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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짝패 12회-한 발의 총성이 천둥을 깨운다

by 자이미 2011.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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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포수의 만남보다는 도갑이의 총 한 방이 천둥을 깨운다는 설정은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요? 잠잠하던 <짝패>는 도갑의 총 한 방이 어두운 마을에 퍼지며 새로운 시작을 알리고 있습니다. 뒤바뀐 운명과 격변의 시대를 살아야 했던 그들은 모두가 도적인 세상에 맞서 새로운 세상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천둥이 깨어나야 짝패가 재미있어진다



조금은 지루한 전개로 아쉬워했던 시청자들에게 강포수의 등장은 흥미로울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들 앞에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아래 족들은 그동안 잠재되어왔던 울분과 개벽에 대한 가치를 깨닫게 했습니다. 그렇게 잠잠하던 그들의 이야기는 새로운 전개를 맞이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라진 붉은 점의 비밀, 슬픈 운명의 시작


우연이지만 필연적으로 알게 된 붉은 점의 비밀은 짝패로서 신분의 구별없이 지내던 천둥과 귀동을 변화시킬 수밖에 없도록 합니다. 아버지라고 생각했던 이가 아버지가 아닌 상황. 그 비밀을 알게 된 이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잔인한 현실 앞에서 누구를 원망하고 탓할 수 있을까요?

아버지의 목 뒤에 있는 붉은 점. 배다른 여동생도 가지고 있는 그 붉은 점이 자신에게는 없고 짝패인 천둥에게는 있다는 사실이 귀동을 혼란스럽게 합니다. 태생에 대한 의심까지 나아갈 수준은 아니지만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특징이 자신에는 없는데 천둥에게 있다는 사실은 그에게 의문점으로 남을 수밖에는 없습니다.

포교인 귀동으로서는 의문점들을 그대로 의문으로 남겨둘 수는 없는 법이지요. 그렇게 조금씩 자신에게 없는 붉음 점이 왜 천둥에게는 있는지에 대해 알아내기 시작합니다. 시청자들은 이미 알고 있는 그 비밀을 귀동이 알 수밖에 없음은 자명하고 시점만이 남은 상황입니다.

귀동이 자신이 뒤바뀐 운명을 살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을 때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알아낸 비밀을 숨기고 여전히 양반의 자제로서 살아갈지 아니면 천둥에게 자신과 삶이 뒤바뀌었다고 사실을 밝힐지는 중요한 선택이자 <짝패>의 흐름을 뒤바꿔 놓은 선택이 될 듯합니다.

붉은 점의 실체가 조금씩 거론되기 시작하고 '아래' 족에 합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천둥의 모습은 그들의 슬픈 운명이 결코 행복하게 마무리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집니다. 차라리 모르는 것이 나을 수도 있을 그들의 운명. 그 운명을 서로 알게 되는 순간 그들은 과연 말도 안 되는 운명을 되돌려 놓을 수는 있을까요? 그 뒤틀린 운명으로 인해 복잡하게 얽힌 그들의 관계는 그들이 추구했던 이상마저 흔들어 놓을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그 흔들릴 수밖에 없는 순간 각자의 선택은 곧 그들의 존재감으로 귀속될 수밖에는 없겠지요. 인간의 심리를 건드리고 그렇게 뒤틀어진 심리가 어떤 식으로 발현되어지는지 살펴보는 것도 이 드라마의 재미로 다가올 듯합니다.



시류, 청류를 택할 것인가 탁류에 몸을 맡길 것인가?


<짝패>가 지향하고 있는 가치가 극중 대화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부정부패가 심각해 모두가 도적인 나라라고 이야기를 할 정도로 썩은 나라에서 홀로 부패를 바로잡으려는 귀동의 모습은 특별하게 다가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내수사 관리의 탐욕과 조사가 진행되자 스스로 자결한 사건은 귀동을 명확하게 규정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것이 자신이 할 일이라 생각하는 귀동에게 이 사건은 중요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범인을 잡을 수 있는 중요한 키를 가지고 있는 관리를 윗선에서 풀어주도록 강요하고 이는 곧 거대한 부패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려주는 것과 같았습니다.

여기저기를 탐문하며 진실을 캐기 위해 노력하는 귀동에게 상관인 공포교가 다가와 건넨 이야기는 이 드라마의 중요한 복선으로 작용합니다. 좋은 집안에서 어려움 없이 자란 귀동이 청류라면 자신처럼 그렇고 그런 집안에서 태어나 뒷줄 하나 없이 살아야 하는 이들에게 탁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강변은 과거나 지금이나 인간 사회라는 틀은 변하지 않음을 알게 해줍니다.

현재의 시류가 어떤가에 따라 그 시류를 따르느냐 거부하고 역행하느냐는 중요한 선택이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현재 우리가 사는 사회의 시류는 어떻다고 생각하시나요? <짝패>에서 그리고 있는 조선 말기의 상황과 너무나 유사해 소름이 끼칠 정도입니다.

권력을 가진 자들은 뿌리부터 부패해 있고 이런 부패 고리는 고위여하를 막론하고 모두에게 퍼져있는 상황에서 공포교의 이야기처럼 시류는 탁류일 뿐입니다. 그 탁류에 거스르지 않고 같이 흘러가는 것이 삶의 이치일까요? 아니면 귀동처럼 역행해 청류를 택하는 것이 옮은 일일까요?

귀동의 청류가 과연 자신이 뒤바뀐 운명을 알게 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탁류에 휩쓸리지 않을 지는 중요한 선택으로 자리합니다. 그가 자신의 운명을 어긋난 채로 살아가기를 원한다면 그 어떤 탁류보다 더럽고 냄새나는 존재가 될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시류에 휩쓸려 탁류를 뒤집어 쓴 채 현재의 삶에 만족하며 살아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탁류를 거슬러 가는 청류를 택해 잘못된 세상을 바꾸기 위해 투쟁을 해야 할 지는 각자의 몫이겠지만 잘못을 잘못이라 지적하지 못한다면 현재의 짧은 행복이 곧 공멸로 이끄는 재앙으로 다가온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한 사실이지요. 탁류가 지배하는 시류는 곧 그 지독한 냄새로 인해 모두가 죽을 수밖에 없도록 강요하는 운명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강포수가 아닌 도갑이가 천둥을 깨웠다

강포수의 등장은 '아래' 족의 위상과 함께 천둥에게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물론 아직 상황들이 진전되지 않았기에 어떤 역할을 자임할지는 확신할 수는 없지만 강포수가 아닌 도갑이로 인해 천둥이 변신을 꾀한다는 사실은 흥미롭습니다.

천둥을 둘러싼 달이와 동녀, 금옥의 관계와 쇠돌이의 순정. <짝패>가 보여주고 있는 러브라인은 빈약함과 함께 따뜻함도 잃어버린 모습입니다. 10여 년이 넘게 오직 동녀만을 바라보는 두 남자와 이런 두 남자 사이에서 자신의 입장을 명확하게 하지 않은 채 어장 관리라도 하듯 관리에만 집중하는 동녀의 모습은 매력적이지 못합니다.

있을 수 없는 사랑을 꿈꾸는 금옥의 아픔은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 절망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겠지요. 좋아는 하지만 표현을 하지 못하는 달이의 사랑 역시 과연 그 끝이 어떨지 예측하기 힘들게 합니다. 첫 회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신분을 강조하며 서로 다른 신분을 가진 이들이 사랑을 이뤄낼 수는 없다는 이야기들은 강한 복선으로 다가와 천둥의 운명을 예고하는 듯도 합니다.

천둥과 쇠돌의 연애에 깊숙이 개입해 사랑의 메신저 역할을 하는 황노인의 모습이 무거울 수 있는 <짝패>를 조금은 부드럽게 만드는 감초 연기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사극을 통해 웃음을 담당하는 임현식의 진가가 이런 식으로 드러나기 시작한다는 것은 <짝패>에서 임현식의 역할이 좀 더 확장될 가능성을 높여주는 듯도 합니다.

강포수가 맡긴 일이 자신이 평생 지켜왔던 신념과 위배된다고 해도 그가 가지고 있는 가치를 알고 있는 천둥에게는 어쩔 수 없이 해주고 싶은 일이 됩니다. 왕두령 패에게서 빼앗은 인삼과 녹각을 중국 상인에게 밀매하려는 천둥과 이런 장물을 집안에 들여 놓고 위기를 만들어 버린 도갑이.

그렇게 그들의 운명은 이 작은 사건에서부터 새롭게 시작되려 합니다. 조금은 어색한 전개일 수밖에 없지만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떠나 온 집에 다시 들른 도갑이와 왕두령 패에게 들켜 싸우는 과정에서 총성이 울리며 마무리된 <짝패>는 칼을 손에 쥔 천둥으로 인해 새로운 전개가 시작되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32부작이라는 제법 긴 시간으로 인해 빠른 전개보다는 느슨한 이야기 구조로 아쉽기만 했던 <짝패>가 강포수의 등장과 한 발의 총성으로 시작된 천둥의 운명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부패한 권력에 맞서 싸우려는 '아래'패에 합류하는 천둥과 달리, 자신의 숨겨진 출생의 비밀을 운명처럼 파해치는 귀동은 과연 마지막까지 '짝패'로 남아있을 수는 있을지도 궁금해지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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