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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싸인 16회-김아중 동생의 등장이 중요한 이유

by 자이미 2011.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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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반전을 위해 사건을 재정리하는 <싸인>에 김아중 동생의 등장은 중요한 반전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살아 있었다는 다소 당황스러운 전개와 심장 이식이 필요하다는 설정은 강서연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를 소멸시킬 수 있는 이유로 다가옵니다.

작가는 왜 고다경 동생을 전면에 내세웠을까?




서윤형 사건의 마지막 증인이었던 기획사 사장이 죽고 그 현장에 강서연이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며, 차기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은 강중혁 후보의 딸 강서연은 서윤형 살인 사건의 주범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됩니다. 당연히 강중혁 측에서는 반발이 심할 수밖에는 없고 이런 상황에서 그들이 내세운 논리는 '사망추정시간'이었습니다.
사망추정시간이 중요한 이유는 강서연의 알리바이를 명확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었지요. 윤지훈이 밝힌 부검 소견은 모든 것이 강서연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는데 이명한이 제시한 새로운 시각은 그녀를 살인범에서 벗어날 수 있는 면죄부를 쥐어줍니다.

상식적으로 당연한 결과마저도 거대한 권력은 거짓을 진실로 바꿀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국과수 회의 장면은 무척이나 상징적으로 다가옵니다. '사망추정시간'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과 과학자들 간의 시각차가 존재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현실적인 정황상 강서연이 범인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도 다수는 거짓을 진실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다수가 참여하는 민주주의의 맹점 중 하나가 드라마 속에서 그대로 재현되었습니다. 자유의지에 의해 의견이 표명되고 이를 통해 결정되는 너무나 합리적인 이 방식의 가장 큰 맹점은 힘의 논리가 지배했을 경우입니다.

이명한이라는 국과수 원장의 거대한 힘이 여전한 상황에서 국과수에 사표를 쓰고 나온 윤지훈의 논리가 현실적으로 통할 것이라 믿었다면 이는 순진한 생각일 수밖에는 없겠지요. 자신의 직업과 삶이 모두 걸려있는 상황에서 함부로 실세의 주장에 반하는 일을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얻어진 조작된 진실이 다수의 결정으로 사실로 굳어지는 상황은 우리가 현실 속에서 너무나 자주 접하는 모순입니다. 힘의 논리가 가장 합리적이라는 민주주의를 잠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온갖 비리들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그 권력을 가지기 위함이겠지요.

국과수 공개토론은 진실을 알기 위한 장이 아닌 힘의 논리가, 권력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일깨우게 하는 중요한 과정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윤지훈이 "썩었다"를 남발할 정도로 권력의 부패는 심각하고 그렇게 썩어가는 권력은 사회 전체를 무너트릴 수밖에 없음은 당연하겠지요.

윤지훈이나 고다경은 '사망추정시간'이라는 공통점으로 자신들이 그토록 잡고 싶었던 범인들을 놓치게 됩니다. 강서연이 거대한 권력의 힘으로 혐의에서 멀어지는 것과는 달리 연쇄 살인마에게 완벽한 알리바이를 알려줄 수 있는 '사망추정시간'의 진실은 고다경을 힘들게만 합니다.

살인범을 잡기 위해 '사망추정시간'을 조작하려는 유혹까지 받았던 그녀는 윤지훈으로 인해 어떤 상황에서도 진실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결정을 하게 됩니다. 비록 그런 결정으로 확실한 범인을 풀어주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해도 말이지요.

사망한 줄 알았던 고다경의 동생은 5년 동안 식물인간으로 지내왔었음이 밝혀집니다. 그런 그녀에게 다시 한 번 위기가 닥쳐옵니다. 심장에 이상이 생겨 이식 수술을 하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다는 의사의 말은 고다경을 힘겹게 합니다.

타인의 심장을 이식하는 수술은 가능성이 희박하고 인공 심장은 고가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 어떤 선택이든 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아버지는 이제는 딸을 보내주자고 하고 자신의 잘못으로 그렇게 된 것 같은 자책감으로 살아야만 했던 고다경으로서는 쉽게 놔줄 수가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강서연을 살인범으로 잡아들일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를 찾게 됩니다. 죽은 연예 기획사 사장이 윤지훈에게 남긴 메모 속에 등장한 파란 쿠션을 강서연의 집에서 찾았기 때문이지요. 이 쿠션과 고다경이 가지고 있는 파란 미세 섬유 샘플이 일치하기만 하면 강서연이 살인범임이 밝혀지게 됩니다.

완벽한 이 상황은 <싸인>의 마지막 갈등으로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죽음 직전으로 몰린 동생을 살리고 싶은 고다경과 강서연을 살인범에서 구해야만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이명한. 이들이 16회 후반부에 함께 한 이유는 남은 4회 동안 그들이 모든 주도권을 가지고 마지막 반전을 만들어나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들 앞에 놓인 유혹은 잔인할 정도로 달콤하기만 합니다. 고다경으로서는 자신이 마중만 나갔다면 최소한 현재처럼 식물인간은 아니었을 동생을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노력을 하고 싶어 합니다. 형편상 할 수 없는 인공 심장 이식을 가능하게 해줄 제안이 들어온다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과연 그녀는 진실을 위해 소중한 생명까지 포기할 수 있을까요?

이명한은 강력한 국과수를 만들기 위해서라면 모든 비리도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존재입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을 하다 소중한 친구를 잃었고 더 이상 국과수에서 일하는 이들이 그런 희생을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가 국과수를 생각하고 법의관들을 아끼는 마음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진실을 왜곡하고 범인을 은닉하고 그들에게 면죄부를 주면서까지 강력해진 국과수가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요? 거짓으로 만들어진 권력은 쉽게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진실임에도 그가 추구하는 강력한 국과수는 모래성과도 같은 존재일 뿐입니다.

목적을 위한 수단이 정당화되는 순간 그 목적도 의미가 없어질 수밖에 없음을 알아야만 할 것입니다. 진실에 대한 물음과 정의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던 <싸인>이 과연 마지막 어떤 결정을 할까요? 강력한 대통령 후보였던 강중혁이 자신의 딸이 범인이라면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는 말이 중요한 변수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과연 드라마는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진실의 손을 들어주고 올바른 정의론에 환호를 보낼 수 있을까요? 권력을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이용하는 그들이 국민들의 심판을 받을 수는 있는 것일까요? 느슨해지는 극의 흐름과 예상이 가능한 복선들이 아쉽기는 하지만 본질적인 질문들에 대한 답변은 여전히 신선하게 다가오는 <싸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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