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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구미호 여우누이뎐 11회-서신애 빙의 연기 망친 어설픈 구미호

by 자이미 2010.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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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는 시작과 함께 드라마를 이끄는 아역들의 놀라운 연기로 호평을 받아왔습니다. 그 어떤 등장인물들 보다 뛰어난 연기력을 보이고 있는 김유정과 서신애의 광기어린 연기는 매혹적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매력적인 연기마저 어처구니 없게 만드는 이야기는 아쉽기만 합니다.

서신애 명품 연기마저 반감시킨 허술한 이야기



죽음 직전에 연이의 간을 먹고 살아난 초옥은 잠시 동안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행복도 그리 오래가지 못하고 죽은 연이가 갑자기 등장해 초옥을 우물을 빠트린 채 과거 자신이 연이에게 했듯 죽는 모습을 지켜보는 상황에 처합니다.

구미호로 변신해 자신을 노려보는 연이에 놀란 초옥은 이후 연이의 환영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다른 이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연이에게 시달리는 초옥은 심지어 연이가 가지고 있는 능력까지 물려받게 됩니다. 자신이 연이의 간을 먹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는 초옥에게 마치 직접 확인해보라는 듯이 십리 밖의 이야기까지 들리는 연이의 귀는 초옥의 귀와 빙의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렇게 부모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이 연이의 간을 먹고 살아났음을 알게 되면서 부터 초옥의 갈등과 두려움은 극대화됩니다. 자신에게 남아있는 연이의 간을 희석시키기라도 하듯 음식을 닥치는 대로 먹는 연이는 자신을 말리는 부모를 때리기까지 합니다.

아무리해도 제어가 되지 않는 초옥 앞에 나타난 구산댁에게 자신은 죄가 없다고 말합니다. 자신은 호랑이 간이라고 해서 먹은 것이지 연이의 간을 먹고 싶어 먹은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그런 말들이 구산댁에게 받아들여지지도 않습니다. 호시탐탐 자신의 딸을 죽인 가족들을 몰살할 상황만 지켜보는 그녀에게 초옥의 말은 우습기만 하지요.

계속해서 연이의 환영에 시달리던 초옥은 급기야 연이의 무덤을 찾아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파헤친 무덤가에서 구산댁이 연이에게 준 방울을 찾게 되고 그 방울을 잡는 순간 연이의 혼이 초옥의 몸에 빙의가 되어 버립니다. 외모는 초옥이지만 내면은 연이가 되어버린 그녀는 혼란스러움을 거듭합니다.

자신은 완벽한 연이라고 생각하지만 초옥의 외모로 인해 주변 사람들은 혼란스럽기만 할 뿐이지요. 연이가 그랬듯 초옥이도 죽여 간을 빼내려는 구산댁은 잠시 초옥에게서 연이를 발견해 기뻐하지만 말도 안 되는 상황으로 인해 다시 자신의 딸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빙의가 된 상황에서 자신의 어머니를 찾는 연이와 그런 딸을 이해하지 못하는 초옥의 부모들은 당황스럽기만 합니다. 더욱 두수의 곁에는 오지도 않으려는 초옥이 이상한 건 사실입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런 상황을 정리하고 싶은 두수는 만신만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이라 믿습니다. 그렇게 만신을 돈을 써 풀어내고 죽이려는 시도는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만신에 의해 무산이 되고 맙니다.
빙의 사실을 알지 못하지만 혼이 나간 딸의 마음을 헤아리기 위한 두수의 말들에 의해 빙의된 초옥은 거짓 행세를 시작합니다. 자신과 어머니인 구산댁을 구하기 위해 거짓말을 우연히 듣게 된 구산댁은 자신을 능멸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하기 그지 없는 구미호는 다시 한 번 초옥에게 빙의된 연이를 죽이려 합니다. 아무리 자신의 딸이라 해도 믿을 수 없는 구산댁과 그런 어머니에게 증표를 보이겠다며 열심히 그림을 그리는 연이의 모습은 뭔가 이상할 뿐입니다.

그런 연이의 행동에 혼란스러운 양부인과는 달리 구미호 구산댁은 딸이 빙의된 것도 모른 채 초옥이 자신을 능멸하고 있다고만 생각한 채 방울을 들고 약속 장소에서 기다리던 딸을 가둔채 불을 질러 버리고 맙니다. 구미호이지만 구미호로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는 구산댁은 그렇게 자신의 딸을 사지로 몰아갈 뿐입니다.

인간들조차 빙의한 초옥을 이상하게 생각하지만 대단한 능력을 가진 구미호 구산댁만 아무런 변화를 느끼지도 못합니다. 그저 복수에만 미친 채 뭐가 뭔지도 모르는 구미호는 역대 최악의 구미호인게 분명합니다. 복수의 타이밍도 모르고 어설프게 두수의 집에 기거하며 구미호로서의 역할도 하지 못하는 구산댁으로 인해 드라마의 재미는 반감될 뿐입니다.


오늘 방송되었던 <구미호 여우누이뎐>은 서신애의 일인 극을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아역 배우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성인 연기자들도 쉽지 않은 광기어린 연기는 아역 배우의 개념마저도 뒤흔들 정도로 파괴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빙의 연기에서 보여준 신애의 연기력은 왜 많은 이들이 그녀를 최고라고 부르는지 알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연이의 혼이 들어와 연이와 초옥이라는 두 인물을 한꺼번에 연기하는 그녀는 모두를 압도하는 최고의 배우였습니다. 어설픈 이야기 전개로 재미가 반감되는 상황에서도 서신애와 김유정이 보여주고 있는 명품 연기는 압권이었습니다.

연이로 빙의된 초옥의 연기를 섬뜻할 정도로 재현해낸 서신애의 명연기가 아니었다면 <구미호 여우누이뎐>은 보여줄 것이 전혀 없는 드라마가 될 뻔 했습니다. 과거 판에 박힌 듯한 구미호에서 새롭게 업그레이드되어 신선하게 다가오는 듯했지만, 어린 연기자들의 명품 연기를 제외하고는 제 몫을 전혀 해내지 못하는 <구미호 여우누이뎐>은 언제나 구미호의 진가를 보여줄지 궁금할 지경이네요.

구산댁을 제외하고 모든 이들이 이상하게 생각하는 초옥을 자신만은 죽여야만 하는 존재로 여기는 구미호의 무능함은 단순히 시청자들에게 눈물을 요구할 의도라면 씁쓸하기만 합니다. 방울 소리에 정신 차려 그제서야 "내딸이구나"라는 설정은 민망할 정도로 식상할 뿐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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