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 4. 12:02

싸인 10회-박신양과 전광렬의 대결은 무슨 의미일까?

법의학 수사 드라마라는 다소 생경하게 보일 수 있는 드라마 <싸인>은 단순히 장르적인 새로움만이 인기의 비결은 아닙니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주제가 많은 이들에게 의미 있게 다가서기 때문일 것입니다. 정의가 사라진 사회 정의를 찾아 나선 이들이 시청자들을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일 것입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대결, 과연 승자는 누구일까?




어렵게 해부를 해 범인으로 몰렸던 조폭 조직원의 몸속에서 미군이 사용하는 총탄을 찾아낸 고다경. 하지만 검사의 승인 없이 이뤄진 부검은 결정적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이 그들을 힘들게 합니다. 총기 사고임에도 불구하고 부검을 승인하지 않는 검사가 문제이지만 법적인 절차를 무시한 고다경 역시 문제일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의도적으로 짜 맞춰진 상황에서 고다경은 국과수를 떠나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수시로 자신 앞에 등장하는 죽은 이의 환영은 그녀를 힘들게 합니다. 자신의 부검이 잘못되어서 인지 아니면 사실을 밝혀주기를 바라서인지 알 수는 없지만 지독한 두려움과 답답함에 힘겨워하던 그녀에게 윤지훈은 손을 내밉니다.

하루만 지나면 모든 증거들도 사건의 주범도 잡을 수 없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이는 자신과 고다경 밖에는 없음을 잘 알고 있기에 그들은 사건 현장으로 향합니다. 사건이 일어났던 호프집 앞에서 다시 마주한 죽은 이의 환영에 떨고 있는 고다경에게 윤지훈은 진실을 밝혀내면 더 이상은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줍니다.

사명감이 없으면 결코 볼 수 없는 죽은 이의 환영은 그들이 진정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법의관임을 증명해주는 증거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렇게 어렵게 발을 들여 놓은 범죄 현장에서 그들은 조작된 증거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누군가에 의해 훼손된 현장에서 역으로 범죄를 현장을 추적하는 그들은 노력한 만큼 성과를 거두게 됩니다. 범행을 저지르고 화장실에 증거들을 남기고 사라진 범인들을 추적할 수 있었던 그들은 의외의 상황에 당황하게 됩니다.

사건 당일부터 단수가 있었던 건물에서 발견된 증거는 의도적으로 자신들에게 파놓은 함정이었기 때문입니다. 한정된 시간 안에 증거를 찾아야만 하는 그들에게 이명한 원장은 역으로 가짜 증거를 만들어 놓음으로서 그들의 노력이 허사가 되게 만들었습니다.

날이 밝으면 사건 현장은 정리가 되어야 하고 범인인 미군 헌병 역시 도주할 우려가 놓은 상황에서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가짜 증거를 찾는데 주력한 그들로서는 허망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그들의 허탈함만큼이나 정우진 검사와 최이한 형사 역시 힘겹기만 합니다.

출세에만 눈이 어두운 정우진이 아닌 대검에 있는 자신의 아버지를 찾은 최이한은 그곳에서 정우진을 만나게 됩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진실을 찾기로 한 정우진은 그렇게 한 팀이 되어 범인으로 지목되는 미군 찾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입니다.

좌절해있는 윤지훈을 일으켜 세운 건 고다경이었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서로를 의지하고 부추기며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증거 찾기에 나섭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것을 제거한 채 새롭게 재구성해 본 사건의 현장은 조작된 증거를 찾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힘겹지만 숨겨진 진실을 찾게 됩니다. 죽은 이가 마지막으로 남겨둔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낸 그들은 정우진 검사와 함께 담당 검사가 밀어 붙이려던 조작된 사건을 막아내고 범인을 잡는데 성공하게 됩니다.

'국익'이라는 이름으로 자국민들이 미군에 의해 처참하게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숨기고 조작하는데 급급했던 권력자들로부터 진실을 찾아낸 그들은 작지만 커다란 성과를 거두게 되었습니다. 정우진 검사는 자신이 잊고 있었던 검사로서의 소임을 비로소 깨닫게 되었습니다. 검사가 되기 전 사회 정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던 초심은 성공에 대한 목마름으로 사라져 버리고 어느새 조작도 당연하게 여기는 속물이 되었던 자신을 다시 돌아 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사건은 그녀에게는 중요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윤지훈으로서는 명확하게 이명한의 잘못까지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진실을 찾으려는 그의 노력이 성과를 거두었다는 점만으로도 의미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진실 찾기를 통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진실을 추구했던 고다경을 다시 국과수로 불러올 수 있었다는 것이 기쁠 뿐입니다.

윤지훈과 이명한, 고다경과 주인혁으로 대비되는 국과수 대립 관계는 처음에는 고다경이 밀려나더니 반전을 통해 주인혁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대결 구도를 가져가게 되었습니다. 대리전처럼 치러지는 고다경과 주인혁의 활약은 이후 진행되는 사건의 중요한 키워드로 작용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윤지훈과 이명한의 대립이 핵심을 가지고 대립한다면 고다경과 주인혁은 사건을 만들거나 해결하는 동력으로 대립해 드라마의 재미를 더욱 치밀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자임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고다경에 비해 주인혁이 눈에 보이는 악역이고 소멸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지만 그들의 존재감은 드라마의 중요한 반전을 만들어낼 수밖에는 없습니다.

10회에서 가장 중요하게 거론되어야 하는 부분은 미군을 잡아 사회 정의를 어느 정도 실현한 부분이 되어야 할 텐데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미군의 연기도 그랬지만 사건 종결 후 무한 반복되듯 이명한과 장민석이 위기가 아닌 또 다른 사건을 준비하는 듯한 모습들은 조금은 식상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이런 식상한 상황에서 20년 전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면서 윤지훈을 둘러싼 이명한과 정병도 전 원장간의 관계가 중요한 사건으로 제시되었습니다. 윤지훈이 믿고 따르는 정병도가 자신의 아버지 죽음과 깊게 개입된 존재라는 사실이 밝혀지게 된다면 혼란을 겪을 수밖에는 없습니다.

아버지 죽음의 진실을 밝혀준 은인으로 생각하며 자신의 꿈마저 법의관으로 정한 윤지훈. 그가 알지 못하는 20년 전 자신의 아버지 죽음과 관련된 조작 사건에 이명한과 정병도가 함께 했다는 사실은 절반을 넘어선 <싸인>에 새로운 동력으로 다가왔습니다.

마지막까지 사건 해결에 몰두할 수밖에 없는 서윤형 사건과 20년 전 숨겨진 사건의 진실은 드라마가 줄기차게 이야기하고 있는 '정의'에 대한 해답을 내려줄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왜 이명한은 권력에 그토록 집착하는지도 20년 사건을 통해 모두 밝혀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권력을 얻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겠다는 이명한과 그렇게 얻어진 힘은 무의미하다는 윤지훈의 대립. 이상화 현실 사이, 양심과 이상 사이에서 흔들리며 대립하는 그들의 관계는 흥미로운 사건들과 함께 결합하며 재미와 함께 많은 것들을 생각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의'라는 단 하나의 주제를 다른 모습으로 접근하고 대립하는 윤지훈과 이명한으로 인해 현실 속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정의'를 다시 한 번 고민해볼 수 없다는 것은 드라마가 전해주는 축복이기도 합니다. 촘촘하게 짜여 진 사건들을 통해 우리가 경험했던 다양한 형태의 불합리함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싸인>이 건네는 가장 흥미로운 점이기도 합니다.

어려운 글이나 말들이 아닌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드라마를 통해 불합리한 사회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하도록 유도하는 <싸인>은 특별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우리가 사는 사회와 동떨어질 수 없는 드라마의 특성상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언급하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지만 재미있게 의문을 제기하는 <싸인>은 최근 보기 힘들었던 드라마임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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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2
  1.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02.04 20:30 address edit & del reply

    서윤영사건 과 20년 전 이야기.. 정말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