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 23. 14:44

짝패 6회-시민혁명은 중동만의 일은 아니었다

뒤바뀐 운명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그들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 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했습니다. 현재와 너무나 닮아 있는 조선시대 말기의 상황을 담아내고 있는 <짝패>는 그래서 흥미로울 수밖에는 없습니다.

운명이 갈라놓은 그들, 운명의 수레바퀴에 운다




옛 말에 남자들은 싸우면서 정든 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티격태격하며 싸운 후 서로를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게 되면 그들은 진짜 친구가 되기도 하지요. 그렇게 서로 운명을 바꾼 천둥과 귀동은 그들이 사랑하는 동녀를 사이에 두고 싸움을 벌이게 됩니다. 표면적으로는 천둥의 책과 관련된 다툼이지만 그 근간에 깔려 있는 사랑에 대한 갈등은 그들을 진정한 친구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양반집 도령이면서도 왈패들과 놀기를 좋아하고 문과보다는 무과를 가고 싶어 하는 귀동에게 천둥은 상대가 되지 않았습니다. 거지로 살아가는 그에게는 하루 살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귀동과 동등한 입장에서 대결을 할 수는 없었으니 말이지요.

5회 화제가 되었던 "밥부터 먹고 싸우자"는 천둥의 말처럼 그들의 싸움은 며칠 동안 서로를 챙기며 이어지며 결과적으로 둘도 없는 짝패가 되는데 합의합니다. 신분의 차이를 넘어선 진정한 친구가 된 그들은 자신에게 씌어 진 운명을 알지도 못한 채 소울 메이트를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천둥을 좋아하는 동녀. 그런 동녀에게 마음이 있는 천둥을 알게 된 귀동은 과감하게 동녀에게 마지막을 고합니다. 귀찮을 정도로 그녀를 쫓아다니던 귀동은 짝패를 위해 자신의 사랑을 버리는 쉽지 않은 선택으로 친구에 대한 우정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거지 패거리들에서 벗어나 갖바치가 된 천둥은 강포수와 만나 무예를 경험하게 됩니다. 글에 그 누구보다 관심이 많은 천둥을 보고 첫 눈에 반한 강포수가 대단한 존재가 될 수 있는 그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전해주려 합니다. 

이런 강포수와는 달리 이종사촌 형이자 갖바치가 된 천둥의 스승인 황노인은 극단적인 모습을 보이는 존재들입니다. 썩을 대로 썩은 세상을 분개하며 바꾸려 노력하는 강포수와는 달리 자포자기하며 현재의 상황에서 살기 위해서만 노력하는 황노인은 항상 대립할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방관자와 혁명가 사이에서 천둥이 망설임 없이 혁명가의 뒤를 따를 수밖에 없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천것인 자신을 거둬들이며 글을 가르쳐 주었던 스승인 성초시가 부패한 현실을 고발하고 계정을 촉구하기 위한 글을 가지고 한양으로 올라가려던 사이 성초시의 친구이자 탐관오리인 김진사의 처남인 고을 현감에게 죽임을 당하게 됩니다.

자신의 친 어머니라 생각했던 막순은 자신을 외면하고 그렇게 버려진 자신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품어주며 글을 익히는데 도움을 준 부모 같은 스승의 죽음은 그를 분노하게 만들 수밖에는 없습니다. 자신이 처음으로 스승에게 전해준 선물인 신발을 싣고 가다 죽음을 맞이한 스승에 대한 그리움과 안타까움은 해서는 안 되는 일까지 벌이게 됩니다. 

실질적인 자신의 외삼촌인 현감을 노상에서 칼로 찌르는 일을 벌이는 천둥은 기생집에 팔려가는 동녀와 이별을 하며 세상을 바꾸려는 혁명가로 거듭나게 됩니다. 천둥의 짝패이자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귀동 역시 괴리감에 힘겨워합니다. 

신분과 상관없이 많은 이들을 만나던 귀동이 백정인 붓들 아범이 부당한 이유로 현감에게 끌려간 사연을 듣게 됩니다. 자신에게 사냥과 인생을 알게 해주었던 그를 위해 현감에게 붓들 아범이 풀려날 수 있도록 부탁을 하지만 그는 차가운 시체로 백정 마을로 실려 가는 신세가 되고 맙니다. 

부패해서 심한 냄새가 코를 찌르는 현실. 그런 현실 속 주인공인 자신의 가문을 보며 그나 외친 한 마디인 "더러운 세상, 더러운 가문"이라는 외침은 그가 향후 어떤 모습을 보일지에 대해 알려주고 있는 듯합니다. 무고한 이에 대한 더러운 권력의 살인은 양심 있는 다수를 분노하게 만들 뿐입니다.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부패가 일상이 되고 힘없이 이들에 대한 수탈이 극심해지는 상황에서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생존을 위한 변화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죽지 않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잘못된 권력에 대한 순응이 아닌 변화를 위한 개혁이었습니다. 

가진 자를 위한 세상은 점점 정교해진 방식으로 다수의 가지지 못한 자들을 수탈하는데 앞장설 뿐입니다. 돈이 권력이 되고 권력이 공고해진 세상은 다시 돈이 인간을 줄 세우는 세상으로 변해갑니다. 그렇게 망가진 세상은 자연스럽게 종말을 고할 수밖에 없음은 역사가 이야기하고 현실 속 사회가 이야기하고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중동의 독재자들이 시민혁명에 의해 무너지듯 독재자들은 언젠가는 무너질 수밖에 없음을 우리는 우리의 근대사를 통해서도 충분히 알 수 있었습니다. 민주주의라는 탈을 쓰고 독재를 일삼는 국가가 얼마나 위험한 나라가 될 수 있는지도 우리는 처절하게 경험하고 있습니다.

분노에 들끓는 대중들은 임계점을 넘어서게 되면 끓어 넘칠 수밖에는 없습니다. 언제 넘칠지도 모르는 분노 속에 내던져진 우리의 모습이 <짝패> 속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기에 그 어떤 드라마보다 마음이 무거운지도 모르겠습니다. 

매력적인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아역들은 8회까지 출연을 한다고 합니다. 주인공들의 성격들을 규정하게 만드는 어린 시절을 섬세하게 연기해낸 천둥 역의 노영학, 귀동 역의 최우식, 동녀 역의 진세연, 달이 역의 이선영은 <짝패>가 건진 보물 같은 존재들입니다. 

사극이 주는 부담감 앞에서도 자연스럽게 연기를 해내는 아역들로 인해 <짝패>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 안에 담고 있는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들이 무겁게 내려 앉아 있지만 아역들이 보여준 실감나는 연기는 대중적인 재미를 선사하며 주제를 전달하는데 용이하게 해주었습니다.

9회부터 등장하는 성인 배우들이 오히려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아역의 열연은 <짝패>를 보게 만드는 또 다른 힘이기도 했습니다. 
 

역사는 돌고 돈다고 합니다. 물론 유행도 돌고 돕니다. 인간 세상 특별할 게 없는 세상 모든 것들이 돌고 돌듯 우리가 사는 세상도 과거 조선시대 말엽 부패가 하늘까지 치솟던 시대와 다를 바 없습니다. 사회는 온통 부패해 있고 가진 자들만을 위한 정책은 그들의 배만 부르게 할 뿐입니다. 

역사를 역행하며 여전히 부패와 부당한 권력으로 탐욕을 대대손손 이어가려는 역겨운 정치인들이 떵떵거리며 사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보면 잘못된 역사에 대한 단죄가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게 합니다.

일제의 앞잡이 노릇을 하던 놈들이 완장을 차고 세상을 호령하더니 그들의 후손들까지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시대가 도래 했습니다. 잘못된 역사에 대한 엄중한 단죄가 없으며 사회가 어떻게 부패해 가는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은 힘겹게 목격하고 있습니다.

드라마 <짝패>는 이런 현실을 그대로 재현할까요? 아니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 줄까요? 부패한 정권의 썩어가는 사회에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려하는 <짝패>가 과연 어떤 이야기들로 시청자들과 소통을 이어갈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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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3
  1. Favicon of https://shain.tistory.com BlogIcon Shain 2011.02.23 16:1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은 서민들 스스로 이런 이야기를 외면하는 시대같아
    마음이 참 아픕니다
    매맞아 죽는 붓들 아범 이야기가
    남 이야기같지 않다는 느낌...시대만 달라졌다는 느낌
    역사는 항상 반복되지만 속시원한 결말이 몇번 없었지요
    안타깝기만 합니다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1.02.24 11:42 신고 address edit & del

      속 시원한 결말은 현실에서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마지막 퍼즐일 수밖에는 없겠지요.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세상. 참 어렵지요.

  2. 야마도라 2011.02.25 12:01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는 보지 않았지만 본것과 진배없이 만드는 리뷰이군요.물흐르듯 흐르는 문장속에 담긴 먹먹함이 곧 시작될 오후를 우울하게 합니다.잘 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