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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Shot Drama 단막극

단막극 13 마지막 후뢰시맨-우린 모두 또 다른 복남이다

by 자이미 2010.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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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단막극은 <마지막 후뢰시맨>이라는 다소 엉뚱해 보이는 제목의 작품이었습니다. 자신을 후뢰시맨이라 믿고 지구를 떠나 고향별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한 소녀를 통해 일상의 잔잔함과 가족애를 만끽할 수 있는 이 작품은 역시 단막극이 만들어낼 수 있는 담백한 재미와 감동을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나도 혹은 너도 후뢰시맨일지 모른다



소도시에 사는 초등학생 복남이는 학교에서 군인들을 위한 위문편지를 씁니다. 남에게 드러내기 싫은 이름 복남이를 시작으로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닭을 잡는 엄마, 매일 인형 뽑기에 매달려 있는 아빠와 치매에 걸려 썩은 바나나만 좋아하는 할머니와 삥 뜯는 언니와 함께 사는 그녀는 불만이 많습니다.
남들과 다르게 큰 몸집도 항상 불만입니다. 반장처럼 아담하면서도 귀여웠으면 좋았을 텐데 왜 자신은 이렇게 거대한지 모르겠습니다. 매일 태권도장을 다녀서 인지 그 누구에게도 뒤쳐지지 않는 체력과 담력은 복남이 만의 특권입니다. 남는 시간에 항상 자신에게 맞으면서도 절친인 동건이네 비디오 가게에서 후뢰시맨을 보는 것이 낙입니다.

시간 나는 대로 통닭 배달을 시키는 엄마도 싫고 밥 먹을때 마다 방귀를 끼는 아빠도 싫습니다. 백수면서 매일 인형만 뽑는 아빠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언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느 때나 다름없이 통닭 배달을 갔던 복남이는 이상한 남자를 만나게 됩니다. 복남이처럼 엉뚱한 발상을 하는 그는 존재감이 모호한 존재였습니다. 

하늘에서 떨어졌다는 할머니와 부모님의 말씀이 그저 흔한 이야기로 생각했지만 가족과는 달리 자신만 O형인 것을 알고는 낙담합니다. 단순하게 A형과 A형은 A형이 나오는 것이라는 주변의 이야기만 믿은 채 자신은 주어온 아이라는 생각이 지배하며 복남은 자신이 진짜 후뢰시맨은 아닐까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비율이 25% 정도로 낮기는 하지만 당연히 O형이 나올 수 있음을 알지 못한 채 부모의 친자식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을 그렇게 홀대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던 복남이는 반장 집에 배달가 더욱 그 사실을 확신하게 됩니다. 자신의 집과 비교도 안 될 정도의 의리 의리한 집은 복남이를 압도했습니다.

요즘 들어 자꾸 쓰러지던 복남이는 친구의 침대에서 안정을 취하고 새침하기만 한 반장은 그런 복남이를 물끄러미 쳐다보다 브레지어를 한 복남이의 가슴을 슬쩍 만져봅니다. 복남이는 남들보다 크고 빠른 신체가 걱정이었지만 다른 아이들은 그런 복남이가 부러웠을 뿐입니다.

피아노를 치고 환하게 반장을 반겨주는 가족의 모습을 보며 더욱 심한 이질감을 느낀 복남이는 자신과 관련된 모든 상황들이 모두 하나의 답을 향해 있다고 결론 지어버립니다. 자신을 주어왔기에 언니에게는 시키지 않는 통닭배달을 시키고 피아노 학원이 아닌 태권도만 배우도록 강요합니다. 결정적으로 남자 이름 같은 복남이라는 이름을 지어준 것은 자신을 주어왔기 때문이라 생각하게 합니다.

미국으로 유학을 간다는 반장이 골목에서 언니들에게 돈을 뜯기고 있고 그런 그녀를 구해준 복남을 따라 하루를 함께 하는 반장은 자신 홀로 미국으로 가야하는 상황이 싫어 가출했다고 합니다. 자신의 고민과 비교해보면 정말 '호강이 넘쳐 오강에 똥 싸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서로의 고민의 주제가 달랐을 뿐 둘이 가지고 있는 고민의 질은 같았고 자신이 외계에서 온 후뢰시맨이라는 고백에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반장은 다음 날 학교를 빠지고 고향 별로 가기위해 산 위로 올라갑니다. 그렇게 우주선을 부르는 그들의 주문이 이어지며 환한 빛과 함께 복남이는 후뢰시맨이 되어 날아오릅니다.


복남이라는 이름을 지은 이유는 소아 백혈병에 걸려 태어나기도 전에 죽을 수도 있었던 운명 때문이었습니다. 노산에 태아 백혈병에 걸린 아이를 의사는 지우라고 하고 부모는 소중한 생명을 버릴 수 없다며 복남이를 낳았습니다. 천운처럼 아이에게 맞는 골수를 얻게 되어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지게 되었습니다.

어렵게 새로운 삶을 살게 된 자신들의 소중한 딸을 위해 그들은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사는 이름'이라며 복남이라는 이름을 아이에게 지어주었습니다. 죽을 고비를 넘긴 아이를 강하게 키우기 위해 자전거를 타게 했고 여자스러운 과외가 아닌 태권도를 가르친 이유도 병없이 건강하기를 바란 것이었습니다.

통닭집을 하면서도 복남이에게 만은 닭을 못 먹게 한 이유도 튀긴 음식과 기름이 복남이에게 좋지 않기 때문이었지요. 이상한 남자를 만나며 먹기 시작한 통닭은 직접적인 원인인지는 모호하지만 자연스럽게 복남이를 쓰러트리게 만든 원인이었지요.

아빠가 백수로 인형 뽑기에만 집착하는 이유 역시 복남이 때문이었습니다. 어린 딸이 아파 우는 상황에서 자신이 해줄 수 있는 일이 전무한 상황에서 맞이한 인형 뽑기는 아픈 아이에게 웃음을 전해주었습니다. 토끼 인형을 보며 환하게 웃던 복남이의 모습은 이후 복남이를 위한 토끼 뽑기로 이어진 셈이지요.

아이를 살리기 위해 직장을 그만 두고 병원비를 벌기 위해 다시 노동일을 하던 아버지는 다리를 다쳐 일마저도 못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아빠의 마음은 항상 어린 복남이가 건강하고 항상 웃기만을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드라마가 끝이 나며 우리 일상 속에 수많은 후뢰시맨들을 보여주었습니다. 우주에서 보면 지구도 하찮은 별일 수밖에 없듯 그 지구에도 우주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를 가진 것이 숨겨져 있다고 믿는, 토성에서 온 복남이는 그렇게 지구와 하나가 됩니다. 오늘도 수많은 복남이들은 우리 주변에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단막극이 줄 수 있는 엉뚱한 상상력에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잊고 살아가던 가족의 사랑을 눈물 나게 그런 이 작품은 역시 짧은 이야기 주는 특별함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하찮게 보일지도 모르는 우리의 복남이들이 알고 보면 그 누구보다 소중한 존재였다는 메시지는 자존감이 사라져가는 우리에게 가장 소중하고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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