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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로드 넘버원 18회-소지섭 명품 연기마저 잠재운 어설픈 연출

by 자이미 2010.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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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을 얼마 남기지 않은 <로드 넘버원>은 아쉽기만 합니다. 100% 사전 제작과 걸출한 배우들이 대거 등장해 전쟁 드라마의 새로운 가치들을 만들며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다시 한 번 MBC 수목드라마의 재앙으로 다가왔고 그 원인은 연기나 재미보다는 연출의 한계에서 찾아볼 수 있을 듯합니다.  

연기자들의 열연 무색케 하는 연출의 어설픔



1. 손창민의 열연이 돋보인 용서

죽음의 전투에서 겨우 살아 돌아온 2중대 대원들은 대전에서 치료를 받으며 가장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다른 병사들은 부상 부위를 치유하며 여유 있게 전쟁이 가져온 상처들을 치유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오종기는 한영민으로 인해 다리를 잘라야만 했습니다.
가장 강한 군인으로 모두를 압도했던 오종기로서는 자신의 다리를 잘라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군인으로서 그 누구보다 강한 자존심을 가지고 있었던 그로서는 다리를 잘라야 한다는 것은 곧 미래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니 말이지요.

더욱 고향에 두고 온 부모와 부인마저 모두 죽임을 당해 더 이상 가족도 없는 상황에서 다리마저 잘라야 하는 상황은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었습니다. 의료진에 의해 강제로 절단된 다리로 인해 날카로워진 그에게 봉사활동을 하러온 여학생은 좋은 화풀이 대상일 뿐이었습니다.

자신의 잘린 다리를 보여주며 격한 반응으로 보이는 오종기로 인해 놀라 도망치는 여학생은 이후 매일 같이 그를 찾아옵니다. 귀찮게 계속 찾는 여학생을 쫓아 버리기 위해 함께 잘 수 있냐는 말에 옷을 벗는 모습을 보고 화들짝 놀라는 오종기에게 그 학생은 자신의 오빠가 전쟁에서 숨졌다며 자신이 오종기를 찾는 이유는 그에게서 오빠를 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자신을 이렇게 만든 원수인 한영민이 2중대원들과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를 찾습니다. 이미 술집에서는 어쩔 수 없이 함께 하는 부대원들과 어색한 한영민의 모습만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철저한 거짓으로 대위까지 진급한 그에게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없는 부대원들이 즐겁게 술자리를 할 이유가 없으니 말이지요.

그런 자리에 다리가 잘린 오종기가 나타나자 분위기는 더욱 경색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 밖으로 나온 한영민에게 총을 겨누는 오종기와 말리는 부대원들 간의 혼란은 일촉즉발로 치닫습니다. 극적인 순간 오종기를 막아선 이는 다름 아닌 여고생이었고 그로 인해 오종기는 복수를 포기합니다.

그렇게 모든 일들이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정신이상을 보이던 박문호가 총을 겨눕니다. 부대원들의 안위는 상관없이 자신의 출세에 모든 것을 바쳤던 한영민으로 인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그로서는 오종기 못지않게 그를 죽이고 싶었던 존재였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오종기는 박문호를 막아서며 이제 그를 용서하자는 말로 모든 사건을 종결되었습니다. 복수대신 용서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전개 과정은 아쉽기만 합니다. 연출의 한계가 명확한 이 장면들은 손발이 오글거리게 만드는 내용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식상함을 모두 담아 전개한 민망한 용서는 전체 완성도를 급격하게 떨어트렸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괴물이 되어간 남자가 어린 소녀를 통해 용서를 배우는 과정은 무척이나 감동적일 수밖에는 없었지만, 식상한 전개로 인해 어색한 감동으로 변질되어버렸습니다.


2. 배우들의 열연마저 무색하게 만드는 연출력

전쟁의 공포 속에 자신 안에 숨어버린 장우를 찾아온 수연. 그런 수연을 바라보며 한없는 눈물만 흘리는 장우는 이 상황이 두렵기만 합니다. 자신으로 인해 죽어가는 이들과 살리지 못한 수많은 이들에 대한 아쉬움은 고통으로 다가와 그를 피폐하게 만들기만 합니다.

마지막 전투를 하며 폭탄을 맞아 자신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던 북한 장교의 모습을 보면서도 살기 위해 시체 안에 피신해야만 했던 자신의 모습은 살아남아서 고통스러운 이의 모든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전쟁에서 숨진 이들과 힘겹게 살아남은 이들도 모두 상처입고 결코 씻을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음을 장우의 모습을 통해 잘 보여주었습니다.

수연으로 인해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던 장우는 다른 부대원들처럼 수연과 함께 데이트를 나섭니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군복을 입고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여인의 손을 잡고 데이트에 나선 장우는 행복해보입니다. 전투의 상처로 온전치 못한 다리와 심한 떨림으로 수연을 그리지도 못하는 손은 그들 초라하게 만들 뿐입니다.

하지만 수연의 뱃속에 장우의 아이가 자라고 있음을 알고 그는 다시 한 번 희망을 꿈꿉니다. 수연은 다시 고향으로 떠나고 장우 역시 조만간 그녀가 있는 고향으로 돌아가 행복한 삶을 살기로 약속한 그들에게 이 전쟁은 위기였지만 기회로 다가왔습니다.

수연을 잊고 장우에게 모든 가능성을 전해주려 노력하던 태호에게도 사랑은 찾아왔습니다. 대전 군병원에서 자신을 돌봐주던 의사 명주와 사랑을 나누게 됩니다. 극진하게 환자들을 돌보던 명주와 자신의 부대원과 중대장인 장우에게 그 누구보다 극진했던 태호의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키웠던 그들의 사랑은 매력적인 키스로 급진전하게 됩니다.

옷을 사러간 수연에게 기습 키스와 함께 술집에서 태호에게 기습 키스를 하는 명진의 모습은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창을 사이에 두고 태호와 나누는 명진의 키스는 드라마에서 가장 아름다운 키스로 기억될 듯합니다.

상처를 입은 이들이 다시 군대에 복귀하고 남겨진 장우는 수연을 찾아가려 합니다. 하지만 이 못된 전쟁이 그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요.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이야기의 끝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연기자들의 혼신을 다한 연기와 달리 각본과 연출은 그들을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사전제작이 문제가 아니라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낼 수 없었던 제작진들의 능력이 문제가 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좀처럼 극에 집중할 수 없도록 만드는 흐름들과 어설픈 이야기 전개들은 아무리 열연을 펼쳐도 소용없음을 보여줄 뿐이었습니다.

어쩌면 최고의 작품이 될 수도 있었을 <로드 넘버원>은 제작진들로 인해 아쉬움만 가득한 작품으로 기록되어질 듯합니다. 전쟁을 통해 인간 본성과 전쟁의 참혹함을 그리는 그들의 의도는 좋았지만 시청자들을 감동시키기에는 연출의 한계가 아쉽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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