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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매리는 외박중 2회-환상의 캐스팅은 무거운 주제를 푸는 열쇠

by 자이미 2010.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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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사랑의 완성인가 현실적 대안인가? 모호하지만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 결혼에 대해 직접적인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 <매리는 외박중>은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결혼이 쇼가 된 '우결'과 현실 사이에서 그 미묘한 차이를 이야기하고자 하는 이 드라마는 사랑과 현실이라는 중요한 화두를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가벼움은 때론 가장 무거운 주제를 해결하곤 한다




1. 우결의 진화한 방식?

매리는 아버지가 진 빚 1억. 그 모든 것을 한 순간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아버지들끼리 약속한 결혼을 하는 것 외에는 없습니다. 얼굴도 보지 못한 남자와 결혼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납득할 수 없는 매리는 자연스럽게 무결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진정한 의미의 결혼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사업을 위해 정략결혼에 응하는 정인은 새로운 작품 주인공으로 낙점한 서준에게 한 눈에 반합니다. 자신의 꿈을 위해서라면 뭐라도 할 수 있는 그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흔들릴 수 있다면 현재로서는 서준이 유일해 보일 정도입니다.

정인의 아버지인 정석은 죽음을 앞둔 현재까지 결코 잊을 수 없었던 여인과 너무 닮은 매리를 특별한 존재로 생각합니다. 자신이 평생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룰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아들과 매리의 결혼이라 생각하는 그이기에 이들의 결혼은 절대적일 정도입니다. 매리 아버지로서는 아버지로서 역할도 못하는 상황에서 완벽한 조건을 가진 남자를 매리 남편으로 보내는 것은 그가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일이라 생각합니다. 

서로 다른 목적이지만 의기투합한 그들은 말도 안 되는 100일 동안의 잠정적인 결혼 유애기간을 가지기로 서약합니다. 잘 생겼지만 한량 같은 성격에 경제력은 제로에 가까운 무결과 잘 생기고 능력 좋은 정인 사이에서 누구를 선택하거나 모두를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매리가 부럽거나 혹은 재미있거나 입니다.  

결혼을 하나의 쇼로 만든 '우결'을 거론하며 우결 화되어가는 그들이 과연 결혼과 사랑이라는 케케묵은 이야기에 어떤 정답을 내놓을지 기대됩니다. 결혼이라는 형식으로 인해 '쇼윈도우 부부'가 늘어가고 이혼율이 급등하는 시대에 인륜지대사라는 결혼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이 드라마는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2. 가벼움으로 무거운 주제를 건들다

'우리 결혼했어요'는 여전히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가상 결혼 버라이어티입니다. 최근까지도 아이돌 세 팀이 가상 결혼이라는 틀 속에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해주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요. 아담부부라 불리는 가인과 조권은 가수로서의 활동과 함께 '우결'을 통해 보여준 예능 감으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연예인이 되었습니다. 그런 그들은 다양한 분야에 자신의 영역을 화대해 가고 있지요. 최근에는 시트콤에 동반 출연하며 아담부부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일각에서는 '우결'을 통해 보여 지는 결혼이 쇼처럼 형식에만 치우쳐 시청자들에게 결혼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다는 말들을 하곤 합니다. 결코 결혼생활에서는 느낄 수 없는 특별한 이벤트들로 무장한 그들의 결혼은 말도 안 되니 말이지요.

그나마 결혼이 지옥과도 같이 그려지는 드라마 속 막장보다는 이벤트가 나열되는 '우결'이 환상이지만 행복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실제 삶은 막장 속 드라마와 유사한 측면이 많기 때문이겠지요. '우결'이 진화해 1:2 혹은 2:2라는 형식으로 좀 더 복잡해진 갈등 구조를 가지게 되면 바로 <매리는 외박중>이 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게 해줍니다.

<매리는 외박중>에서도 기존 드라마에서 보여지 던 결혼한 남녀의 모습이 아닌, 결혼이지만 결혼이 아닌 상황들이 전개됩니다. 법률적으로 부부이지만 부부가 아니고 사실혼처럼 여겨지는 관계이지만 이 역시 형식뿐이라는 설정은 '우결'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마치 새로운 '우결'을 드라마타이즈로 보는 듯한 <매리는 외박중>은 그래서 접근성이 쉬운지도 모르겠습니다. 무거움보다는 가벼움으로 가장 민감해서 건드리기 힘든 근원적인 문제에 접근하는 <매리는 외박중>은 그래서 많은 것들을 기대하게 합니다. 

단순화시켜서 글로 그들의 관계를 보면 일반적인 막장과 크게 다를 것이 없는 이 작품이 많은 기대를 하게 하는 것은, 막장의 형식 속에서 진정 막장일 수 없는 한계를 무기로 진행하기 때문입니다. '우결'에서 아이돌 스타들이 결혼했지만 걱정 없이 즐기게 되는 데는 그들이 넘어서는 안 되는 선들을 정확하게 지키고 있다는 안도 때문입니다.

<매리는 외박중>역시 복잡하게 얽힌 관계들이 그리 무겁게 다가오지 않는 이유는 그 관계들이 형식적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지요. '확인서'로 엮이는 관계들이 속박처럼 다가오지만 그 이면에 결코 만날 일 없다는 매리의 말처럼 공수표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무거움보다는 가벼움이 드라마를 지배합니다.  

우리에게는 너무 익숙한 '단군신화'에서 환웅은 호랑이와 곰에게 100일 동안 동굴 안에서 마늘과 쑥만 먹으며 햇빛을 보지 않으면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곰은 사람이 되고 참지 못한 호랑이는 인간이 되지 못했다고 하지요. 

매리는 자신의 선택이 존중받을 수 있는 100일 동안 동굴 안에서 쑥과 마늘만 먹으며 '진정한 인간'이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뉘어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의무적으로 하기만 한다면 아버지의 빚도 갚을 수 있고 자신 역시 진정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지니 말이지요. 

하지만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두 남자와 100일 동안 매일 만나야 하는 상황에서 사랑에 빠지지 않을 여자가 과연 존재할까요? 매력적인 여성을 두고 두 남자가 매일 시간을 나눠 만나는 상황에서 그 여자에게서 사랑을 발견할 수 없는 남자는 얼마나 될까요?

환웅과 곰의 이야기처럼 진정한 인간이 될 수 있는 존재가 누구인지 알 수는 없지만 100일이라는 기간 동안 그들은 꾸준하게 '결혼과 사랑'이라는 주제에 대해 집중할 것입니다. 결혼이란 혹은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궁금증을 그들이 극중에서 끊임없이 찾아가듯 시청자들 역시, 그들을 통해 함께 고민하고 찾아가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꽃거지 장근석과 정중한 싸가지 김재욱의 매력이 스산해지는 날씨에 얼마나 훈훈하게 많은 여성들의 마음을 달궈줄지 궁금합니다. 그들은 달달한 이 드라마의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니 말이지요. 귀요미들이 잔뜩 등장해 "멍멍", "야옹"거리는 오글거리는 이 드라마는 인류사적으로 풀지 못한 가장 힘겨운 해답을 찾으려 하고 있습니다. 가벼움으로 가장 무거운 주제에 접근해 어떻게 풀어갈지 무척이나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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