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11. 15:41

도망자 13회-천지호로 빙의를 시작한 성동일의 미친 존재감

죽음 직전까지 몰렸던 이들이 기사회생하고 본격적인 반격을 준비하는 <도망자>는 재미있습니다. 거대 권력에 맞서 싸우는 그들의 전략은 제각각이지만 목표는 단 하나이고 그 목적 역시 제각각 일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절대악을 소수의 그들이 격파해 나가는 과정은 흥미롭게 전개됩니다.

성동일의 변신이 중요한 이유




13회가 되면서 가장 크게 변한 것은 성동일의 변신입니다. 죽음 직전까지 몰린 상황에서 그를 완벽하게 변신하게 만든 것은 금입니다. 그가 믿는 단 하나는 돈인 상황에서 자신이 직접 느꼈던 황금의 감촉을 잊지 못하던 그는 본격적으로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주인공인 지우마저도 인정한 스승 나까무라 황의 도발은 잠잠하고 좁았던 극적 전개를 확장하고 강렬하게 만들게 합니다.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전까지는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할지 몰랐던 그는 자신이 직접 만졌던 황금을 위해서는 물불 안 가리는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말 많고 유약하기까지 해 보였던 그가 악마처럼 변해버렸다는 것은 절대 약세를 보였던 그들이 절대 강자인 양회장에 맞서 싸울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다는 의미입니다. 지우만 상대하면 끝이었던 그들이 지우 외에도 카이라는 적과 도수, 여기에 나까무라 황까지 가세하며 의외의 강력한 구성을 갖춰 대등한 싸움을 이끌 수 있게 했습니다. 

앙숙이었던 지우와 형사 도수가 손을 잡게 되었다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경찰 내부마저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수의 존재감은 지우가 양회장에 대항해서 싸우기 위해서는 무척이나 소중하기 때문이지요. 비록 양회장에 의해 움직이는 형사 과장에 의해 감시 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고는 하지만 도수는 그가 형사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존재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신반의하면서도 지우를 믿을 수밖에 없는 도수로서는 여전히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철저히 타고난 형사 체질인 그가 국가를 모독하고, 절대 권력을 가진 이들을 옹호하는 나라라며 비난하는 상황은 받아들이기 힘들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지우와 손을 잡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자신이 목격하고 경험한 믿기 힘든 사실이 분명하게 존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절대적인 존재라 생각했던 경찰이 거대 권력 앞에 나약한 존재라는 사실과 진실이라 믿었던 모든 것들이 누군가에 의해 철저하게 조작된 사실이 두렵기까지 합니다. 타고난 형사로서 나라에 충성하고 상명하복을 당연시해왔던 그가 지금까지 믿고 살아왔던 신념이 뿌리 채 흔들리고 있다는 것은 힘겨울 수밖에는 없습니다.  

붙잡힌 황미진을 저격했던 킬러 이박사는 양회장의 지시로 카이를 죽이러 그의 숙소로 향합니다. 카이는 위기 상황에서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양회장의 아들과 독대를 해 그의 죄상을 낱낱이 밝혀 위기에 빠진 진이를 구하려 하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능구렁이 같은 정치인이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은 채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는 상황은 카이를 힘겹게만 하지요. 숙소에서 기다리던 킬러에게 칼을 맞고 독극물까지 투여된 카이는 죽음 직전까지 이르게 됩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소피의 지략으로 지우가 카이 숙소로 왔다는 것이지요. 죽음 직전 진이가 독을 빼내 목숨을 구하기는 했지만 그들이 예전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13회에서는 새로운 짝 맞추기가 한창이었습니다. 지우는 진이에게 마술 봉을 선물하며 실의에 빠진 그녀를 웃게 만들며 강력한 러브라인에 시동을 걸었지요. 무뚝뚝한 도수는 자신에게 실망한 윤형사에게 사랑 고백을 합니다. 자신의 마음을 숨긴 채 살아왔던 소피는 지난 회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밝히더니 죽음에 처한 카이와 함께 함으로서 새로운 관계로 나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양회장에 맞설 수밖에 없는 서로를 믿지 못하고 경쟁할 수밖에 없는 6명과 금괴에 눈이 멀어 포악하게 변해버린 나까무라 황까지 일곱 명은 양회장이라는 거대한 권력에 맞서는 존재로 준비를 맞췄습니다. 마치 무한도전의 일곱 멤버를 연상하게 만드는 그들의 조합은 '무도'에서 보여주었던 여드름 브레이크 같은 집요한 추격전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황금을 녹이는 역할을 하는 왕수를 만드는 화학 물질을 실은 트럭을 잡기 위해 자신의 다리를 노출하며 '히치하이킹'을 하는 이나영의 멋진 몸매가 화제가 되었지만 이보다 더욱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추노'에서 보여주었던 미친 존재감의 천지호로 빙의를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일상이 되어버린 지우와 도수의 대립구도에서 벗어나 <도망자>는 주인공 캐릭터가 수행할 수 없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조연을 얻어내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절대 악에 맞서는 악마본성을 가진 나까무라의 존재는 <도망자>를 더욱 재미있게 만들고 있습니다.

카이와 양회장의 아들이 대화를 나누며 4대강이 무엇을 위한 작업인지 넌지시 이야기하는 과정은 천성일식 비판이기도 합니다. 초반 아쉬운 전개만 없었다면 강력한 <도망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작품은 아쉽게도 반등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성동일이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13회는 <도망자>가 반등을 할 수도 있다는 이유를 제시했습니다. 미친 존재감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었던 천지호처럼 빙의되기 시작한 성동일로 인해 밋밋했던 <도망자>가 강력한 캐릭터의 힘으로 재미마저 잡으려 합니다.

거대하고 비대해진 권력이 마지막 무소불위의 힘마저 가지려 합니다. 비록 서로 다른 이유로 거대한 적과 맞서 싸우게 된 7명이지만 그들로 인해 거대하고 비이상적인 권력은 절대 이 땅에 설 수 없음을 보여줄 <도망자>는 의외의 숨겨둔 의미들과 재미가 넘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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