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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무한도전 하하보다 길이 더 문제다

by 자이미 2010.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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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이 보여주는 장기 프로젝트는 진행하면 할수록 예능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곤 합니다. 1년을 넘게 준비한 레슬링은 공개적인 대회를 얼마 안 남기고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 자체는 의미를 더해가며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정체된 멤버의 한계는 골치 꺼리로 다가옵니다.  

밉상 하하보다 무능한 길이 더 문제다



하하는 깐죽거림과 타인을 비난하는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얄밉기는 하지만 나름의 원칙을 가지고 형들에게 대드는 그의 모습이 한때는 귀엽게 바라볼 수도 있었지만 다시 돌아온 하하에게서는 귀여움은 사라지고 얄미운 캐릭터만 진화하지 못한 채 그대로 이어져 아쉽기만 합니다.
복귀와 함께 여러 버라이어티에 집중적으로 소개되며 더욱 발전하지 못한 그의 재능을 일거에 소진하는 느낌은 더욱 그를 초라하게 만들 뿐이었습니다. 그나마 유재석의 그늘 아래에 있는 '무한도전'과 '런닝맨'에서는 나름의 캐릭터를 소화하고 있지만 '하하몽쇼'는 하하 본인의 정체성은 확연하게 드러나지만 프로그램의 정체성은 어둡기만 합니다.  

왕성한 활동이 항상 좋을 수만은 없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하하의 사례로 보여 집니다. 김종민은 복귀와 함께 집중적으로 예능 프로그램 나들이를 했지만 하나같이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습니다. 하하 역시 오랜만에 봤던 그는 여전히 과거의 어색함만 있을 뿐 진화하는(?) 예능을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임이 드러나기만 했습니다.

하하나 종민은 과거 최강의 버라이어티를 함께 하며 무한 사랑을 받았던 존재이고 공익근무를 마치고 복귀 후 활동과 냉담한 반응까지 닮은꼴이기에 그들이 어떤 식으로 정착하고 과거의 인기를 넘어서는 새로운 자신들을 찾아갈 수 있느냐는 흥미로움으로 다가옵니다.

이런 그들과는 달리 길의 존재감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예능에서 블랙홀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하하가 떠나고 전진이 합류한 상황에서 길의 등장은 맞지 않은 옷을 입은듯한 전진에게서 느낄 수 없는 예능 감을 부여하며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힙합 뮤지션으로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던 길이 최강의 버라이어티인 '무한도전'에 반 고정으로 참여하며 다양한 미션들에 투입되어 보여준 활약은 리틀 악마로서의 기질과 거침없는 행동들에서 나오는 의외의 예능감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주목받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당시 박명수가 "넌 고정이 될 수없어. 게스트가 딱이야"라는 말이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현실이 되는 것 같아 섬뜩하기도 하지만 길의 정체와 한계는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한계에서 비롯되기에 외부의 영향이 아닌 스스로 변화를 꾀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어 위태롭습니다.

오늘 방송된 '무한도전'은 납량특집으로 진행된 파티 장에 가기 위한 멤버들의 미션 수행을 담아냈습니다. 유재석과 정형돈이라는 은근히 중독성 있는 조합과 함께 하며 자신의 캐릭터를 좀 더 확장하고 무도 내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질 수 있는 노력들이 수반되기를 바라고는 있지만 여전히 발전 없이 도태되어가는 길만 발견하는 것 같아 아쉽기만 했습니다.

박명수가 초기 상황 극을 만들며 길을 끌어가던 시절에는 나름의 캐릭터들을 만들어가며 의외의 성과를 보여주던 경우들도 많았지만 최근의 길을 보면 예능의 길을 전혀 찾지 못한 채 현재 위치에서 다람쥐 채 바퀴 돌 듯 맴돌고만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예능 9단인 재석과 형돈에게 상황에서 밀리며 자꾸만 무리수를 두는 그는 그 무리수가 자신의 캐릭터로 구축되며 시청자들에게도 사랑을 받으면 상관없지만 길의 경우에는 무리수가 시청자들에게 던지는 상황 극이라 더욱 큰 문제입니다. 형돈이가 가장 평범한 존재로서 무존재가 가장 강력한 존재감으로 자리할 수 있다는 특별함을 선사했지만 길의 무리수는 정말 무리수로 마무리될 수도 있을 것 같아 아쉽기만 합니다.

서점을 가는 과정과 책을 찾으며 힌트를 조합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길의 무리수는 자신만을 위한 무리수이지 예능의 재미를 위함이나 함께 하는 멤버들을 살리기 위한 무리수가 아니었습니다. 자기만족을 위한 무리수는 또 다른 무리수로 이어지며 존재감을 찾지 못하는 무리수의 반복으로 스스로를 무리수로 만드는 우를 범하기만 합니다.

태호피디가 지난주에 '길의 무리수'에 관한 에피소드를 만들 정도로 현재 '무한도전'에서 길은 온갖 무리수를 던지며 안간힘을 쓰지만 오히려 무리수가 무리수로 다가오는 것 같아 아쉽기만 합니다. 영화 '세븐'을 패러디한 '무한도전 세븐'은 그나마 나름의 역할을 하려고 노력이라도 했기에 다행이었습니다.
문제는 WM7이라 명명된 레슬링 특집입니다. 겁이 많아서 그런 것이겠지만 과하다 싶을 정도로 몸을 사리고 연습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길의 모습은 과연 그가 무한도전 멤버로서 의미가 있을까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레슬링에서 최악의 선수로 구분되는 홍철의 경우는 그나마 다른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이며 자신만의 캐릭터를 확실하게 구축하고 있는데 반해 길의 경우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모호한 존재로 각인되고 있습니다.

3월 하하의 복귀로 레슬링 특집에 함께 하면서 길의 존재감은 더욱 문제로 지적됩니다. 하하 없이 1년 동안 연습을 했다는 길이보다 더욱 능숙한 기본기를 보이는 하하로 인해 길은 무능한 존재가 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더욱 그들을 처음부터 지도했던 손스타가 그동안 참아왔던 답답함을 토로할 정도로 능숙한 멤버들과 발전이 없는 멤버들의 차이는 극명해지기만 합니다.

여럿이 하는 버라이어티의 경우 간혹 블랙홀 같은 존재가 있기도 합니다. 완벽한 화합을 보이며 물 흐르듯 흘러가면 그 버라이어티가 최고 인기를 구가하는 기간이 되는 것이고, 멤버의 문제가 불거지며 하락기를 걷는 경우는 다양한 버라이어티에서는 자주 볼 수 있는 일들이지요.

'무한도전'에 하하와 길이라는 쉽지 않은 블랙홀은 의외로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시작과 함께 하하가 투정을 부리듯 자신을 너무 측은하게 보지 말라는 말은 현재의 하하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이었지요. 그나마 하하는 과거 버라이어티를 통해 인기를 구가했던 시절이 있었기에 감 찾기는 길보다는 쉬울 수 있습니다.

버라이어티를 '무한도전'으로 본격적인 시작을 했던 길로서는 무도에서 길을 찾지 못한다면 버라이어티에서 생존하기는 힘들어질 듯합니다. 예능인이 되고 싶다고 더욱 적극적으로 임해야만 합니다. 어설픈 자리보존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을 만들어가고 찾아가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도태될 수밖에는 없을테니 말입니다.  
준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5월 5일 어린이날 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던 그들은 4월 달 있었던 MBC 노조파업으로 인해 무기한 연기되었습니다. 언제 개최될지 그동안 찍어왔던 내용들이 방송이 될지도 기약 없는 상황에서도 그들은 열심히 레슬링 기술을 연마하는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막연히 언젠가는 다가올 그날을 위해 최선을 다해 연습한 그들은 드디어 8월 19일 오후 7시 장충체육관에서 '무한도전 WM7 프로 레슬링 경기'를 갖습니다. 1:1 개인 타이틀 매치와 2:2 태그매치 타이틀전, 돈가방 매치 등 흥미로운 그들의 경기는 무척이나 기대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존재감이 사라져가는 하하와 길이 자신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구축하면 할 수록 '무한도전'의 완성도는 높아질 수 있을 겁니다. 하하와 길이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자신만의 캐릭터를 찾아 시청자들에게 환호를 받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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