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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나쁜 남자 김남길, 바보로 만드는 복선들

by 자이미 2010.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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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을 일주일 남긴 이 시점 복수를 꿈꿨던 남자와 매 순간 복수만 해왔던 여자와의 대결이 마지막에 다다랐습니다. 그렇게 극점에 올라서며 그들이 내놓은 복선들은 많은 이들을 의아하게 만들어 아쉽기만 합니다. 병원 침대에 앉아 멍하니 창밖을 내다보내 끝이 난 15회를 통해 김남길 바보 만들기에 제작진들이 작정한 것은 아니겠지요.

무능한 제작진들이 배우들을 바보 만든다



친자 논란과 기억상실증은 아니겠지?


드라마를 가장 재미없게 만드는 것은 결말을 어떤 식으로 잡아가느냐 일겁니다. 아무리 잘 만들어진 내용이라도 결말이 어설프면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듯 결말은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결말이 중요하다는 것은 전체적인 이야기 구조와 결말이 잘 맞아 떨어져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생뚱맞은 결말을 내놓는다면 마지막 장면이 아무리 설득력을 가졌다고 해도 전체적인 완성도에서는 문제가 생길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우리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설정들인 친자 논란과 기억 상실증이 황당하게도 <나쁜 남자>에서도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드라마 시작과 함께 친자 논란이 중요 모티브였기에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상처가 복수의 근간이었음을 생각해 봤을 때, 마지막 2회를 남겨둔 상황에서 다시 친자 논란이 불거진다는 것은 무척이나 실망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15회까지 보여 진 상황을 보면 건욱이 친자이고 태성이 건욱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가짜라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몰아가고 있습니다. 파양당한 아이라기보다는 친자식임이 늦게 드러나며 홍회장을 대신해 신여사와 마지막 결전을 통해 승부를 보는 형식을 취하는 듯도 보입니다.

홍회장 대신 해신그룹을 소유하려는 신여사의 노력들은 자신의 자식들에 지분을 늘려주는 형식으로 이미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껍데기뿐인 홍회장은 팽 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이고 이런 상황에서 신여사의 히스테리를 자극했던 큰 아들의 죽음과 태라의 이혼은 극적인 반전을 위한 좋은 먹잇감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신여사는 건욱을 죽일 마음을 가질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상황에서 반전은 비서실장이 건욱을 살려두었다는 것이지요. 홍회장을 쓰러트렸던 문부장의 귓속말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홍회장이 보인 반응을 보면 건욱이 친자라는 생각을 하도록 유도합니다.

물론 신여사의 지시를 받고 문부장이 거짓말을 했고 이를 진실로 받아들인 홍회장이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는 설정도 가능할 겁니다. 그러기에는 신여사의 극단적인 반응과는 달리 신중하고 나아가 건욱을 보호하려는 문부장으로서는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전후 맥락으로 보면 건욱이 큰 아들을 무너트리게 만들고 죽음에까지 이르게 만든 원흉으로 몰아가 홍회장으로 하여금 건욱을 쓰러트리게 하는 것이 수순일 텐데 갑자기 "태성아~"를 외치며 쓰러지는 장면은 복선치고는 아쉽게 다가옵니다. 이는 친자 논란의 가장 중요한 장면이기 때문이지요.

은근히 복잡하게 꼬아놓아 어떤 식으로 전개해도 그럴 수도 있겠다는 설득은 가능하겠지만, 명쾌한 답을 이끌어내기에는 한계를 보이는 전개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죽은 줄 알았던 건욱이 살아서 멍하게 창밖을 바라보는 장면이 혹시 기억 상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란 우려를 사는 것도 뜬금없이  '친자논란'이 대두되었기 때문이지요.

피 묻은 라이터가 신여사를 더욱 극단적으로 몰아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존재는 바로 문부장입니다. 신여사가 거실에서 밖으로 던진 라이터를 다시 신여사의 책상 위에 올려 놓을 수 있는 존재는 현실적으로 집사로 근무하는 문부장 외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건욱을 도와 해신 흔들기에 나섰던 남자와 문부장이 연결되었다는 증거입니다. 신여사보다는 홍회장 쪽으로 보이는 비서실장과 문부장 역시 소통하고 있는 관계라는 점이 밝혀진 상황에서 결국 건욱 살리기와 마지막 반전은 친자이기에 가능한 설정 아니냐는 것이 오히려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진짜 건욱이 기억상실증에 걸렸다면 그 아픈 기억들을 모두 버리고 해신 그룹의 아들로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한다는 것으로 설정도 가능하겠지만 설마 이런 식은 아니겠지요. 이것이 아니라면 병실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던 건욱의 건조한 표정은 자신이 홍회장의 친자임을 알고 나서 복수가 무너진 허탈함이 주는 표정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신여사를 제외하고 단단한 네트워크가 구성된 상황에서 그 정점은 건욱이 되고 그를 통해 신여사를 압박하는 상황들은 설명이 가능하니 말입니다. 병실에 입원해 있는 홍회장 앞에서 비밀스러운 이야기와 건욱에 대한 살인 지시등이 그대로 노출되는 상황도 홍회장에게 확실한 물증을 주기 위함으로 보이지요.

여전히 혼수상태로 설정되어 있지만 손이나 눈동자의 움직임을 C.U 함으로서 홍회장이 정신은 정상이라는 복선을 깔아 두었습니다. 이를 통해 홍회장은 알 수 없었던 신여사의 음모를 모두 알게 되는 계기가 되고 '자신의 잃어버린 자식을 찾고 행복하게 살았다'라는 막연한 결론을 위한 복선으로 작용하는 듯합니다.

마지막까지 건욱에게 집중되는 상황에서 불쌍한 존재들인 태라와 재인, 태성은 한 없이 외롭고 허전한 존재로 남을 수밖에는 없습니다. 비로소 진실한 사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알고 봤더니 자신을 이용만 했고 정작 좋아했던 이는 재인었다는 것은 태라에게는 무너지는 아픔이었습니다.

큰형의 죽음과 재인에 대한 사랑으로 방탕하게 살아왔던 자신을 버리고 성실한 해신인이 되어가는 태성 역시 자신이 사랑했던 여인은 자신이 아닌 건욱을 사랑했음을 알고 사랑에 대해 다시 한 번 상처를 입을 수밖에는 없습니다.

건욱의 복수극에서 희생되는 이들의 모습은 과연 복수극의 전말이 무엇이고 무엇을 위한 복수였는지를 모호하게 만들기만 합니다. 친자로 밝혀진다면 해서는 안 되는 금지된 사랑이 당황스럽고 그것이 아니라 해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한 번 상처를 입는 태라는 또 다른 복수를 꿈꿔야 하는 걸까요?

태라와 태성은 자아성찰을 하는 것으로 재인과는 사랑의 결실을 맺는 방법으로 드라마가 정리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건욱이 친자라는 사실을 깔고 간다면 평이하고 식상하고 재미없는 결말로 나아갈 수밖에는 없는 것이고 그렇지 않고 신여사에 대한 복수로 마무리 된다면 절반의 성공을 담은 복수극으로 마무리될 듯합니다.

최악인 기억상실증은 설정하기도 힘든 복선이지만 만약 그렇다면 복수는 주변 사람들이 대신 해주고 복수가 모두 끝난 상황을 받아들이는 건욱의 모습으로 정리가 되겠지요. 이것처럼 힘 빠지고 재미없는 결말은 없을 테니 최소한 이런 터무니없는 마무리는 선택하지 않을 듯합니다.

분명한건 김남길의 입소 소식이 전면에 나오면서 부터 극의 전개가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그전까지 늘어지던 이야기들이 급격하게 전개되며 복수의 칼날을 들이 대더니 마지막으로 다가가며 복선으로 깔아 놓은 설정들은 급격하게 마무리하는 듯한 모습만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치 김남길이 예정된 20회를 채우지 못하고 떠나는 바람에 완성도에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시청자들에게 푸념이라도 하듯 급격하게 진행되는 후반부는 허점들이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아쉬운 복선들은 조바심을 조장합니다.

화려한 영상과 복수극이라는 쉽지 않은 이야기 얼개에 등장인물들의 열연들이 돋보였던 <나쁜남자>는 정작 중요한 마지막에서 가장 진부한 방식으로 시청자들과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결말을 만들어낼지 알 수 없지만 이미 많은 부분들을 노출시킨 상태에서 그들마저도 선택할 수 있는 가능한 수는 그리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최소한 친자확인과 기억상실증이라는 터무니없는 결론만 아니라면 반은 성공했다고 볼 수 있을 듯합니다. 등장했던 배우들의 탄탄했던 연기력과 몇몇 장면에서 보여주었던 감각적인 영상들, 촘촘하게 엮어가던 복수극은 중반을 넘어서며 헐거워지고 아쉬워지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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