 모진 상황을 겪어 봤기에 가능한 용서였습니다.

옥정이 철저한 복수와 자신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강압적인 권력을 행사한 것과는 달리 솔선수범하며 스스로를 낮추는 동이의 정치는 눈높이를 맞춰 그들과 같은 곳을 바라보려는 노력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어느 자리에 있던지 자신을 망각하지 않고 무엇을 위한 권력을 행사할 것인지는 무척이나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올곧은 마음으로 불의에 맞서 싸워왔던 동이를 잘 알고 있던 인현왕후는 복위가 되며 동이에게 날개를 달아주겠다고 다짐합니다. 잘못된 권력이 얼마나 커다란 피해를 불러오는지 너무 잘 알고 있던 인현왕후가 동이에게 권력을 주겠다는 의미는 동이는 어떻게 권력을 사용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감찰부를 관장하는 자리를 주겠다는 인현왕후의 이야기에도 망설일 수밖에 없었던 동이는 자신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서용기의 말 한마디에 결심을 합니다.

"지금 고민해야 하는 것은 할 수 있다 없다가 아니라 어떻게 할 것인가 이네"
"어떻게 권세를 얻을 것인지, 그 권세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 자네는 오직 그것만을 탐하는 자들과는 달라. 무엇을 위해 힘을 얻을 것인가. 그 힘을 누구를 위해 쓸 것인가. 자넨 그것만 힘써 고민할 거야" 

라며 동이에게 힘을 건네는 서용기의 발언은 권력을 가진 자 혹은 가지려는 자 모두에게 절실한 내용이었습니다. 권력을 위한 권력이 아닌 그 힘을 어떻게 누구를 위해 쓸 것인지가 중요한 이유는 우리 시대의 권력자들의 모습을 보면 너무 싶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용이 승천하는 꿈을 꾸고 동이의 회임을 내심 바랐던 숙종은 헛물을 켠 그는 아쉬움을 토로합니다. 먹고 싶은 것이 없느냐는 숙종의 이야기에 동이는 궁에서는 절대 먹을 수 없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서민들을 구제해주는 활인서 죽소에서 가난한 민초들에게 나눠주던 죽을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3일 만에 받아든 죽 한 그릇이 너무 맛있었던 기억을 가지고 있었던 동이로 인해 숙종은 현실 정치를 깨닫게 됩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정치와 현실과는 너무 다른 현장을 목격하고 숙종이 느끼는 분노는 지금껏 자신이 어떤 정치를 했는지 깨닫게 합니다.

중신들에 둘러싸여 교시만 내리면 뭐든 되는 것으로 생각했던 숙종으로서는 자신의 생각과는 달리 너무 비루한 삶을 살아야 하는 민초들의 삶을 보며 아픔을 느끼게 됩니다. 과거나 지금이나 여전한 권위적인 관료 조직을 직접 보고 가장 낮은 곳에서 민초의 삶을 바라보고 그들을 위한 행정을 펼치라는 숙종의 모습은 우리에게는 사라진 존재였습니다.

탁상공론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관리자들의 습성을 타파하고 현장에서 그들의 아픔을 깨닫고 아끼려는 성심은 시대를 막론하고 절실한 정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바로 동이는 그런 역할을 해주는 가장 강력한 조력자입니다. 옥정이 자신의 권력을 위해 투신하며 자신과 같은 서민들을 뒷전에 두고 자신을 위한 정치를 한 것과는 달리 동이는 가장 낮은 곳에서 섬김의 정치를 하려 합니다.

동이로 인해 숙종은 자연스럽게 가장 낮은 곳에서 지배가 아닌 섬김의 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실천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은 많은 것들을 시사합니다.

숙종이 그렇게 원하던 동이의 회임은 현실이 되고 인현왕후가 직접 첩지를 내리는 숙원 책봉식은 <동이>의 시즌 2를 알리는 중요한 시작이었습니다. 옥정의 최후를 부추기는 마지막 음모가 기다리고 그 음모는 완벽한 동이 시대를 열게 만들어 줄 겁니다.

보복과 탄압이 아닌 화해와 용서의 정치를 펼치고 권위적인 지배가 아닌 가장 낮은 곳에서 섬김의 정치를 펼치려는 그들의 모습은 무척이나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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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1 Comment 2
  1. 음... 2010.07.28 08:50 address edit & del reply

    플롯구조가 같으면... 사람들이 외면할텐데요.
    그동안 장희빈을 악녀라고 포장한 이유가 별거 아닙니다.
    극이 그래야 사람들이 보기 때문이었죠.

    이번엔 다른 장희빈이라고 했지만... 그렇게 아니기 때문에 극의 중심축이
    어설퍼 보입니다.
    대체 동이의 악역은 누굽니까?
    사실 드러나지 않은 악역이 있다네.. 이런식으로 눙칠거라면 동이는 더 어처구니없을듯 합니다.

    반복적인 플롯을 견딜 수 있는 시청자가 과연 몇이나 있을지.

    반복적인 플롯이라도 견디는 것은 악행의 한계가 어디인가... 라는
    그래서 그 복수를 어떻게 해줄까 하는 기대심리 - 아침, 주말 드라마에서
    써먹는 그것외엔 없는데...
    그래도 나름대로 준비한 월화특별드라마가.... 그정도라면 참 [....]

    복수와 화해라는 카드는 사실 드라마 맨 종반에 슬쩍 비추기만해도 됩니다.
    그걸 실천하는 것까지 보여준다면 사필귀정이 아니라,
    도덕률을 논하는 도덕경 수준이 되기 때문이죠.

    그래도 좋다... 는 드라마 제작진의 열의가 있다면 할수 없지만,
    작가만의 고집이라면 피곤하군요.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0.07.28 12:01 신고 address edit & del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드라마에서 플룻구조가 같다는 말은 무슨 의미인지요. 당연히 기본 줄기를 가지고 다양한 사건들이 결합되는 형식은 마지막까지 이어지겠지요.

      악과의 대결만이 흥미를 이끄는 요소라는 이야기는 맞으면서도 틀리는 잉야기이지요. 그런 악역을 도맡았던 옥정은 역사적으로 드러난 죽음 직전까지 동이를 괴롭히는 역할로 꾸준하게 등장할 예정이고 이후 남겨진 동이에게 어떤 힘겨움을 던져줄지는 지켜봐야 겠지요.

      처음부터 엄마로서의 동이의 역할에 관심을 두고 있었던 만큼 아이를 왕으로 키우는 동이의 활약을 어떤 식으로 보여주느냐가 남은 <동이>의 몫일겁니다.

      복수와 화해가 마지막에만 등장할 이유는 없겠지요. 사안에 따라 복수하기도 하고 화해하기도 하는 것일 뿐 여전히 다양한 사건들이 놓여있는 상황에서 모든 것을 숨긴 채 마지막에 슬쩍 보여주는 것만이 옳은 방식이라는 것 역시 편견일 뿐이지요.

      각자 보는 것도 바라는 것도 다를 수밖에 없고 그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수밖에는 없겠지요. 악행과 복수만이 드라마의 재미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현명한 엄마로서의 동이 이야기가 재미없을 수도 있겠지만 그 안에서 다양한 재미를 느끼는 이들도 있을겁니다.

      모든 재미가 악행과 복수로 점철되지는 않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