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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남자의 자격-피에로 된 이경규 아버지를 닮았다

by 자이미 2010.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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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으로 돌아가라는 말은 참 쉽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말 중 하나입니다. <남자의 자격>이 합창대회로 관심을 독점한 상황에서 그들이 선택한 초심은 그래서 대단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어설프게 들떠서 말도 안 되는 일일 벌이는 것이 아닌 다시 한 번 처음으로 돌아가 새롭게 시작하려는 그들의 자세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시도였습니다.

대중을 웃기는 광대의 눈물, 잊혀 져 가는 아버지의 모습이다




김성민은 독립영화를 찍는 이들과 함께 최악의 조건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많은 감동을 자아냈습니다. 자본도 관심도 적은 독립영화는 자신이 좋아서 하는 것이지 누군가를 위해서 억지로 영화를 만들지는 않습니다.
좋아서 하는 일은 마법과도 같은 상황들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그런 행복한 열정은 당연하게도 주변사람들마저도 변화시키기는 묘한 능력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김성민에게도 독립영화와의 만남은 바로 그런 느낌이 아니었을까요?

긴 무명생활을 지나 인기 연예인이 된 상황에서 그가 가장 바라고 원했던 것은 어쩌면 이런 열정을 수혈 받는 것이었을 듯합니다. 연예인만이 아니라 누구나 처음 열정을 가지고 시작했던 일이 어느 순간 열정은 사라지고 습관으로 일을 하는 경우들이 생기곤 합니다.

습관이 되어버린 일에서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열정이 사라진 일은 당연히 지겨워질 수밖에는 없고 그렇게 지겨워진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은 지겨운 현실을 토로하게 만들뿐입니다. 

생활이 지겨워진 상황에서 초심을 찾을 수 있는 그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용기이며 축복입니다. 그들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을 선택한 용기는 곧 자신에게는 축복으로 다가왔을 겁니다. 김성민에게는 잊혀 진 무명시절의 열정을 되찾을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겠지요.
'남격'을 통해 국민 할매가 된 김태원은 '부활'이라는 밴드를 이끌고 있는 전설적인 존재입니다. 그들을 능가하는 이들이 있었지만 현재까지 남아 끊임없이 음악활동을 이어가는 밴드가 없는 것을 봐도 그들의 존재는 특별할 수밖에는 없지요.

그런 김태원이 음악을 처음하며 만났던 이들은 누구였을까? 에 대한 궁금증은 비슷했을 듯합니다. 업소에 다니던 시절 드럼 치는 형, 부활 초기 멤버였지만 음악적 견해로 멀어졌던 베이시스, 비운의 보컬 이성욱 등이 함께 하며 과거의 자신들을 돌아보는 시간들은 그들에게는 과거를 통해 현재를 돌아보게 만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주 개콘 후배들 앞에서 떨어진 개그 감으로 혼쭐이 났던 이경규, 김국진, 이윤석은 원초적인 웃음을 자아내는 분장 쇼를 준비합니다. '분장실의 이선생님'을 준비하는 그들은 짙은 분장 속에 감춰진 슬픈 모습을 보이지 않은 채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보기 좋았습니다.

모든 것을 마치고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그 막연함에 눈물을 글썽이는 그들의 모습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혹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일하는 자신을 떠올린 이들도 많았을 듯합니다. 대중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피에로가 되어야 하는 그들의 모습은 우리 사회의 모든 아버지의 초상과도 같았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은 무척이나 큰 용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 용기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초심과 가까워졌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초심은 열정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그들이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도전을 했다는 것은 참 다행입니다.
성공 후 찾아오는 기고만장이 아닌 초심으로 돌아가 시청자들에게도 현재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도록 만든 <남자의 자격>은 그렇기에 기대되는 예능이 되어버렸습니다. 자신을 알고 다스릴 수 있는 수준이라면 분명 많은 이들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방송을 만들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게 하니 말이지요.

세상 모든 아버지들은 아침마다 두꺼운 분장을 하고 피에로가 되어, 그들이 개콘에서 보여주듯 가족을 위해 자신을 버리고 살아갑니다. 그런 모든 아버지들에게 그들이 공연이 끝난 후 대기실에서 느낀 허탈함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 골목 포장마차에서 쓴 소주 한 잔을 마시는 기분과 비슷하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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