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 31. 11:35

1박2일은 김종민을 정말 싫어할까?

지난주까지 2회 진행된 <1박2일 겨울산장 여행>은 논란만 지속적으로 등장한 방송이 되었습니다. 김종민을 둘러싼 의도적인 몰아주기 설부터 제작진의 잘못으로 발생한 조작 논란까지 2011년 첫 촬영한 방송에서 그들은 여전한 논란이라는 숙제는 떠안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김종민을 정말 싫어하는 것일까?




겨울산은 겨울 바다가 차갑고 황량하지만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듯 추운 겨울 산만이 가지고 있는 웅장함은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제작진들이 2010년 연말 외국인 근로자들과 바다를 찾더니 2011년 첫 녹화 장소로 산을 선택했다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아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제작진들은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여행이 될 거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그들의 여행은 결코 쉽지는 않았습니다. 영하 20도에 육박하는 엄청난 추위 속에 야외 취침이 걸린 레이스는 그들은 긴장하게 만들었으니 말이지요.

배신과 연대가 복잡하게 진행된 그들의 레이스는 의도하는 않았던 부분에서 논란이 일어났습니다. 여전히 자리 잡기 버거워하는 김종민을 위해 강호동이 의도적으로 역할 몰아주기를 했다는 의견들이 일부에서 재기되었고 언제나 그러하듯 여러 가지 음모론들은 자기들이 보고 싶은 것을 가지고 재해석하기에 바빴습니다.

부족한 부분이 있고 예능에서 자신의 역할에 문제가 있는 동료를 위해 강호동이 의도적으로 김종민을 띄워주기 위해 노력을 했다고 해도 그건 욕먹을 일은 아닙니다. 팀워크를 자랑하고 함께 해야 의미가 더하는 여행 버라이어티에서 하나가 되지 못하고 있는 동료를 위해 자신을 희생해 그가 용기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해주는 것이 흠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지요.

김종민 논란보다 더 큰 문제는 조작설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제작진들의 잘못으로 밝혀진 문제이지만 눈에 보이는 실수가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음을 제작진들은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을 듯합니다. 영상과 관련된 모든 것들은 편집의 예술임이 분명하다는 것을 <1박2일>이 알려준 셈입니다.

조작설은 벗어났지만 편집의 문제는 멤버들의 흡연 장면 등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기에 좀 더 신중하고 완벽하게 해야 할 겁니다. 시간이 없다는 이유는 유사한 프로그램에 모두 적용되는 사안이기에 변명으로는 미약하기만 하지요. 방송 제작 시스템의 문제가 심각한 것은 사실이지만 비교 가능한 상황에서 자신들만 억울하다고 하는 것은 답이 아닐 겁니다.

산장에 도착한 그들은 제법 과한 낮잠을 즐기고 MT 기분을 내는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007빵이라는 단순한 고전 게임도 여행에서는 큰 즐거움일 수밖에는 없지요. 벌칙이 주어진 상황에서 그들이 벌이는 이 게임은 '주걱 기술자' 김종민을 배출하며 큰 웃음을 주었습니다.

일회용 숟가락에서 주걱으로 마지막으로 나무젓가락까지 진화해가는 벌칙 도구의 승자는 김종민이었습니다. 게임을 통해 볼 수 있었던 상황 극은 강호동이 의도적으로 김종민에게 벌칙을 당하도록 공격을 하는 형국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단 한 번도 벌칙에 걸리지 않은 김종민의 승으로 끝났지만 낮에 있었던 레이스의 여파가 지속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종민 잡으려던 게임은 허당 승기에 몰린 벌칙으로 '눈이 튀어나올 정도'라는 표현을 곁들인 고통만 듣게 되며 마무리되었습니다. 이어 진행된 저녁 복불복에서 그들이 보여준 재미는 개그맨 수근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제작진이 제시하는 게임에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자리한 수근은 이젠 <1박2일>에서는 빠져서는 안 되는 특별한 존재임을 증명해 보였습니다. 그의 탁월함이 가장 돋보였던 것은 '몸으로 말해요' 게임이었습니다. 제작진이 제시한 다소 황당한 상황을 몸으로 표현해 다른 멤버들이 시간 안에 맞추는 게임은 수근이 있기에 가능한 게임이었습니다.

적극적인 몸짓으로 동료들에게 정답을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웃음은 <1박2일>만의 재미이자 수근이 만들어낸 특별한 웃음이었습니다. 그런 수근마저 경악하게 해준 제시 문장이 등장했습니다. 그건 바로 DJ DOC의 히트 곡의 가사 일부였습니다.

'머피의 법칙'의 복잡한 상황을 몸으로 표현해 맞추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친구의 여자 친구였다는 표현도 그렇고 동성동본이라는 단어를 이끌어 내기 위해 어떤 몸짓을 해야 할지 당황스런 상황에서 수근의 발 리듬을 보고 완벽하게 '머피의 법칙'을 끄집어낸 종민의 재치는 압권이었습니다.

단어들을 조합하고 상황들을 정리해 수근의 리듬을 감지해 '머피의 법칙'을 부른 종민의 재치는 이제 조금씩 깨어나는 예능 감을 엿볼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수근의 활약도 대단했지만 마지막 그들이 그렇게 사랑하는 고기를 건 대결에서 수훈을 세운 것은 종민이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상황에서도 다른 모든 멤버들은 수근만을 얼싸안으며 환영하기만 할 뿐 덩그러니 남은 종민의 활약을 칭찬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수근이 다가와 대단하다며 칭찬을 했지만 추임새를 넣으며 축하해줘도 좋은 상황에서 침묵을 보인 다른 이들의 모습으로 종민은 정말 <1박2일>내에서도 따돌림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닐까란 추측을 하게 했습니다.

김종민이 따돌림을 당하거나 무시당하고 있다는 느낌들은 지난 '외국인 근로자' 편에서도 나피디의 행동들에서 그런 분위기가 감지되기도 했었지만 멤버들의 행동에서는 나타나지 않아 의외이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시청자들에게는 2주에 걸친 방송이지만 그들에게는 그날 하루 동안 촬영한 분량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해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조작이라는 누명을 받았던 강호동으로서는 자연스럽게 종민의 활약을 칭찬해줘도 좋을 텐데 정색을 하고 종민을 배척하는 모습은 오히려 리얼해서 좋았습니다. 레이스 도중 자신을 배신한 종민에게 처절한 응징을 하겠다는 그의 말은 저녁 복불복을 하기 전 게임에서도 드러났고 팀워크를 다지는 게임에서도 보여 지며 진솔한 강호동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방송을 통해 보여 진 모습으로 그들이 김종민을 따돌리고 있다고 단정 지어 말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런 따돌림을 의심하는 행동들을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1박2일>이 진정 '리얼'이라는 감정을 담아 진행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조금씩 예능 감을 찾아가는 김종민의 활약은 <1박2일>에게도 중요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가 살아나야 완벽한 <1박2일>이 될 수밖에는 없기에 부족한 멤버를 강제로 퇴출시키는 강수를 두지 않는 이상 그가 적응하고 자신의 능력을 100% 발휘할수록 다른 멤버들의 도와주는 것은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보여 집니다.

현재까지의 모습을 보면 김종민은 <1박2일>내에서 따돌림을 받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존재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힘겨운 시간들 외부에서 지속적이며 자극적으로 가해지는 비난 속에서도 김종민을 믿고 그가 살아날 수 있도록 도와준 성과가 드러나기 시작했으니 말입니다. 
영하 20도인 맹추위 속에서 야외 취침을 하고 역발상 아침 미션을 역발상으로 되돌려 주며, 코미디언 팀인 강호동과 이수근을 당황스럽게 한 가수 팀과의 즐거운 대결구도는 2011년 그들이 내보일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이며 흥미로운 재미가 될 듯합니다.

한 겨울 설악산 종주를 통해 2011년 다섯 명의 남자들이 결의를 다지고 새로운 시작을 알릴 다음 주는 <1박2일>의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을 듯합니다. 겨울 산행을 통해 그들이 느끼는 끈끈한 우정은 곧 방송에서 무한한 재미를 만들어내는 동력으로 작용할 테니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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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
  1. 대공감 2011.03.18 23:40 address edit & del reply

    으음 제가 눈이 나빠서인지 다들 배척하는 모습은 못봤지만은...
    솔직히 강호동 같았으면 김종민을 안았을 텐데 저런 상황에서까지도 이수근을 들어안는 것이 좀 걸리더군요. 요즘 KBS JOY에서 하는 옛날 1박 2일 보면은 그때까지만 해도 김종민 예능감 충만했습니다. 제 추측으로는 군대갔다오더니 예능감 다 상실한거 같더군요. 원래 김종민 씨 캐릭터가 좀 ^^;; 그래도 설마 싫어할거라는 생각은 안했는데 이 글 보고 대공감했습니다.

    즐겨보던 프로그램이지만 좀 너무하지 않나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